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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해 "내가 괴물"…프랑켄슈타인 탄생시킨 '메리셸리' [오늘 공연 보러 갈래?]

기사입력 2021.09.01 06:00 / 기사수정 2021.08.31 13:45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으신가요? 활력을 불어넣어 줄 문화생활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친구, 연인, 가족 또는 혼자 보러 가기 좋은 공연을 추천합니다. [오늘 공연 보러 갈래?] 코너를 통해 공연 중인 뮤지컬과 연극을 소개, 리뷰하고 관전 포인트를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이주의 작품= 뮤지컬 ‘메리 셸리’

끊임없는 가난과 돌아갈 곳이 없다는 두려움, 외로움 속에서도 자신의 작품과 꿈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영국 소설가 메리 셸리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 초연 뮤지컬이다.

KT&G 상상마당 창작뮤지컬 지원사업 '제4회 상상 스테이지 챌린지'의 최종 선정작으로 지난달 7일 개막했다. 

언제= 2021년 10월 31일까지 

누구= 배다해, 최연우, 이예은, 송원근, 박규원, 려욱, 기세중, 조환지, 박선영, 김도빈, 안창용, 정휘, 정가희, 유낙원

어디= 서울 강남구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

러닝타임= 100분

요약= 19세기 영국, 메리는 남편인 낭만파 시인 퍼시 셸리와 함께 유명 시인인 바이런의 별장에 초대된다. 그 자리에는 메리와 퍼시, 메리의 동생 클레어, 바이런의 주치의 폴리도리가 모였는데, 지독한 장마 탓에 별장에 오래 머물게 된다. 

무료함을 못 견딘 바이런은 누가 더 무서운 작품을 써 놀라게 할 수 있는지 대결하자며 공포소설을 써보자고 제안한다. 가족과의 갈등, 퍼시와의 결혼생활, 아이를 잃은 아픔 등으로 신경 쇠약 증상을 보이는 메리 셸리는 내면의 불안을 담아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괴물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낸다. 

관전 포인트=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 1818년 출간된 최초의 SF소설이자 고전필독서인 ‘프랑켄슈타인’을 쓴 메리 셸리를 소재로 한 창작극이다.

남성 중심 사회에서 차별을 감내하고 자신의 경험을 녹인 걸작 ‘프랑켄슈타인’을 탄생시킨 메리 셸리라는 인물을 다룬 것이 흥미롭다. 명작이 나오기까지 메리 셸리의 고독하고 괴로운 삶을 조금 더 가까이 느껴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

타이틀은 ‘메리 셸리’인데 주변 인물인 퍼시, 클레어, 바이런, 폴리도리의 비중도 높다. 오히려 메리가 아닌 이들이 극을 이끄는 느낌도 든다. 여성이 주인공이고 여성 서사를 담은 뮤지컬 같지만 온전히 메리 셸리만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걸 유념할 것. 

방대한 내용을 100분 안에 담아서인지 메리 셸리의 불행한 유년 시절 등 생략된 부분이 많고 전개가 불친절하다. 메리 셸리에 대해 아무 지식 없이 관람한다면 내용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영화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이라도 보고 가자.)

캐릭터의 감정과 심리 묘사에 힘을 실어주는 넘버들. 때로는 서정적이고 때로는 강렬하다. ‘악몽같은 밤’, ‘두려워’, ‘사랑할 자유’, ‘인생은 공포소설처럼’, ‘나도 너만큼이나’, ‘나의 괴물’, ‘신이 있다면’, ‘신이 인간을’ 등 피아노와 바이올린 연주로 담았다. (‘프랑켄슈타인’의 이상준 음악감독이 작곡 및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유령, 악마, 시체보다 무서운 건 가난, 책임, 무지.”
“사랑은 나와 같은 이가 존재한다는 확신. 자유는 진짜 나라는 사람이 태어나는 순간.”

배다해의 메리 셸리는 가녀리고 여린 이미지다.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삶에서 괴로워하면서도 조금씩 내면의 목소리를 찾아나가는 메리의 성장을 그려낸다. 부드럽고 섬세한 가창력을 들을 수 있다.

바이런 역을 맡은 정휘의 매력적인 연기에 눈길이 간다. 무료함은 죄악이라며 방탕하고 자극적인 것을 쫓지만 그럴 때마다 아름다운 시를 써 내려가는 바이런 캐릭터를 안정적으로 소화해 존재감을 보여준다.

1, 2층, 회전 무대를 이용해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했다.

한줄평= ‘그 괴물은 나였다.’ 메리 셸리가 내면의 상처와 고독을 마주하지 않았다면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프랑켄슈타인’.

사진= 메리 셸리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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