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윤인섭 기자의 수다메리까!] - 풋볼 아메리까노(18)
비록 남아공 월드컵에서 스페인과 네덜란드가 남미의 강세를 뒤엎고 유럽 축구의 자존심을 지켰지만, 금세기 올림픽과 청소년 레벨의 대회에서 유럽은 남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동유럽의 강세로 올림픽을 자신들의 ‘안방놀이’로 다져온 유럽 축구는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스페인이 카메룬에 금메달을 빼앗긴 이후, 단 한 차례도 결승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이후의 두 차례 대회는 아르헨티나가2연패하며 올림픽 축구의 새로운 강자로 등장했다.
U-20 레벨에서는 남미의 강세가 더욱 뚜렷하다. 지난2009년 대회에서 브라질이 처음으로 가나의 아프리카 챔피언을 허용했지만, 지금까지17차례 펼쳐진 대회에서 남미 대륙은 총10차례(아르헨티나6, 브라질4)의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가나는 금세기 들어 처음으로 남미 팀의U-20대회 우승컵을 막아낸 최초의 팀이 되었다.
반면, 유럽은U-20 선수권에서도 금세기 단 한 번의 우승도 이루지 못하며 세계 축구의 양강이라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과연, 남미 축구의 올림픽 및 청소년 레벨에서의 강세는 이번2010년대에도 지속될 수 있을까?
그 해답을 미리 볼 수 있는 대회가 지난17일(이하 한국시각), 페루에서 개막된2011 남미 청소년 축구 선수권 대회이다. 이번 대회 상위4팀은 오는7월, 콜롬비아에서 펼쳐질2011 U-20 FIFA 월드컵(콜롬비아가 4위안에 들면5위 팀이 진출)에 진출하며 결승에 오른 두 팀은 런던 올림픽 진출 티켓을 가져간다. 어쩌면, 두 대회의 본선 무대에서 한국의 상대가 될 팀을 미리 만나볼 수 도 있는 대회이다.
대회방식
우선, 현재 대회의 흐름을 살펴보기 이전에, 대회 운영방식에 대해 간단히 말하겠다.
남미10개국 모두가 참가하며5팀씩 두 개조로 나뉘어1차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3위 이상의 팀, 6팀이 최종 라운드를 풀리그로 진행하여 최종 순위를 가지는데, 1차리그의 성적은2차리그에 반영되지 않는다.
A조에는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칠레, 페루, 베네수엘라가 속해있고B조는 브라질, 파라과이, 콜롬비아, 에콰도르, 볼리비아로 구성되었다. 24일 현재, 2차리그에 진출한 팀은A조의 아르헨티나가 유일하다.
현재상황
A조
|
경기 |
승 |
무 |
패 |
득 |
실 |
승점 |
아르헨티나 |
4 |
3 |
1 |
0 |
8 |
4 |
10 |
우루과이 |
3 |
1 |
1 |
1 |
6 |
3 |
4 |
베네수엘라 |
3 |
0 |
3 |
0 |
3 |
3 |
3 |
칠레 |
3 |
1 |
0 |
2 |
3 |
7 |
3 |
페루 |
3 |
0 |
1 |
2 |
2 |
5 |
1 |
B조
|
경기 |
승 |
무 |
패 |
득 |
실 |
승점 |
브라질 |
3 |
2 |
1 |
0 |
8 |
4 |
7 |
에콰도르 |
2 |
1 |
1 |
0 |
2 |
1 |
4 |
파라과이 |
3 |
1 |
0 |
2 |
3 |
5 |
3 |
볼리비아 |
2 |
0 |
1 |
1 |
1 |
2 |
1 |
콜롬비아 |
2 |
0 |
1 |
1 |
2 |
4 |
1 |
A조: 아르헨티나 독주, 개최국 페루 탈락 위기
지난 대회6위의 불명예를 아르헨티나가 확실히 풀어버리고 있다. 비록 에릭 라멜라(리베르플라테)가 빠졌지만, 공격진의 로헬리오 푸네스 모리(리베르플라테), 세르히오 아라우호(보카 후니오르스), 미드필더진의 마이클 오죠스(에스투디안테스), 후안 이투르베(킬메스), 수비의 핵 레오넬 갈레아노(인데펜디엔테)와 아르헨티나 리그 최고수준의 풀백 우고 네르보(아르세날) 등 초호화 군단으로 이번 대회에 나선 아르헨티나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조1위를 확정했다.
매경기 쉬운 경기는 없었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한 수 위의 개인 기량과 존재감을 뽐낸 아르헨티나의 재능들은 베네수엘라전 무승부를 제외하곤, 이변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매경기 실점을 허용한 수비조직력은 다가오는 최종리그에서 올림픽 티켓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나머지 팀들의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인데, 개최국 페루의 부진이 눈에 띤다. 페루는 최종전에서 우루과이에 큰 점수차로 이기고 칠레와 베네수엘라 경기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다.
B조: 브라질 최대 무기이자 숙제, 네이마르
역시 청소년 레벨은 네이마르(산투스)의 무대가 아니었다. 파라과이와의 조별리그1차전에서4골을 몰아치며 브라질의4-2 승리를 이끈 네이마르는2차전, 콜롬비아전에서도 쐐기골을 득점하며 팀의3-1 승리에 일조했다. 이번 대회3경기 출전5골이라는 어마어마한 득점력으로 네이마르는 대회 최고재능임을 입증했다.
그러나 브라질의3차전, 볼리비아전은 네이마르로 인한 브라질의 고민을 단적으로 보여준 경기였다. 브라질은 전반41분, 네이마르의 짝, 엔리케(상파울루)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31분, 상대 공격수 다르빈 리오스(과비라)의 질풍 같은 돌파에 동점골을 내주며 무승부를 허용했다.
문제는 네이마르의 부진이었다. 상대의 집중수비에 막힌 네이마르는 이날, 의외로 고전하며 브라질 공격에 이렇다 할 도움을 못 줬고, 네이마르에 의존적인 브라질 공격은 결국, 축가골 사냥에 실패하며 쓰디쓴 무승부를 기록하게 되었다. 공격진에서 네이마르에 대한 수비집중의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브라질은 최종라운드에서 의외의 고전을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편, 마를론 데 헤수스(엘 나씨오날), 마르코스 카이쎄도, 페르난도 가이보르(이상 에멜렉), 데니스 키뇨네쓰(바르셀로나SC) 등 자국리그 최고의 재능들로 황금세대를 구축한 에콰도르는1승1무의 호성적으로 조별리그 통과가 유력한 상황이다. 반면, 파라과이는1승2패의 부진한 성적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다.
[사진=파라과이전 4골을 기록한 네이마르(C)남미축구협회 홈페이지]
윤인섭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