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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목표는 빌보드…'글로벌'은 선택 아닌 필수 [글로벌 오디션③]

기사입력 2021.08.16 10:00 / 기사수정 2021.08.13 14:25

김미지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미지 기자) "빌보드 입성이 목표입니다."

최근 국내 아이돌 그룹들의 쇼케이스에서 자주 언급되는 목표가 '빌보드 차트인'이다. 과거에는 국내 차트에 진입하거나 국내 음악방송에서 1위를 하는 것이 목표로 언급됐다면, 점차 글로벌을 메인으로 지향하는 그룹들이 많아지게 된 것.

K팝은 현재 우리나라 리스너들만 즐기는 문화가 아닌, 전 세계 리스너들이 팬덤을 형성하고 매우 관심 있게 지켜보는 문화다. K팝 아이돌이 새 앨범을 발매하게 되면, 해외 유수 매체들이 그에 관한 기사를 쏟아내는가 하면 아이튠즈 수십개 지역과 국가에서 1위를 달성하고 있는 세대라는 것. 특히 세계 최대 음악시장으로 꼽히는 미국과 일본에서 K팝은 그 위용을 과시하며 어느때보다 더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글로벌 아이돌 오디션' 역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미 글로벌한 국적을 가진 아티스트들이 아이돌 그룹으로 다수 데뷔한 K팝 현 상황에서, 데뷔 전 서바이벌에서부터 글로벌한 관심을 모을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

특히 국내에서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시청률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아도, 전 세계에서 시청하는 K팝 팬들의 반응은 온라인 상에서 즉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증명됐기에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은 '무조건'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Mnet과 tvN에서 방영된 '아이랜드'(I-LAND)의 경우에도 국내 반응은 기대보다 크지 않았지만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해외 팬들의 반응은 거셌다. 그 증거로 '아이랜드'에서 선발돼 데뷔한 엔하이픈은 데뷔 앨범 초동 판매량만 28만장을 넘어서 신인 최다 초동 기록을 경신했고, 지난달 6일 발표한 일본 데뷔 싱글로는 오리콘 주간 싱글 차트 1위는 물론 해외 남성 아티스트 가운데 데뷔 싱글 첫 주 판매량 역대 2위라는 기록을 남겼다. 또 무려 35만 장의 출하량을 기록해 25만 장 이상의 출하량을 기록한 작품에 주어지는 일본 '골드 디스크' 플래티넘까지 인증 받았다. 

미국에서는 지난 4월 발표한 'BORDER : CARNIVAL'로 빌보드 메인차트인 빌보드200 차트 18위로 첫 입성해 2주 연속 머무르는 기록을 쓰기도 했다.

K팝 아티스트 팬덤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SNS 중 하나인 트위터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전 세계에서 75억건에 달하는 K팝 관련 트윗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는데, 이중 엔하이픈은 무려 점유율 7위를 차지하며 '아이랜드'와 데뷔, 활동으로 이어지는 동안의 높은 언급량을 보유하고 있었음을 증명하기도 했다.

글로벌 오디션 참가자를 향한 혜택도 있다. 오디션에서는 최종 선발되지 않아 데뷔하지 못하더라도, 해당 프로그램으로 인해 해외 팬덤이 형성돼 추후 타 팀으로의 데뷔가 용이한 것. 오디션 프로그램이 다시 성행하기 시작한 지난 2016년 이후 대다수의 신인 아이돌 그룹에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멤버가 최소 1명 이상 포함된 것으로도 그 혜택을 확인할 수 있다. 프로그램에게도, 참가자에게도 큰 이점을 갖고 있는 것.


▲K팝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은 끊임없이 등장했고 앞으로도 계속 될 것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흥행한 후 수많은 방송국에서 비슷하면서도 각기 다른 형태의 프로그램들이 쏟아져 나왔다. 대표적으로 꼽히는 Mnet '프로듀스 101' 시리즈의 시즌1, 2는 글로벌 참가자가 제한 없이 지원할 수 있었지만, 강조된 것은 아니었다. 이로 인해 최종 데뷔 그룹인 아이오아이 주결경, 워너원 라이관린 단 둘 뿐이었다.

그러나 시즌3는 아예 '한일 합작'이 강조됐다. 일본의 유명한 아이돌 시스템인 AKB48과 한국의 K팝 오디션 형태가 합쳐져 같은 결이지만 또 새로운 형태의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것. 이로 인해 데뷔한 아이즈원에는 미야와키 사쿠라, 야부키 나코, 혼다 히토미 등 3명이 포함돼 활동하였으며 이들이 수년간 형성했던 일본 팬덤에 더불어 오디션이 진행되면서 새롭게 유입된 한일 팬덤이 최강으로 군림하며 양국 음원, 음반 차트에서 최정상의 기록을 찍는 등 글로벌 오디션의 높은 성과를 입증해주기도 했다.

'프로듀스 101' 시리즈의 대성공 이후, 또 다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이 거세졌고 이로 인해 글로벌 국적을 가진 아티스트들도 K팝 데뷔의 기회를 얻기 위해 얼굴을 비추기도 했다.

지난 8월 6일 '프로듀스 101' 시리즈를 제작한 Mnet에서 새롭게 선보인 '걸스플래닛999 : 소녀대전'은 국적을 아예 '한중일'로 맞춰 걸그룹 데뷔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한국 국적의 아티스트를 제외하면 현재 K팝 아티스트 중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일본 국적의 참가자들이 모여 K팝 아이돌이라는 꿈에 다가가는 오디션 프로그램인 것. '글로벌 오디션'이라고 해도 최종 데뷔조는 한국과 중국, 일본 국적인 경우가 많기에 아예 집중적인 키워드로 정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프로듀스 101'을 제작했던 한동철PD와 MBC가 손 잡고 준비하는 '방과후 설렘'은 아예 '글로벌 걸그룹 오디션'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하고 있다. 오는 11월 방송 예정인 '방과후 설렘'은 지원 자격에 '12세 이상 국적 불문 여성'을 강조했는데 무려 총 8만 7천여 명이 지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특히 "글로벌 지원자의 경우, 입국까지의 시간이 발생하기에 우선적으로 서류 심사를 진행했다"고 밝혀 프로그램 완성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프로듀스 101' 시리즈의 조작 사태 이후 오디션 열풍이 다소 사그러든 상황이지만 '걸스플래닛999', '방과후 설렘' 등이 다시 글로벌 오디션을 향한 기지개를 피고 있어 결국 끊임없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글로벌'에 따른 리스크는 존재

프로그램과 참가자 모두에게 이점이 되기에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글로벌 오디션이지만 리스크도 존재한다. K팝의 성지인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고 계약기간을 채우지 않은 채 본국으로 돌아가는 일들이 과거에 수차례 있었으며, 서로 다른 입장으로 인한 이슈가 생기기도 한다.

실제 '걸스플래닛999'에 출연하는 일부 중국인 참가자들은 과거 중국 SNS에 항미원조 전쟁 70주년 기념글을 게재해 방송 전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항미원조'란 중국이 6·25 전쟁에서 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북한의 남침으로 인해 일어난 한국전쟁에서 한국을 공격했던 중국을 정당화하겠다는 의미이기에 이런 사상을 가지고 K팝 아이돌의 꿈을 꾸는 것 자체에 비판을 보내는 시선이 존재하고 있다.

역사, 문화적으로 얽혀있는 한중일 3국에서 가장 많은 참가자가 나오기에 이에 따른 출연자 리스크는 분명히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다.

▲ 목표는 오리콘 그리고 빌보드

글로벌 오디션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내외 팬덤의 형성이다. 현재 K팝 상황은 해외 팬덤이 대거 유입되면서 앨범 판매량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

특히 국내 앨범 판매량 뿐 아니라 일본과 미국에서의 판매량도 대거 늘어 각종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앨범 판매량은 곧 현지 팬덤의 충성도를 뜻한다. 현재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해외투어를 진행할 수 없지만, 차후 펜데믹을 지나고나면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해외 팬덤이 형성돼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과 이름을 익힐 이들이 해외 투어에서도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이 점쳐지고 있다.

'방과후 설렘'은 아예 기획 의도 자체를 '빌보드 차트인에 도전할 글로벌 걸그룹을 발굴, 육성한다'는 기치로 내세우기도 했다. 오디션 프로그램 방영으로 해외 팬덤의 형성과 굳건한 지지를 노리고 있는 것.

이제 막 '걸스플래닛999'의 서막이 올랐고, 뒤이어 '방과후 설렘'이 방영을 기다리고 있다. 두 프로그램의 흥망과는 관계 없을 해외 팬덤의 움직임 역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Mnet, MBC 

김미지 기자 am819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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