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하지원 기자) 가상의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을 완성하는 ‘악마판사’만의 독특한 비주얼이 눈길을 끌고 있다.
tvN 토일드라마 ‘악마판사’가 디스토피아라는 세계관을 오롯이 살려내는 공간 연출로 캐릭터와 스토리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과연 어떠한 고민 끝에 탄생된 결과물일지 조화성 미술감독을 통해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조화성 미술감독은 “최정규 감독님은 기존 드라마에서 다루기 쉽지 않은 어둠을 강조하고 영화적 표현의 디테일, 장르적인 작품의 특징이 많이 보이도록 전체적으로 어둡고 절망적인 세계관을 표현되기를 바랐다”며 ‘악마판사’를 준비하던 시기를 회상했다.
‘악마판사’를 처음 접하고 빈익빈부익부(貧益貧富益富), 무법, 카오스 등의 키워드를 떠올린 조화성 미술감독은 “디스토피아 세계관이 현재 우리가 사는 세계와 차이가 크지 않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빈익빈부익부 측면을 공간에 담아 외부공간과 실내공간의 차이를 통해 혼돈된 세계관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전했다.
이에 혼돈된 세계관을 표현하기 위해 외부와 실내에 확연한 공간 차이를 두고자 한 조화성 미술감독은 “외부공간은 거칠고 어둡고 비천한 느낌을 줘 절망적인 분위기를, 실내는 다소 과시적이라 할 만큼 정돈되고 불필요한 공간적 사치를 보여줘 상대적으로 선망의 느낌을 자아내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고민 끝에 완성한 공간들 강요한(지성 분)의 저택, 김가온(진영 분)의 옥탑방, 서정학(정인겸)의 집무실은 각각의 특유의 분위기를 담고 있어 흥미롭다. 조화성 미술감독은 “요한의 저택은 다크히어로적인 면을 보여주기 위해 배트맨 집처럼 고딕 양식의 음산하고 어두우며 고전적인 저택의 형태를 지향했다. 고독하고 비밀스러우며 디스토피아적인 정의를 구현하는 캐릭터적 특성에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온의 옥탑방은 거리에 버려진 식물들을 수집해 옥상을 인공 정원으로 꾸민 것처럼 따뜻하게 공간을 표현했다. 이는 ‘행복은 빈부에 비례하지 않다’는 희망적인 느낌을 보여주고자 함이며 지배계층인 서정학의 공간은 사람들의 욕망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주술적이고 비뚤어진 극 중 재단의 성향을 강조해 비정상적인 세계관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극 중 시범 재판 법정 세트가 보편적인 직선적 관람 형태가 아닌 원형 구조를 띄고 있다는 점 역시 ‘악마판사’만의 독창적인 공간으로 손꼽히고 있다. 여기에 대해선 “국민들의 참여가 주된 목적인 만큼 고대 그리스의 법정 형태인 원형 구조를 가져와 showing적인 재판 특성을 보여주고자 했다”며 “인간의 원죄를 심판한다는 의미에서 고전적인 구조를 가져오고 디지털 LED 전광판으로 복합적인 시간의 공존을 보여주고자 했다”는 의도를 담아냈다. 디테일까지 세심한 신경을 기울인 노력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이처럼 ‘악마판사’는 디스토피아란 암울한 사회상을 현실적으로 와닿게 만드는 비주얼로 드라마만의 고유한 분위기를 형성,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이끌고 있다.
‘악마판사’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사진=tvN '악마판사'
하지원 기자 zon122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