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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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올림픽서 '금메달', 그를 뒷받침한 '키다리 아저씨' [포디움 스토리]

기사입력 2021.07.29 07:00 / 기사수정 2021.07.29 00:59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첫 올림픽에서 오상욱의 맹활약은 개인전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단체전에서 빛났다. 그의 맹활약에는 '키다리 아저씨'들의 후원이 밑바탕이 됐다. 

대한민국 펜싱 대표팀은 28일 마쿠하리 메세 B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전에서 이탈리아와 만나 45-26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016 리우 올림픽 당시 사브르 단체전이 열리지 않아 지난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 이후 2연패에 성공했다. 

앞서 열린 개인전에서 오상욱은 세계 랭킹 1위임에도 불구하고 8강에서 만난 산드로 바자제(조지아)에게 13-15로 석패했다. 더욱더 아쉬운 건 오심 논란 때문이다. 5-4로 앞서던 상황에서 상대 공격이 성공했고 5-5 동점이 됐다. 오상욱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경기가 재개될 때 점수판은 5-5가 아닌 6-5를 가리켰다. 

판정 번복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아쉬움 속에 오상욱은 단체전에서 한을 풀 듯 맹활약했다. 총 9라운드 중 오상욱은 2라운드, 6라운드, 9라운드에 나섰다. 2라운드에선 상대 알도 몬타노에게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6라운드에선 상대에게 6점을 내줬지만 역시 먼저 30점을 찍으며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결국 마지막 라운드에서 루카 쿠라톨리의 추격을 뿌리치고 45점에 도달했다. 

세계랭킹 1위,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오상욱의 펜싱 시작은 중학생 때였다. 대전광역시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장비를 지원받았고 여기에 재능이 있지만 가난한 어린 선수들을 돕는 후원회 '운사모(운동을 사랑하는 모임)'의 장학생으로 선정돼 월 20만 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운사모는 대전 지역 내 교사들과 체육협회 임직원들, 그리고 체육에 관심 있는 지역 인사들로 구성된 단체다. 

대전 대덕구 출신의 오상욱은 대전 매봉중학교 3학년이던 2011년부터 운사모의 지원을 받았다. 그는 직접 해당 카페에 글을 작성하며 모임의 후원 덕분에 여러 대회에서 우승을 따낸 성과를 알렸다. 그러면서 "운동을 더 열심히 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더 땀을 흘려서 운사모에 보답하고 싶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 후 오상욱은 대전 송촌고등학교로 진학해 졸업 때까지 운사모의 지원을 받았다. 그는 당시 고등학교 1학년 나이에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선발돼 성장했다.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14년 대통령배전국남녀펜싱선수권 16강에선 도쿄에서 함께한 당시 세계랭킹 1위 구본길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2015년에 국제무대에 처음 데뷔한 오상욱은 2년 만에 곧바로 세계랭킹 7위로 올라섰고 2017년과 2018년 세계선수권 단체전 금메달, 2019년엔 단체전과 개인전 2관왕을 차지하며 세계랭킹 1위로 거듭났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에선 구본길에게 패해 은메달을 차지했지만, 단체전에선 역시 금메달을 차지했다. 

3시즌 연속 세계랭킹 1위를 달리는 오상욱의 맹활약에는 대전 지역 체육계의 관심과 후원이 밑바탕이 됐다. 운사모는 현재까지 13년간 대전 지역 내 운동선수들을 후원하며 꾸준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 있는 선수들을 후원해준 결과가 금메달로 이어졌다. 

사진=연합뉴스/운사모 카페 캡쳐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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