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웃는 얼굴이 참 매력적이다. 밝고 발랄한 모습이 트레이드마크인 김세정은 “타고난 것도 조금 있고 계속 배우고자 해서 밝을 수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작은 것도 배우려고 해요. 삶을 돌아보고 의미를 찾으려는 걸 좋아하고요. 부정적인 것도 배우려고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긍정적으로 되는 것 같아요.”
당연히 슬플 때도 있을 터다. ‘레드북’의 안나가 슬플 때 야한 생각을 한다면, 실제 김세정은 슬픔을 더 파고든단다.
김세정은 “웃는 사람일수록 반대의 면이 더 강하다. 슬플 때는 슬픔에 집중하는 편이다. 깨고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기쁨을 맞는 편”이라고 했다.
감정에 충실한 김세정은 뮤지컬 ‘레드북’에서도 안나에 몰입해 열연하고 있다. 김세정, 차지연, 아이비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가운데 김세정은 풋풋하고 러블리한 안나를 그려낸다. 김세정표 안나의 매력을 물으니 ‘사랑스러움’을 꼽으며 쑥스러워한다.
“당연히 스킬과 노련함, 담을 수 있는 진심의 크기는 두 선배님과 비교해 전 아직 많이 부족해요. 그래도 에너지와 사랑스러움, 통통 튀는 매력이 있지 않나 합니다. 하하.”
보수적인 변호사지만 진취적인 안나로 인해 변화하는 브라운 역의 송원근, 서경수, SF9 인성과의 호흡도 매우 다르단다.
“인성 오빠와는 ‘인기가요’ 페어로 불려요. 마침 아이돌이 2명인데 나이대가 같아 가장 풋풋하고 안나와 브라운의 사랑이 가장 돋보여요. 그것에서 조금 더 와서 의미와 뜻까지 부여하면서 대신 사랑을 놓지 않는 부분이 경수 오빠와의 합인 것 같아요. 원근 선배는 워낙 베테랑이어서 여유와 능청스러움이 있고 의미와 사랑을 같이 담아요. 느낌이 다 달라요.
‘당신도 그래요’에 뽀뽀 장면이 있는데 정해둔 위치나 제스처가 하나도 없어요. (차)지연 선배님과 연출님의 아이디어에요. 사랑이란 감정은 가장 아이 같을 때 더 돋보이니 정해놓고 하는 게 아니라 프리하게 가보자 했어요. 뽀뽀하고 서로를 마주 보는 게 당연한 건데 떨어져서 관객 앞에서 사랑을 나누는 게 말이 안 되니까요. 그 장면만은 상대방이 뭘 줄지 모르니 서로에게 온전히 집중해야 해요. 세 사람이 아예 달라서 공연마다 보이는 게 다르고 재밌어요.”
당찬 매력을 보여주면서도 고난도 넘버를 소화해야 하는 만큼 안나 역할은 가창력이 필수다. 아이오아이, 구구단, 솔로 등 가수로 활약했지만, 뮤지컬은 또 다른 도전이다.
“너무 어려워요. 녹음해서 음원을 내는 것과는 다르잖아요. 뮤지컬은 절대 못 끊고 현장에서 모든 걸 다 해내야 하고요. 노래를 잘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인 것 같아요. (이)선영 작곡가님이 정말 어렵게 쓰시는 거로 유명하다고 하더라고요. 기술적으로 힘든 것도 당연하지만 작곡가님이 워낙 대단하셔서 곡 하나에 담긴 의미부터 시작해 더 알고 싶은 곡들이 많아요.
욕심을 부릴수록 어려워지는 것 같은데, 관객에게 알려주고 싶은 요소가 많아 더 연습하게 돼요. 노래 전에 ‘띠링’이라고 나오거든요. 내가 깨닫는 순간에만 나오는데 그 포인트들을 관객에게도 알려주고 싶어요.”
‘레드북’은 메시지가 잘 녹아있고 중독성이 높은 넘버가 특기다. ‘난 뭐지’, '낡은 침대를 타고', '사랑은 마치', ‘우리는 로렐라이 언덕의 여인들’, '나는 나를 말하는 사람', '나는 야한 여자', ‘당신도 그래요' 등 다양한 넘버가 존재한다.
“애정하는 넘버가 너무 많아요. 개인 넘버는 당연히 개인의 애정이라고 생각하고 이 외에는 ’난 뭐지‘, ’낡은 침대를 타고‘를 애정해요. 아이비 선배님의 첫 공연을 보면서 드디어 처음으로 공연을 볼 여유가 생겼어요. 그전에 지연 선배님 것도 봤는데 그때는 여유가 안 생기니 저를 선배님 공연에 몰입하는 거예요. 제가 그걸 어떻게 할지를 봤어요.
어제는 쉬고 오기도 하고 여유가 생겨 그런지 ’난 뭐지‘와 ’낡은 침대를 타고‘를 보는데 심장이 터질 것 같고 울 뻔했어요. 연기하느라 바빠서 못 봤던 많은 배우들의 또 다른 연기가 너무 웃긴 거예요. 언니들도 다 알고 선배들을 다 아니까 더 사랑스럽게 느껴졌어요. 멤버들이 다 같이 나오는 넘버여서 애정해요.”
김세정은 ’레드북‘을 보러온 지인들에게 칭찬을 받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100장 정도는 지인들이 다 산 거예요. (웃음) 사돈의 팔촌의 육촌까지 가족들은 거의 다 왔고 아이오아이 친구들도 많이 보러왔고 구구단 멤버들도 보러왔어요. 같이 드라마를 한 배우들도 보러 와주시고요. 제 입으로는 말 못 하겠는데 잘했다고 해주셨어요. 사실 그렇게 기대 안 하고 왔는데 너무 잘해줘 대견했다고 해줬어요. 어쩌면 그렇게 기대를 안 하고 와서 이런 말을 해줄 수 있는데 저는 그 말이 너무 고마웠어요.” (인터뷰④에서 계속)
사진= 젤리피쉬, 아떼오드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