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슬 기자) 파헤칠수록 참담한 디스토피아의 민낯에 진영이 무릎을 꿇었다.
24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악마판사’ 7회 시청률은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5.6%, 최고 7.7%를 기록했고 전국 가구 기준 평균 5.6%, 최고 8.0%를 기록했다.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은 수도권 기준 평균 3.1%, 최고 4.2%를, 전국 기준 평균 2.8%, 최고 4.1%를 기록하며 수도권과 전국 기준 모두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케이블, IPTV, 위성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이날 방송에서는 정의와 원칙을 따르던 김가온(진영 분)에게 냉혹한 현실을 보여준 강요한(지성)부터 사회적 책임재단 이사장을 살해하고 스스로 왕좌에 오른 정선아(김민정)까지 충격과 혼란에 휩싸인 디스토피아가 그려졌다.
강요한은 지난 역병 후 공격적으로 자선 사업을 키운 재단이 재난 구호가 아닌 홍보에 역점을 둔 것에 주목, 미디어를 통해 ‘노블레스 오블리주’ 이미지를 팔았다고 보았다. 그리고 정권 장악 후 본전 회수 이상을 노린 재단 인사들이 대대적으로 시행한 꿈터전 사업의 실상은 노숙자, 빈민층, 사회 불만 세력들을 가둘 집단 수용시설일 것이라 추론했다.
이에 김가온이 강요한의 싸움을 돕기로 나선 가운데 이들은 다음 목표인 재단 인사들의 분열 조장에 돌입했다. 사람 심리를 조종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인 강요한은 그들의 불안감을 이용해 손쉽게 분위기를 휘저었고 그 수를 읽고 동요하지 않은 것은 정선아 뿐이었다.
재단 인사들을 코너로 몰아넣은 강요한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거짓으로 판을 키웠다. 있지도 않은 재단 내부 회계자료를 입수했다고 말한 것은 물론 제대로 된 비리 제보가 없었음에도 제보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거짓을 알렸다. 재단 인사들이 은밀하게 자료들을 넘긴 현장은 사진으로 남겨 공개, 신빙성에 힘을 실었다. 자료가 가짜이든 진짜이든 중요한 것은 ‘정말 무언가가 있구나’하는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기에 자기만 살겠다며 서로의 약점을 내놓은 재단 인사들의 행태는 강요한에게 유용한 떡밥을 제공해준 셈이었다.
대중을 선동하는 도구에는 김가온도 예외가 아니었다. 강요한은 원칙주의자 이미지를 가진 김가온 역시 한 사기범의 피해자임을 어필, 국민들의 감정자극제로 이용했다. 김가온은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의 성향을 알고는 있었지만 자신의 상처를 이용한 것도 모자라 대국민 사기극에 끌어들인 것에 환멸을 넘어 혐오의 감정을 느꼈다.
“판사는 법대로 할 때 제일 힘이 있는 겁니다”라고 했던 김가온이 온갖 거짓으로 점철된 기자회견에 분노하자 강요한은 그의 신념마저 뒤흔들게 만들었다. 법의 준엄한 심판 끝에 징역 17년을 받은 부모님의 사기꾼이 엉뚱한 수감자로 갈음된 현장을 보여준 것. 그가 굳게 믿어온 법과 원칙이란 시스템은 권력 앞에 한없이 초라할 뿐이었다. 외면하고 싶을 만큼 지독한 디스토피아의 민낯을 본 김가온은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을 마구 토해내며 오열했다.
한편, 정선아는 혼란에 휩싸인 재단 인사들에게 이 논란을 잠재울 카드로 온 국민이 존경하는 이사장 서정학(정인겸)의 죽음을 내세웠다. “넌 명예롭게 서 선생님으로 가는 거야”라며 죽어가는 서정학의 가슴을 칼로 더욱 깊게 쑤시는 정선아에게선 마침내 그와의 지독한 사슬을 끊어냈다는 울분과 희열이 공존했다.
결국 재단의 비리 의혹은 내부 직원들의 소행이며 서정학은 모든 십자가를 지고 자결한 것으로 정리, 신임 이사장 자리는 정선아가 차지하며 이날 방송이 마무리됐다.
이렇듯 ‘악마판사’ 7회는 국가를 상대로 던진 강요한의 초강수를 ‘서정학의 명예로운 죽음’이라는 패로 맞받아친 정선아의 소름 돋는 시나리오로 매듭지어졌다. 이에 불 꺼진 의혹을 강요한은 어떻게 되살릴지, 더불어 거대한 권력 앞에 무력한 시스템을 보며 패닉에 빠진 김가온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궁금해지는 상황.
폭풍전야의 디스토피아는 25일 오후 9시 10분 ‘악마판사’ 8회에서 계속된다.
사진=tvN 방송 화면
이슬 기자 dew8942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