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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스포츠 15人 ⑪] 여민지, 최고의 한 해는 아직 오지 않았다

기사입력 2010.12.24 05:05 / 기사수정 2010.12.24 05:05

조성룡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성룡 기자] 2010년 8월 한국 국민들의 시선은 독일에 쏠려 있었다. FIFA(국제축구연맹) U-20 여자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의 소녀들이 3위를 차지한 것이다. 하지만, 순식간에 그들의 시선을 트리니다드 토바고로 돌린 한 소녀가 있었으니 그녀가 바로 여민지(17, 함안 대산고)였다.

저 멀리 경상남도 함안군의 한 소녀에게 관심을 가져줄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여민지는 자신의 발로 무관심한 사람들을 삽시간에 팬으로 만드는데 일조했다.

9월, 잘 알지 못하는 나라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열린 FIFA U-17 여자 월드컵. 소녀들의 부담감은 상당했을 것이다. 언니들이 3위를 차지했기에 동생들도 그 정도의 성적은 차지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어린 소녀들에게 충분히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여민지의 발 끝은 "그런 거 몰라요"를 외치는 듯 했다. 대회 기간 동안 8골을 작렬시킨 그녀의 발은 정말 '명품'이었다. 소녀답지 않은 침착함과 냉정함은 모든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더 놀라웠던 것은 대회 기간 동안 그녀의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여민지의 무릎은 정상이 아니었다. 축구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무릎이 온전치 못한 상황에서 상대 선수들을 뚫는 모습은 전혀 다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결국 여민지는 대회 득점왕에게 주어지는 '골든 부트'와 MVP에게 주어지는 '골든 볼'을 받아 '2관왕'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FIFA 주관 대회 첫 우승을 기록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대회 이후 여민지는 다시 평범한 '여고생 축구선수'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녀는 대회 우승보다 더 많은 것을 이뤄냈다. 사람들이 여자 축구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정부는 여자 축구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을 내놓았다.



▲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은 것도 처음일 것이다

이제 여민지는 더 먼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아직 그녀는 해야할 일이 너무나도 많다. 갑자기 많아진 인기에 대한 부담감도 이겨내야 한다. 수많은 '유망주'들이 자기 관리 실패로 사라지는 것을 우리는 여러 번 봐왔다.

2010년 그녀는 한국을 뜨겁게 뒤흔들었지만, 아직 여민지 최고의 해는 오지 않았다. 더 나은, 그리고 더 밝은 미래가 그녀에게 있기를 팬들과 그녀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간절히 기원한다.

[사진=여민지 ⓒ 엑스포츠뉴스 DB]



조성룡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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