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이진 기자] 수원지방법원 김동현 판사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시각장애를 겪게 된 과정을 털어놨다.
28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법의 날' 특집으로 꾸며진 가운데 김동현 판사가 게스트로 출연한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김동현 판사는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 계기에 대해 "(섭외 연락을 받고) 부담스럽긴 했는데 제가 나가서 누군가한테 도움이 되면 좋을 거 같아서 출연을 하려고 했다"라며 밝혔다.
이후 김동현 판사는 로스쿨 재학 중 갑작스러운 사고로 시력을 상실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이에 유재석은 "로스쿨 휴학하시고 어머님의 권유로 절에 들어가서 한 달 정도 계셨다더라"라며 물었다.
김동현 판사는 "아는 스님에게 '삼천 배 기도를 해보는 게 어떠냐'라는 제의가 있었다. '한 달 동안 나눠서 삼천 배면 하루에 백 배 밖에 안 되네'라고 생각하고 갔다. 하루에 삼천 배더라. 새벽에 시작해서 밤 열시 반까지 열 시간 이상 절을 했던 거 같다. 한 달 동안 구만 배를 하고 온 거다"라며 털어놨다.
김동현 판사는 "몸이 힘들면 마음이 힘든 게 치유가 되더라. 첫날 절하고 사고 이후에 처음 울었다. 일주일 울고 나니까 한이 좀 풀렸는지 그때부터는 안 울게 되더라"라며 덧붙였다.
유재석은 "몸이 내 마음대로 안 될 거 같은데 어떻게 하셨냐"라며 감탄했고, 김동현 판사는 "기적을 바라는 절박한 마음이 있었다. 지금 하라고 하면 못 한다"라며 고백했다.
조세호는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심경의 변화가 크게 오셨나 보다"라며 궁금해했고, 김동현 판사는 "스님께서 '육신의 눈은 뜨지 못했지만 마음의 눈을 떴다'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저한테는 힘이 됐던 것 같다"라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김동현 판사는 "눈을 다시 뜨길 바랐다. 실제로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눈을 뜬 것과 다름없는 기적이 생겼다. 표현이 좀 어려운데 받아들이는 거다. 말 그대로 시각은 없어졌지만 다른 걸 통해서 세상을 느끼고 세상과 교감하고 할 수 있다"라며 설명했다.
또 김동현 판사는 "(복학했을 때) 처음에는 재활이 전혀 안 된 상태여서 하나부터 열까지 다른 사람 도움을 필요로 했다. 예전에 할 수 있었지만 지금 할 수 없게 된 것들이 하나하나 기능이 돌아오는 게 성취감을 느끼게 하더라"라며 회상했다.
김동현 판사는 공부를 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교과서를 직접 쓰신 교수님들이 계시면 그분들한테는 원본 파일이 있을 거 아니냐. '그 파일을 주실 수 있냐' 이런 부탁도 드렸고 국립 장애인 도서관에 신청을 한다든가 어디다 타이핑을 해달라고 요청을 한다든가 이런 식으로 해서 필요한 책들은 급하게 비용을 들여서 만들기도 했다. 책 한 권에 몇십만 원에서 몇백만 원짜리 책이었다. 비용을 복지 재단에서 지원해 주셨다. 그걸 가지고 공부를 대충 할 수 없었다"라며 못박았다.
김동현 판사는 "그런 교재가 없다고 해도 몇몇 저에게 도우미를 자청해서 원래 손으로 쓰던 친구들도 노트북으로 필기를 해서 저에게 필기한 파일들을 전해줬다. 그전까지는 4점대 학점을 받아본 적 없는데 복학해서 첫 학기에 4.1을 받았다. 그래서 그 학기 최우등상을 받았다"라며 자랑했다.
그뿐만 아니라 김동현 판사는 "예전에는 막 동동거렸다. '남들보다 더 잘해야 되는데'라는 생각을 하는데 그 생각이 사라지니까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몇 등이고 이런 건 중요하지 않게 된 거다.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게 되면서 공부에 더 집중을 하게 됐던 거 같다"라며 당부했다.
특히 김동현 판사는 "제가 꼭 해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뭔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을 해보셔라. 도전을 하고 노력을 해보고 안 되면 그때 포기해도 늦지 않다. 그런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라며 보는 이들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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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진 기자 leeeeji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