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강다윤 인턴기자] 김갑수가 '프로 백수' 강기욱을 만났다.
18일 방송된 MBN '스라소니 아카데미'에서는 라임양, 김갑수, 김정현이 준비한 이야기를 맛깔나게 풀어냈다.
이날 라임양은 '100년 전 패션 리더들은 무얼 입었을까'라는 이야기를 꺼냈다.
라임양은 "요즘은 패션의 다양성이 중요시됐다. 우리가 느끼는 패션의 자유, 이분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수 있다"라고 소개했다. 바로 1920년대의 신여성들이라고.
라임양은 "1920년대는 보이시함을 강조하는 패션이 크게 유행했다. 이는 활발하고 자유로운 신여성 상을 일컫는 '플래퍼 룩'으로 불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이 처음부터 경성의 패션을 선도했던 건 아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다란 장옷으로 얼굴을 가리며 다녀야 했다"라고 덧붙였다. 한복 치마는 1919년 3.1운동을 거치고 나서야 입기 편한 형태로 보급되었다고.
그러면서 전통적인 여성상을 거부한 단발머리를 한 여성들이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각종 만평이나 기사에선 그들은 '못된걸'이라고 부르며 허영의 아이콘으로 몰아갔다.
하지만 경성의 여성들은 자기표현과 해방의 수단으로 패션을 활용, 당당히 맞섰다. 그들의 용기는 우리나라 패션 변천사에 한 획을 그으며 화려하게 마무리됐다.
다음 바통을 받은 이는 김갑수. 김갑수는 '프로 백수로 사는 법'을 이야기했다. 김갑수는 전라남도 장성으로 향해 고봉 기대승의 고택을 찾았다.
이어 김갑수는 장성의 백수, 강기욱을 만났다. 강기욱은 기대승의 사상에 빠져 무급 연구원 생활을 하다, 빈집에서 살아보겠냐는 권유에 애일당에 거주하고 있다고.
강기욱은 "저는 한 번도 취직이라는 생각을 어릴 때부터 해본 적이 없다. 나를 팔아서 살아야 해? 나의 가치를 죽이고 생존 비용을 벌어야 해? 용서가 안 되더라"라고 밝혔다.
이어 "90년대 초반만 해도 아무것도 안 한다는 죄책감, 나만 병들고 이상한 것처럼 보는 사회적 시선들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땅을 많이 팠다"라고 덧붙였다. 불안함에 땅을 파 연못을 만들고 대나무를 치며 정원 가꾸기에 열중했다고.
강기욱은 새벽 3시 30분에 기상, 명상을 즐기며 하루를 시작했다. 강기욱은 "저는 이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돈을 포기했다. 여름이나 겨울이나 아침 9시에 출근한다는 건 자연의 리듬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29살에 결혼, 슬하에 두 딸을 두고 있다는 강기욱은 "맞벌이가 아니라 맞놀이를 한다"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다산학 관련 강연을 하고 탁자를 만들어 팔며 돈을 번다는 강기욱은 "한가하니까 작가나 장인들과 인연이 맺어진다. 물물교환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후 강기욱은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모습을 공개했다.
마지막 이야기의 주인공은 김정현이었다. 김정현은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에 대해 이야기했다.
세한도는 김정희가 제주도에서 위리안치형을 받았을 때 그린 그림. 당시 김정희에게 힘이 돼준 이는 제자 이상적이었다. 이상적은 중국에 갈 때마다 최신 서적을 전해주는 등 김정희의 힘이 되어주었다고.
김정현은 세한도가 이상적에게 고마움을 표한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한도는 김정희가 자신의 내면에 담긴 고매한 인격을 표현하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발문에 '추운 겨울이 되어서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푸르다는 걸 안다'는 글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정현은 "세한도는 제자에게 고마움을 전했던 땡큐카드라고 하고 싶다"라고 한 줄 평을 남겼다.
한편, 이날 최고의 이야기로는 김소영의 '조선의 기생, 화성 행궁에서 자유를 외치다'가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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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윤 기자 k_yo_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