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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역사 최정원·아이비→젊은 피 티파니영 "획기적 변화" [종합]

기사입력 2021.03.18 15:55 / 기사수정 2021.03.18 15:46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스테디셀러 뮤지컬 '시카고'가 3년 만에 '변화'를 장착하고 돌아온다.

뮤지컬 '시카고'가 4월 2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 ‘시카고’는 제즈, 술, 욕망, 폭력, 범죄, 그리고 돈이면 뭐든지 가능했던 1920년대 시카고를 배경으로 한다. 자극적인 범죄와 살인을 저지른 쿡카운티 교도소의 여죄수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최정원, 윤공주, 아이비, 티파니영, 박건형, 최재림, 김영주, 김경선, 차정현, S. J. Kim 등이 캐스팅됐다.

1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뮤지컬 ‘시카고’ 연습실 공개에서 배우들은 오프닝곡 'All That Jazz', 빌리 플린의 대표곡 'All I Care About', 섹시함과 애교를 담당하는 록시하트의 대표곡 'Roxie', 록시 하트와 빌리 플린이 꾸미는 'We Both Reached For the Gun', 피날레 'Hot Honey Rag' 등을 선보였다.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는 "'시카고'가 20년이 넘었다. 대표 소임을 맡고 3번째로 맡았던 작품이다. 벌써 오래 길게 한 것 같다. 이번에는 안무나 여러 가지 구성면에서 내가 봐도 굉장히 획기적이라고 할 정도로 변화된 작품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타냐 나디니 해외 협력 연출은 "2007년 이후로 매년 한국에서 '시카고'를 할 수 있게 초청해준 신시컴퍼니에 감사하다. 한국은 내게 굉장히 특별한 곳이다. 처음으로 인터내셔설 프로덕션을 맡은 작품이 '시카고' 코리아였다. 매년 올 때마다 2007년부터 꾸준히 함께 해준 팬들, 크루, 배우들, 또 올 때마다 새로운 분들이 있어 언제나 즐겁게 작업한다. 항상 열심히 해주시고 열정과 재능이 넘치는 분들과 작업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최정원, 윤공주는 벨마 켈리 역을 맡았다. 남편과 여동생을 살인하고 교도소 간수인 마마 모튼의 도움을 받아 언론의 최대 관심을 모으는 교도소 최고의 스타 여 죄수다.

모든 시즌을 함께해 살아있는 역사로 불리는 최정원은 "21년이나 됐나,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이를 먹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시카고'를 통해 배우로 다시 태어났다. 록시 하트로 첫 초연을 할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내 생일은 8월이 아니라 '시카고'가 시작한 날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벨마 켈리까지 오면서 이제서야 '시카고'란 작품을 알 것 같은 느낌이 들 만큼 날 살아 움직이게 한 작품이다. 하면 할수록 연기가 힘든 것 같은데 좋은 배우들을 만나 좋은 영향력을 받는다. 31년까지 할 수 있는 좋은 배우가 되겠다"라고 덧붙였다.

최정원은 "요즘 시대에 가장 필요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다. 뮤지컬의 교과서 같은 작품이고 가장 적은 무대 전환, 가장 적은 의상 체인지와 가장 많은 에너지를 뿜어내는 작품이다. 단언컨대 죽기 전에 꼭 한 작품을 봐야 한다면 '시카고'라고 생각한다. 죽기 전에 한 작품만 할 수 있다 하면 '시카고'를 마지막으로 하고 싶다. 몸으로 대사를 연기하고 노래로도 대사를 말하는 '시카고'가 뮤지컬 배우로서 가장 해내야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의 역량은 정말 내 가슴을 타오르게 한다. 귀한 스테디셀러 '시카고'를 봐줬으면 한다"라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윤공주는 2012년 록시하트 역으로 출연한 것에 이어 9년 만에 벨마 켈리로 돌아왔다.

윤공주는 같은 역을 맡은 최정원에 대해 "최정원 언니 자체가, 모든 것이 내게 긍정적이고 좋은 밝은 에너지를 준다. 최정원 배우 자체로 모든 것이 내게 도움이 되고 본받아야 할 것 같다. 그전에는 상대역으로 했다가 이번에는 같은 역할로 만났는데 이 모든 순간이 기적 같고 감사하다. 하루하루 즐겁고 재밌게 연습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윤공주는 "9년 전에 록시 하트 역을 했다가 이번에 벨마 켈리 역을 하는데 사람들이 어떠냐고 물어볼 때 '지금이 중요하지 그때가 중요한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입은 재킷이 9년 전에 록시 역할을 할 때 입었던 재킷이라고 하더라. 의상을 피팅할 때 뭉클하고 신기하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벅찬 감동이 있었다. 마지막에 록시와 벨마가 공연하는 장면을 연습하는데 9년 전에 아이비와 록시 하트를 할 때였다. 9년이 지난 지금 록시와 벨마로 서 있는 모습이 뭉클하고 좋더라. 이제야 '시카고'를 조금이라도 더 알 수 있는 것 같고 왜 '시카고'가 사랑이라는 말이 있는지 알 것 같다. 즐겁고 감사하게 연습했다. 빨리 공연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며 감회를 전했다.

그는 "탄탄한 스토리와 음악,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안무가 조화를 이뤄 지금 봐도 세련되고 봐도 봐도 재밌는 작품인 것 같다. 특별한 무대 장치가 없지만 가장 특별하고 화려한 무대 장치가 배우들이다. 배우들이 주는 에너지가 엄청난 것 같다. 배우와 음악과 작품 자체로 끌고 가는 에너지가 이 작품이 오래 사랑받게 하는 힘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9년 전에는 내가 할 것만 팠다. 왜 록시가 사랑스러워야 하는지 공감이 안 가서 힘들었다. 다시 작품을 하게 되니 다양한 캐릭터가 살아 있다. 인간의 다양한 군상이 너무나 조화롭게 화려하게 있다. 연습 과정에서 다른 배우가 할 때 보면 재밌다. 캐릭터가 한 명 한 명 다 살아 있다. 연출팀과 안무팀에서 앙상블까지도 살아 있게 만들어주니 빈틈이 없다. 보다 보면 시간이 간다. 사람이 하다 보니 매번 다를 수밖에 없다. 더 좋은 모습이 나온다. 그래서 사랑받는 작품인 것 같다"라며 덧붙였다.

아이비, 티파니 영, 민경아는 정부 프레드 케이슬리를 살해한 죄로 교도소에 들어와 벨마 켈리의 인기를 빼앗는 코러스 걸 록시 하트 역을 맡는다. 

록시 하트 역으로 최다 출연한 아이비는 "내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별한 작품이다. 내 첫 주연작이고 가수에서 뮤지컬 배우로 전환하는 시점에서 연기에 대해 많이 배운 작품이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함께하면서 연기의 재미를 느꼈다"라며 남다른 의미를 언급했다.

아이비는 "다섯 번째 시즌을 하게 됐는데 예전에는 록시만 봤다. '내가 어떻게 하면 이걸 잘하지' 했는데 시즌을 거듭하다 보니 이 작품이 말하는 게 뭔지 알게 됐다. 등장인물 모두 이기적이고 자기밖에 모르는 범죄자다. 이 못된 이야기를 섹시한 의상, 시크한 무대, 멋진 재즈 음악을 곁들여 기가 막힌 블랙코미디 작품을 만들었을까 한다. 천재적인 작품이라는 게 매 시즌 새롭게 다가온다. 오래 해왔으니 작품이 말하는 의미를 전달하고 싶다. 범죄자이지만 사랑스럽게 보일 수 있도록 진심으로 무대에 서서 에너지와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달해 드리겠다. 관객 분들이 코로나19로 힘드실 텐데 통쾌한 기분, 정통 블랙코미디를 본 느낌을 드리고 싶다"라고 바랐다.

아이비는 "9년이 지나도 아직 록시를 맡은 내가 더 신기하지 않나. 아직 잘리지 않았다. '시카고'에서 날 찾아줘 감사하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가수 생활을 하다 첫 주연작이 '시카고'였다. 2시간 넘는 시간을 끌고 가야 한다는 게 집중력이 필요했다. 가수 할 때는 움직이는 대로 자유롭게 카메라 조명이 따라와 줬는데 뮤지컬은 지켜야 할 게 너무 많아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티파니도 그럴 것"이라고 떠올렸다.

티​파니 영은 가수로서 노래할 때와 뮤지컬 배우로서 노래할 때 차이에 대해 "가수로서 무대를 설 때는 아무래도 3분, 길면 1시간 30분, 2시간 공연을 완벽하게 철저하게 준비해 올라가는 것이라면 뮤지컬로 올라갈 때는, 박건형 선배를 통해 좋은 조언을 얻었는데 리얼하고 휴먼한 모습으로 있는 그대로 노래할 때 그것만의 예쁨과 아름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둘 다 너무 매력적이다"라며 미소 지었다.

20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티파니 영은 "브로드웨이에서 처음으로 본 공연이 '시카고'였고 2009년에 최정원 선배님 공연을 보러 갔다. 뉴욕에 갈 때마다 언니와 1년에 한 번 봤다. 보면 볼수록 너무 멋있고 언젠가는 록시 하트 역에 도전하고 싶었다. 어릴 때부터 꿈꿨던 역할이다. 작년 투어를 마치고 상반기 오디션 리스트업을 받게 될 때 다양한 작품이 있었지만 '시카고' 오디션이 눈에 띄었다. 물론 미국 회사에서는 한국을 다시 간다고? 하면서 진지한 토론을 벌이게 됐다. 지금은 온 걸 너무 축하하고 결심을 후회하지 않고 있다. '시카고'는 작품뿐만 아니라 함께하는 배우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멋있고 우아하고 세련됐다. 21주년에 함께해 영광"이라고 말했다.

티파니 영은 "이 캐릭터를 매일 임하고 있을 때는 생각보다 록시와 안 닮은 점이 많더라. 마음으로 행동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난 생각보다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록시를 통해 가장 큰 깨달음을 얻은 건 록시는 실수를 해도 세상이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동안 연습하거나 무대에 설 때 조금이라도 실수를 하면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그런데 록시를 통해 순수함을 잃지 않고 항상 희망을 잃지 않고 꿈을 꾸면서 매 순간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라고 했다.
 
매 작품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는 민경아는 "'렌트'를 할 때 내 주위에서 너무나도 많이 좋아해 줬다. '정말 널 만났구나'라는 말을 들었다. 좀 더 무대에서 자유로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재밌었다. '시카고'는 고등학교 때 한번 본 적이 있고 3년 전에 최정원, 아이비 선배가 할 때 봤었다. 그때는 내가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 했다. 막춤을 추는 건 좋아했지만 골반을 절대 빼지 않고 코어의 힘으로 추는 세련된 춤은 감히 상상을 못 했다. 붙을 줄 몰랐는데 뽑아줘 감사하다. 행복하게 연습하고 있고 빨리 공연을 하고 싶다"라며 기대했다.

뛰어난 언변술과 임기응변에 능한 돈을 좇는 변호사 빌리 플린은 박건형, 최재림이 연기한다.

최재림은 "오디션을 준비하면서 빌리 역할을 하기에 조금 어리지 않나라는 생각을 안한 건 아니다. 올해 37살이더라. 배우로서 어린 나이는 아니다. 충분히 도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남경주, 성기윤, 안재욱 선배님 등이 기존에 한 어른 빌리의 이미지가 한국 관객에게 남아 있다. 물론 나도 어른이지만 젊은 남자 변호사의 느낌을 새롭고 신선하게 전달해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습 과정이 재밌다. 한국 공연을 많이 봤다. 시즌 별로 챙겨봤는데 볼 때마다 빌리가 극에서 비중이 크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대신 무대 위에서 상당히 많은 걸 해줘야 하더라. 벨마와 관계, 록시와의 관계, 이 사건을 어느 방향으로 이끌어갈 것인가에 대한 암시를 관객에게 많이 던져줘야 해서 연기적으로 재미가 많이 있다. 여러분이 보기에도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박건형은 "'시카고'란 작품을 어릴 때부터 굉장히 좋아했다. 20, 30대 때 보면서 저 역할을 내가 할 수 있을까, 아직 어리다고 생각했다. 난 최재림보다 용기가 부족해서 30대 때도 도전을 못 했다. 마침 21년째가 됐고 나도 연기 한 지 20년 째가 돼 이제는 만나도 되지 않을까 했다. 배우가 작품을 만나고 싶다고 만나는 건 아닌데 오디션 기회가 생겨 큰 용기를 냈고 좋은 기회가 돼 참여할 수 있었다. 연습실에 나오는 게 행복하다. 여기에서 살고 싶을 정도다. 너무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행복하다. 배우들, 스태프들이 너무 좋아서 행복한 기운으로 만들어진 '시카고'가 관객에게 좋은 기운으로 다가갈 수 있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시카고'는 1975년 밥 파시에 의해 처음 무대화된 뒤 1996년 연출가 월터 바비와 안무가 앤 레인킹에 의해 리바이벌됐다.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24년간 9,690회 이상 공연했다. 브로드웨이 역사상 가장 롱런하고 있는 미국 뮤지컬로 기록됐다. Tony, Drama Desk, Olivier Awards 등 시상식에서 55개 부문을 수상했다. 미국을 넘어 영국, 캐나다, 호주, 독일, 일본 등 전 세계 36개국 500개 이상 도시에서 32,500회 이상 공연했다. 3,3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관람한 스테디셀러다.

한국에서는 21년 전인 2000년 12월 초연했다. 라이선스 프로덕션으로 한국에 런칭됐으며 2007년부터 레플리카 프로덕션(오리지널 프로덕션과 동일한 형태의 공연)으로 공연됐다. 지난 20년간 15시즌을 거치며 사랑받았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신시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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