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송중기가 자포자기했던 시절 '승리호'를 만났다고 고백했다.
2일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영화 '승리호'(감독 조성희) 온라인 컨퍼런스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과 조성희 감독이 참석했다.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 한국 영화 최초 우주 SF 장르 영화다.
송중기는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하는 조종사 태호 역을 맡아 과거 우주 해적단을 이끌었던 리더 장선장 역의 김태리, 거칠어 보이지만 실제로 한없이 따듯한 기관사 타이거 박 역의 진선규, 잔소리꾼이지만 남다른 매력의 작살잡이 로봇 업동이 역의 유해진과 호흡을 맞췄다.
이날 송중기는 '승리호'에 대해 "승리호라는 우주청소선에 살고 있는 네 명의 찌질이들의 이야기다. 정의감이 하나도 없는 네 명의 오합지졸이 의도치 않게 사건을 만나면서 지구를 구하는 SF활극이다"고 소개했다.
'승리호'는 2012년 개봉해 66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늑대소년'(2012)의 조성희 감독과 송중기의 의기투합으로 관심을 모았던 작품.
송중기는 약 10년 전 '늑대소년'을 촬영 당시 조성희 감독이 '승리호'를 언급했다는 이야기에 "당시에도 충격적이고 신선했던 이야기였다"며 "그때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는데 10년 뒤에 제안해 주셨다. 책을 주셨을 때 '해야겠다' 마음을 먹고 읽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감독님하고 두 번째 작업인데 늘 제게 멋있는 역할을 주시지 않는다. 지난번엔 얼굴에 흙을 묻혔다면 이번에는 꼬질꼬질 기름을 묻혔다. 그런데 제가 그런 캐릭터를 사랑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좋았다. 모두 내면은 다 퓨어하고 말끔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며 "제가 조성희 감독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다"고 웃음을 지었다.
10년 만에 다시 만난 조성희 감독과의 호흡에는 "이전과 전혀 달라진 것이 없었다"며 "간혹 '늑대소년'의 철수가 어떻게 살고 있을 것 같냐는 질문을 받는데 감독님이 제게는 철수와 같다. 10년 만인데 그 자리에 일관되게 계시더라. 여전히 개성 있고, 말수도 없고, 그 안에는 자신감이 넘쳤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조성희 감독 역시 "송중기도 그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어마어마한 친화력과 리더십이 있었다. (제가) 실수를 하더라도 그려려니 이해도 해준다. 덕분에 마음적으로 의지를 많이 했다. '현장에 가면 송중기가 있으니까 편하게 하자' 생각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에 유해진은 "현장에서 감독님과 송중기에게 보이지 않는 끈끈함이 있었다. 큰 관심은 없는 척하는데 툭 뱉는 게 뭔가가 있다고 느껴졌다"는 목격담으로 훈훈함을 자아냈다.
한편 송중기는 자신이 맡은 태호 캐릭터에 대해 "UTS라는 곳에서 평생을 에이스 기동대로 살아왔던 인물이다. 특별한 사건을 겪으면서 기동대에서 나오게 되고 지금의 가족들을 만나면서 더 찌질한 생활을 하기 시작한다. 승리호에서는 조종 역할을 맡고 있다"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태호는 '자포자기'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캐릭터였다. 삶의 무언가를 내려놓은, 아무 생각도 없고 정체돼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사실 촬영 당시 송중기라는 사람의 상태와 태호가 비슷했다"고 털어놨다.
송중기는 "태호가 우여곡절을 겪고 자포자기한 상태에서 찌질하다고 말했지만, 실은 사랑스러운 크루들을 만나면서 삶의 끈을 부여잡고 용기와 의지를 갖게 된다. 크루들이 그런 태호를 많이 도와준 것 같기도 하다"며 "태호 캐릭터의 대비를 잘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송중기는 행복했던 촬영장을 언급하며 "배우들끼리 진심을 통하는 게 중요한 거구나 다시 한번 느꼈다. 진심이 통하니까 모든 게 자연스럽게 잘 되는구나 느낄 수 있었다. 참 행복했던 현장이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승리호'는 오는 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넷플릭스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