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고민시가 '스위트홈' 비하인드를 전했다.
30일 온라인을 통해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에 출연한 고민시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1995년 생인 고민시는 2017년 SBS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로 데뷔했다. 영화 '마녀'(2018), 드라마 '라이브'(2018),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2018), '좋아하면 울리는'(2019), '시크릿 부티크'(2019)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스위트홈'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송강 분)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이며,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이응복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스위트홈'은 지난 18일 전 세계 공개 이후 4일 만에 해외 13개국에서 1위, 70개국 이상에서 TOP 10 순위 안에 들며 해외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특히 미국, 인도, 아랍에미레이트, 프랑스, 스페인, 독일, 영국, 호주 등 상대적으로 한국 콘텐츠가 생소했던 지역도 포함돼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이날 고민시는 "저도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소셜이나 SNS 팔로우 수가 늘어나는 걸 보고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얼떨떨한 것 같다"며 "충분히 이 상황을 즐기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민시는 '스위트홈'에서 매사에 삐딱한 사춘기 소녀 이은유 역을 연기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모든 것에 냉소적이고 소극적이지만 계속되는 재난 상황 속에서 끝내 두려움을 극복하고 괴물과 맞서 싸우며 성장하는 캐릭터다. 특히 오빠 이은혁(이도현)에 복합적인 감정을 드러내며 입체적인 감정의 폭을 보여줬다.
그는 "은유가 초반에는 다소 과격하게 표현되는 부분이 있다. 은혁이와는 피가 안 섞인 남매지만 표현이 서툴다. 초반부터 너무 오빠에 대해 연민을 느낀다기 보다는 중, 후반부 넘어가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이 스무스하게 보여졌으면 해서 디테일하게 감정을 살려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초반과 후반의 모습이) 대비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게 들었던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거미 괴물과 싸우고 나서 은혁이의 안경을 고쳐주고 붕대를 감아주는 신에서 은유의 감정 상태들이 미묘하게 서서히 변하게 된다. 후반부 엔딩에서 오빠에 대한 감정이 폭발하면서 초반과 대비되는 모습들이 잘 보여지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저희 남매가 서로 애틋해 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짚었다.
이은혁과의 장면들은 '사약 로맨스', '사약 남매'라는 이름과 함께 많은 화제를 불러 모으기도 했다. 두 사람이 서로를 위하는 장면이 로맨스 연출에 탁월한 이응복 감독을 만나고, 원작과 달리 두 사람이 진짜 남매가 아니라는 스토리가 더해지며 로맨스가 아니냐는 반응이 쏟아진 것.
고민시는 "저도 '사약 남매'라는 애칭을 남겨주신 걸 봤다. 사실 저희가 현장에서 연기할 때는 그런 걸로(로맨스로) 연기하지 않았다. 감독님은 '배우들의 눈빛이 좋았다'고 하지만 저는 감독님이 특유의 멜로 연출을 잘하셨던 분이라 남매지만 애틋해 보이는 것들이 디테일하게 보여졌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그렇게 연출이 됐던 것이 팬분들에게 더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 현장에서 전혀 의도하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도현에 대해서는 "뒤에서 은근히 챙겨주는 게 많았다. 고마운 점이 많았다"고 밝히며며 "도현 씨는 실제로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 배우들이랑 일부러 접촉을 안 했다고 더라. 그런 부분까지 노력하는 친구구나 생각했다. 또 케미를 잘 살려주는 특유의 기운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건 노력이 아니라 타고난 거라고 생각한다. 잠깐 나오는 신도 잘 살리는 배우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도현과는 내년 상반기 방송 예정인 KBS 2TV '오월의 청춘'에서 재회한다. 이 작품에서는 제대로 로맨스 호흡을 보여줄 예정이다. 고민시는 "재회하게 돼 신기하다. 촬영 끝나고 안부와 연락을 주고받던 중에 제가 좋은 작품에 들어가게 됐는데 남주 캐릭터가 너랑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했었다. 안 그래도 감독님이 지난해 도현 씨랑 단막극을 같이해서 혹시나 했는데 함께 캐스팅이 됐더라. 아무래도 한 번 맞춰본 호흡이 있다 보니 새 드라마가 기대된다"며 "사약 남매를 아쉬워했던 분들은 '오월의 청춘'을 보면 기쁘지 않을까 싶다"고 웃음을 지었다.
시즌2가 제작된다면 액션을 더 소화해보고 싶다는 욕심도 드러냈다. 고민시는 "시즌1 평을 봤는데 제가 말을 많이 하고 활약이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괴물과 싸울 때도 괴물과 맞닥뜨리는 전투 장면이 없어서 아쉬웠다. 촬영할 때도 감독님께 '저도 괴물이랑 싸우고 싶고, 피를 많이 튀기고 싶다'고 했던 기억이 있다. 말씀하시길 은유는 말로서 활약하는 캐릭터라더라. 만약 시즌2가 제작된다면 액션이 있어서 괴물과 싸워보고 싶다. 또 시즌2에서 감정적으로 서툰 부분이 있었다면 달라진 방향으로 감정을 일깨워주는 좋은 캐릭터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극중 발레리나 지망생인 은유 캐릭터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했다는 비하인드도 전했다. 고민시는 "짧은 신이지만 첫 등장 장면이 임팩트 있었으면 했다. 최대치로 끌어올려 보자 해서 촬영 7개월 동안 발레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이어트도 열심히 했다. '마녀' 때 일부러 살을 찌워서 57,8kg 체중을 만들었는데 '스위트홈' 때는 45kg까지 뺐다. 거의 12,3kg를 감량하면서 촬영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고민시는 배우 김민희, 조윤희의 신인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에 "너무 부끄럽다"며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배우들이다. 저는 이제 시작하는 새내기 같은 느낌이지 않나. 워낙 뛰어나신 분들이라 언급된 선배님들께 죄송하다"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이어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은 너무 좋다. 그만큼 제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라며 "닮은 꼴이라는 말을 계속 듣기보다는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드리면서 저만의 매력을 더 보여드리고 싶다. 배우 고민시로서 각인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고민시에게 '스위트홈'은 어떤 의미로 남을까. 그는 "'터닝 포인트 같은 큰 선물, 축복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이 잘 될 거라고는 예상했지만 제 캐릭터가 이 정도로 사랑받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고 많이 감사했다. 울컥했던 순간도 있었다. 함께 했던 배우분들, 감독님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고민시는 좋은 반응들이 감격적인 듯 살짝 눈물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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