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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더비] 알고 보면 더 재밌는 그들의 역사 ②

기사입력 2010.11.13 22:24 / 기사수정 2010.11.13 22:24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영원한 맞수’ 인테르 밀란과 AC 밀란이 이번 시즌 첫 대결을 펼친다.

인테르와 밀란은 오는 14일 새벽 4시 45분(한국시각) 인테르의 홈 구장인 쥐세페 메아차 스타디움에서 2010/11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 12라운드를 치른다. 최근 밀란 더비에서 인테르가 3연승으로 우위를 확보했지만, 이번 시즌 밀란이 수준급 선수들을 대거 보강하며 전력 상승에 성공, 설욕을 노리는 만큼 여느 때보다 치열한 더비를 펼칠 전망이다.

역사적으로 양 팀의 대결은 많은 재미를 줬다. 리그 우승 경쟁을 좌지우지하기도 했고, 명승부를 자아내며 보는 이로 하여금 긴장을 놓지 못하게 했다. 그렇다면 밀란 더비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밀란 더비의 역사

1899년 12월 16일은 AC 밀란의 전신인 밀란 풋볼-크리켓 클럽이 공식적으로 창설된 날이다. 이탈리아 축구의 양대 산맥인 제노아와 토리노 지역의 대항마로 부상한 그들은 이탈리아 축구의 중심을 밀라노가 위치한 롬바르디아 지역으로 옮기는 데 성공한다.

초기 밀란은 영국적인 색깔이 깊었으며 이탈리아와 영국 출신 선수로만 구성된 팀에 대해서는 반발감이 커졌다. 이에 1908년 인테르나치오날레 밀라노가 창설되었으며 이 팀은 오늘날의 인테르 밀란으로 변했다.

애초 인테르가 밀란에서 파생한 클럽인 만큼 양 팀은 초기부터 다른 길을 걸었다. 밀란이 노동자 계급을 중심으로 했다면 국제주의를 표방하는 인테르는 부르주아 계층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現 AC 밀란의 구단주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밀란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양 팀 간 계급 의식은 사라졌음에도, 두 팀은 다른 길을 걸어왔다.

단적인 예로 두 팀은 유니폼에서도 차이점을 드러내는데 AC 밀란이 로쏘네리(검정 빨강)을 상징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인테르는 네라쭈리(검정 파랑) 이미지를 갖고 있다.

양 팀의 엇갈린 행보는 그들이 배출했던 스타 플레이어에서도 드러난다. 과거 밀란은 마르코 반 바스텐, 프랑크 레이가르트, 루드 굴리트로 대표되는 오렌지 삼총사와 함께 승승장구했었지만, 인테르는 안드 브레메, 위르겐, 클린스만, 로타어 마테우스가 주축이 된 게르만 삼총사와 80년대 후반에 좋은 성적을 거뒀다.

최근에는 밀란이 넬슨 디다, 마르코스 카푸, 세르지뉴, 카카, 호나우지뉴, 알레산드레 파투, 티아구 시우바 등, 내로라하는 브라질 출신 선수들로 팀을 이끌었다면 인테르는 아르헨티나 출신인 하비에르 사네티, 에스테반 캄비아소, 왈테르 사무엘 등을 통해 팀을 꾸리고 있다.

즉, 인테르가 아르헨티나 출신 선수들의 영입을 통해 재미를 보고 있다면 밀란은 브라질 출신 선수들의 영입을 통해 전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 치열했던 역대 밀란 더비들

그동안 밀란 더비가 전 세계 축구팬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에는 그만큼 치열함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더비전은 리그 우승의 옥석을 가리는 중요한 일전이었다. 이번 시즌 역시 인테르와 밀란이 나란히 선두권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만큼 더비전 경기 결과에 따라 향후 세리에 A의 판도를 가릴 수 있을 것이다.

1993년 4월 10일에 열린 이탈리아 세리에A 27라운드이자 시즌 두 번째 밀란 더비는 리그 우승팀을 결정지은 중요한 일전이었다. 당시 승점 42점을 기록하며 35점의 인테르보다 7점을 앞선 밀란은 더비에서 뤼트 훌리트의 득점에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인테르가 기록한 승점이 46점이고 밀란이 50점이었음을 고려할 때, 만일 인테르가 밀란을 꺾었다면 리그 우승의 주인이 바뀌었을지 모른다.

지난 2008/09시즌과 2009/10시즌도 마찬가지였다. 시즌 초반 2연패를 기록하며 부진에 늪에 빠졌던 밀란은 슈페르 피포 인자기와 카카의 맹활약에 힘입어 인테르를 맹추격했다. 이러한 시점에서 양 팀은 밀란 더비를 맞이했는데 아드리아누의 핸들링 골 논란 속에 인테르가 2-1 승리를 거두며 리그 우승을 잠정적으로 확정 지었다. 반면 이날 패한 밀란은 상승세가 꺾이며 유벤투스에 상대전적이 밀린 3위를 기록했었다.

2009/10에서도 인테르를 맹추격한 밀란의 공세가 예상됐지만, 결국 수적 열세에라는 악조건 속에서 조직력이 빛난 인테르가 2-0으로 승리하며 리그 우승에 발판을 마련했었다.

리그 우승에는 영향을 끼치지 못했지만, 지난 2006/07시즌 밀란 더비 1차전에서도 양 팀은 명승부를 펼쳤다. 현지 시각으로 10월 28일에 열린 더비전에서 인테르는 전반 17분 에르난 크레스포의 헤딩 골을 시작으로 데얀 스탄코비치의 중거리 슈팅 그리고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절묘한 슈팅으로 3-0으로 앞서 갔다.

이에 추격에 나선 밀란이 클라렌세 셰도르프의 슈팅으로 만회 득점을 넣자 인테르의 마르코 마테라치가 문전 혼전 상황에서 헤딩 슈팅으로 4-1이 됐다. 그러나 알베르토 질라르디노의 득점과 후반 종료 직전 카카의 왼발 슈팅으로 밀란이 한 골차까지 따라오며 경기 종료 직전까지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를 펼쳤다.

2004/05시즌 밀란 더비 2차전도 명승부였다. 챔스 8강에서도 격돌하며 유난히 많은 밀란 더비를 치러야 했던 양 팀의 경기는 스탄코비치의 코너킥이 득점으로 연결되며 1-0으로 앞서 간 인테르가 크리스티아노 사네티의 중거리 슈팅이 득점으로 이어져 2-0으로 달아났다.

그럼에도, 밀란의 반격은 매서웠다. 셰도르프의 중거리 슈팅이 프란체스코 톨도의 손에 맞고 나오자 문전에 있던 토마손이 만회 득점을 넣었으며 쇄도하던 카카가 중거리 슈팅에 성공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셰도르프가 때린 장거리 슈팅이 골대로 빨려 들어가며 밀란이 3-2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 더비 1차전과 지난 2000/01시즌 더비 2차전에서 양 팀이 각각 4-0(인테르 승), 6-0(밀란 승)으로 승리하며 싱겁게 경기를 마친 적도 있지만, 밀란 더비는 늘 명승부의 연속이었다. 이에 이번 더비전에서도 양 팀은 치열한 경기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 밀란 더비에 나선 마이콘과 호나우지뉴 (C) UEFA 공식 홈페이지]



박문수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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