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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에A 톡] 부상 악령으로 위기에 처한 인테르

기사입력 2010.11.09 10:06 / 기사수정 2010.11.09 10:07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디펜딩 챔피언’ 인테르 밀란(이하 인테르)이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위기에 처했다.

인테르는 지난 7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쥐세페 메아짜에서 열린 2010/11 세리에A 10라운드 브레시아와의 홈 경기에서 졸전 끝에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인테르는 AS 바리를 3-2로 꺾은 영원한 맞수 AC 밀란(승점 20점)에 밀려 리그 3위로 떨어졌다. 브레시아의 전력이 인테르와 비교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에서 승점 3점이 필요했기에 이번 무승부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브레시아전 무승부와 별개로 인테르는 이날 경기에서 주전 수비수 왈테르 사무엘이 부상을 당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더글라스 마이콘과 베슬리 스네이더르도 부상을 당하는 악재가 겹쳤다.

브레시아전에서 사무엘, 마이콘, 스네이더르를 잃은 인테르

사무엘과 마이콘 그리고 스네이더르는 전 시즌 인테르가 트레블을 기록하는데 결정적인 이바지를 한 선수들이다. 사무엘은 루시우와 함께 난공불락의 중앙 수비진을 형성하며 막강한 수비력에 공헌했으며, 마이콘은 오른쪽 지배자란 별명을 얻으며 공수양면에서 빼어난 모습을 보여줬다. 스네이더르 역시 창의적 미드필더의 부재로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은 인테르에 가뭄 끝에 오는 단비 같은 존재가 되며 주제 무리뉴의 고민을 말끔히 해결한 선수다.

우선, 브레시아전에서 후반 6분 무릎이 뒤틀리는 부상을 당해 다비데 산톤과 교체된 사무엘은 시즌 아웃이 유력하다. 인테르는 공식 성명을 통해 사무엘이 십자인대가 파열됐으며 조만간 수술에 들어갈 전망이라고 했다. 또한, 부상 정도가 심해 잔여 경기 출장이 불투명하다.

사무엘은 지난 2007/08시즌 밀란 더비에서 카카를 막는 과정에서 무릎이 뒤틀려 부상을 당한 전례가 있다. 이에 시즌 아웃을 선고받았으며 오랜 재활 끝에 부활에 성공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3년 전과 달리 사무엘은 선수 생활의 황혼기를 맞이한 노장이다. 물론, 여전히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고 있기에 은퇴 시점을 논하기는 이르지만, 그의 나이는 어느덧 33세이다.

이에 인테르는 사무엘을 대체할 선수가 절실하지만, 현재 그들의 스쿼드를 고려할 때 마땅한 자원이 없다. 이반 코르도바와 마르코 마테라치는 노쇠화에 접어들었으며 크리스티안 키부도 센터백으로 세우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그나마 공동소유의 신분으로 제노아에서 뛰고 있는 안드레아 라노키아가 있지만, 겨울 이적 시장에 그를 내줄지는 미지수다.

한편, 마이콘과 스네이더르의 부상은 사무엘과 비교해 그리 심각하지 않은 모양이다. 마이콘은 왼쪽 햄스트링에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휴식이 필요하며 스네이더르는 의료진에 정밀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당장 다음 주말 AC 밀란과의 밀란 더비를 앞둔 상황이기에 이들의 부상 회복이 승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연이은 부상 악령, 주축 선수들을 대거 잃은 인테르

현재 인테르는 이들 외에도 에스테반 캄비아소, 줄리우 세자르, 티아구 모타, 데얀 스탄코비치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부상을 당했다. 특히 미드필더들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가 없는데 탄탄한 중원을 기반으로 승리했던 인테르로서 말 그대로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이 중에서 포백 위에서 수비진을 커버하면서 공수 양면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 캄비아소의 결장이 가장 타격이 크다. 이에 베니테스는 지난 브레시아전에서 4-3-3전술과 4-4-2를 혼용했는데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실험에 실패했다. 나아가 지난 토트넘과의 챔스 원정에서도 선수 구성에 애를 먹으며 1-3으로 완패했다.

골키퍼 줄리우 세자르의 부상도 악재다. 지안루이지 부폰, 이케르 카시야스와 세계 최고의 수문장 중 하나로 꼽히는 세자르는 고비 때마다 인테르를 구하며 팀의 간판스타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그의 부상으로 치러진 두 경기에서 인테르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미드필더 진용이 완벽히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기에 실점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동물적인 반사 신경을 자랑하는 세자르의 부재는 상대팀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이번 시즌 라파 베니테스 체제에서 완벽하게 자리 잡은 스탄코비치와 전 시즌 굵직한 활약을 펼친 모타의 부재도 뼈아플 것이다. 그나마 모타는 부상에서 어느 정도 회복하며 밀란 더비 출장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인테르는 오는 11일 새벽에는 레체와 원정 경기를 치르고 14일 밤에는 AC 밀란과 밀란 더비를 펼칠 예정이다. 이후, 21일 밤에는 죽음의 원정으로 불리는 키에보전에 나선다.

여기에 승점 18점으로 각각 4위와 5위를 기록 중인 유벤투스, 나폴리와 승점 차가 1점이다. 주전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제대로 된 전력을 바탕으로 경기에 임할 수 없는 만큼 자칫 미끄러지기라도 한다면 회복할 수 없는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이러한 악재를 딛고 순항한다면 리그 6연패라는 대업에 한발 다가설 수 있다. 

전 시즌 이탈리아 클럽 사상 최초로 트레블을 달성한 인테르였지만, 이번 시즌 연이은 부상은 그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게다가 주제 무리뉴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로 떠나면서 베니테스를 데려온 어수선한 상황이라 이들의 부상은 심각한 악재로 자리 잡았다.

과연, 인테르가 부상 악령에서 이겨내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인테르 (C) UEFA 공식 홈페이지]



박문수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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