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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진 "사람 통해 배워가는 배우…복에 겨운 직업이죠"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20.11.16 07:30 / 기사수정 2020.11.16 04:08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조우진이 가을과 겨울 스크린에서 저마다의 새로운 얼굴로 관객을 마주한다. 영화 '도굴'(감독 박정배)로는 전에 없던 유쾌한 에너지로 극에 활력을 더했다.

'도굴'은 타고난 천재 도굴꾼 강동구(이제훈 분)가 전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땅 속에 숨어있는 유물을 파헤치며 짜릿한 판을 벌이는 범죄오락영화.

조우진이 연기한 고분 벽화 도굴 전문가 존스 박사는 전 세계 고분지도가 뇌리에 박혀 있는 자칭 한국의 인디아나 존스. 손을 털고 인사동에서 관광객들에게 기념품을 판매하며 살고 있던 중 거절할 수 없는 강동구의 제안으로 다시 한 번 도굴의 세계에 나서게 된다.

조우진은 "좋은 쌀로 빚어낸 좋은 밥처럼 대사의 말맛이 좋았다고 해야 할까요. 유니크했죠. 당연히 시나리오도 재밌게 읽었어요. 또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인디아나 존스 박사의 캐릭터를, 시나리오를 통해서 이렇게 연기할 수 있게 된다면 더 즐거운 작업이 될 수 있겠다 싶었죠"라고 운을 뗐다.

"더군다나 근래 작품들이 제가 양복 입고 사람들을 괴롭히고 울리고 짜증나게 하고 화나게 하고 그랬었잖아요"라고 말을 이으며 너스레를 떤 조우진은 "관객 분들께서도 이제는 조금은, 미소를 짓게 만들 수 있는 저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시진 않을까 싶었죠. 반대로 또 그런 인물을 또 보신다고 하면 지루하거나 피로감을 느끼시진 않을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고요. 그런 때에 만났던 캐릭터라 더없이 반가웠어요"라고 진심을 전했다.


영화가 시작한 후 30여 분 후에 등장하는 조우진의 존재감은 더욱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다. 이제는 없어진 직업군의 사람인, '아재미'를 갖고 있다는 나름대로의 생각 아래에서 존스 캐릭터를 만들어나갔다.

조우진은 "화면에 있는 제 모습을 보고 좀 편안함을 느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죠. 한 줄기 미소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작업했거든요"라고 얘기했다.

조우진의 아이디어로 풍성해진 장면들도 여럿이다. 강동구가 존스 박사에게 작업을 제안하고, 수락하는 과정에서 존스 박사가 모자를 쓰고 일어나며 화면을 꽉 채우는 장면은 조우진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피라미드에 가서 이집트도 뜯는다'는, '내부자들' 속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 대사를 연상시키는 이 말도 조우진의 재치에서 비롯됐다. 조우진은 "그런데 너무 그 대사가 자연스럽게 지나가더라"며 머쓱해했다.

'도굴'의 주요 장면인 도굴 작업 장면을 촬영하면서는 수조 세트장 등에서 만만치않은 시간을 버텨내야 했다. 조우진은 "그런 수고로움이 있어야 또 좋은 장면들이 나올 수 있더라고요. 또 그만큼 힘들게 찍었을 때 좋은 반응이 오면 성취감도 크고요. 배우들에게 자기 파괴적인 본능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아요"라며 씨익 웃음 지었다.


''도굴'을 통해 시도했던 다양한 미술 등 영화가 품고 있는 요소들이 새롭고 독특했다'고 말을 이은 조우진은 "그런 부분들을 경쾌한 분위기로 받아들이며 편하게 보실 수 있다는 것이 저희 작품의 장점이라 생각해요"라며 영화를 향한 애정을 함께 내보였다.

쉼없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조우진은 4일 개봉해 상영 중인 '도굴'에 이어 12월에는 '서복'으로 두 편의 주연작을 내놓게 됐다. 현재는 영화 '외계인' 촬영까지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내가 출연한 영화를 알리는 것은 숙명이자 의무이지 않냐'라고 말을 더한 조우진은 "더 잘하고자 하는 마음이 커지는 것 같아요. 제 능력과는 상관없이, 저를 향한 기대치가 조금 더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해요. '더 잘해야 되는구나, 스스로 채찍질해야 되는구나'라고요"라며 의지를 다졌다.

"배우라는 직업은 정말 복에 겨운 직업"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밝혔다.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면서 보람을 찾을 수 있다는 행복감 못지않게, 제가 연기한 인물을 통해 또 한 사람에 대해 배워간다는 것이 그래요. 이번 '도굴'의 존스 박사가 가진 자유로움과 낭만 같은 것도 저의 것으로 체화시켜나갈 수 있다면 참 좋은 것처럼, 그렇게 된다면 배우로서도, 저의 삶도 풍성해지지 않을까 해요. 그래서 복된 직업이라 생각하죠. 그래서 더 잘하고 싶고요."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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