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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에 농락당한 인테르의 3가지 패인

기사입력 2010.11.03 12:04 / 기사수정 2010.11.03 12:05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디펜딩 챔피언' 인테르 밀란이 토트넘에 덜미를 잡혔다.

인테르는 3일 새벽(한국시각) 화이트 레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11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 A조 예선 4차전 토트넘과의 원정 경기에서 1-3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인테르는 토트넘과 승점 7점으로 동률을 이뤘으나 골 득실에 밀려 조 2위로 밀려났다.

애초 이날 경기에서 인테르는 주축 선수들의 대거 부상으로 선수 구성에 상당한 애를 먹었다.

이에 라파 베니테스 감독은 골키퍼 줄리우 세자르를 대신해 루카 카스텔라찌를 투입했고, 에스테반 캄비아소와 데얀 스탄코비치의 공백을 각각 설리 문타리와 조너선 비아비아니를 선발해 전술의 수정을 가했다. 반면 토트넘은 라파엘 판 데르 바르트의 결장이 예상됐으나 무난히 출전하며 저메인 데포와 레들리 킹을 제외한 주전 전원이 출전했다.

인테르를 농락한 토트넘

지난 3차전 원정 경기에서 3-4로 아쉽게 패했던 홈팀 토트넘은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펼치며 인테르를 압도했다. 그들은 팀의 주축 선수인 루카 모드리치와 가레스 베일을 중심으로 이 없이 잇몸으로 맞서는 인테르를 농락하며 일찌감치 기선을 제압했다.

이에 전반 18분 베일의 패스를 받은 모드리치가 인테르 수비진을 여유롭게 제치고 나서 패스를 한 것이 판 데르 바르트의 발에 걸렸다. 판 데르 바르트는 지체할 것 없이 곧바로 왼발 슈팅을 때려 선제 득점을 넣었다. 후반 16분에는 인테르의 수비진을 모두 제친 베일이 왼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쇄도하던 피터 크라우치가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반격에 나선 인테르는 후반 35분 주포 사뮈엘 에토오가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때린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이 골문으로 빨려들어가며 추격에 성공했다. 그럼에도, 후반 44분 이날 경기 최우수 선수 베일이 왼쪽 측면에서 인테르 수비진을 완벽하게 무너뜨리고 나서 크로스를 올렸고 파블류첸코가 차분하게 마무리하며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인테르의 패배 원인은?

이날 인테르의 패배는 3가지로 요약된다. 지난 시즌 트레블의 주역인 몇몇 선수들이 급격하게 폼이 저하됐으며 소극적인 여름 이적 시장에서 비롯한 얇은 스쿼드 그리고 감독의 안일한 전술이 이에 해당한다.

우선, 인테르는 팀의 주축이었던 마이콘, 루시우 그리고 베슬리 스네이더르가 급격하게 폼이 저하됐다.

오른쪽의 지배자 혹은 전술 그 자체라는 칭호를 얻으며 풀백의 교과서가 된 마이콘의 급격한 부진이 눈에 띈다. 자신의 전매특허였던 파괴력이 실종했고, 공수 양면에서 빼어난 모습을 보여줬던 지난 시즌과 대조적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모두 놓치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토트넘과의 2연전에서는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선 베일을 제대로 막지 못하며 공간을 내줬다.

물론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빌 샹클리 전 리버풀 감독의 명언처럼 마이콘의 부진은 일시적일 수 있다. 마이콘은 지난 4년간 인테르의 주축으로서 환상적인 시즌을 보냈다. 그럼에도, 이번 시즌 주력과 체력, 섬세함에서 모두 저하된 모습을 보인 점은 인테르의 불안요소 중 하나일 것이다.

루시우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 인테르에 입성하며 왈테르 사무엘과 함께 난공불락의 중앙 수비진을 형성했던 그는 철옹성 같은 수비력은 여전하지만, 노쇠화에 따른 스피드와 체력의 저하로 주력이 빠른 선수를 막기에는 무리다. 반면 스네이더르는 선수 개인의 부진보다는 베니테스의 전술과 맞지 않은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인테르는 지난여름 이적 시장에서 평소와 달리 상당히 소극적인 행보를 보여줬다. 전 시즌 트레블 달성으로 막대한 자금을 얻은 만큼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스쿼드의 양과 질을 향상할 것으로 보였으나 그렇지 못했다. 이에 선수들의 부상으로 생긴 공백을 원활하게 메우지 못하고 있다.

이날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인테르는 캄비아소와 스탄코비치가 결장해 하비에르 사네티와 문타리가 중원을 형성하는 체제로 경기에 임해야 했다. 이는 토트넘과의 중원 싸움에서 완벽하게 밀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베니테스 역시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홈 경기에서 인테르는 4-0으로 앞서 갔지만, 가레스 베일에 해트트릭을 내주며 가까스로 승리했다. 이에 이번 경기에서도 베일 경계령이 떨어졌다. 그러나 베니테스는 1차전과 마찬가지로 폼이 떨어진 마이콘에게 베일을 뒤에서 수비할 것을 지시했고 베일에 2개의 도움이나 내주며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사진= 베니테스와 캄비아소 (C) UEFA 공식 홈페이지]



박문수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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