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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되감기] 신애리·연민정? 주인공만큼 빛나는 '순옥드' 악역 계보 

기사입력 2020.10.24 10:00 / 기사수정 2020.10.24 08:22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맞아, 그 드라마 진짜 재밌었는데! 여러분에게도 추억이 담긴 나만의 인생작이 있나요. '명작:되감기'를 통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애청자들의 마음에 남아 있는, 그때 그 드라마를 다양한 시선으로 되짚어봅니다. <편집자주>

12년 전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한 드라마가 있다. 쇼킹하게도 가족 드라마에 불륜, 출생의 비밀은 기본, 4대 강력 범죄가 주요 단골 소재로 등장했다. 법도 윤리도 존재하지 않았고 오직 욕망 만을 쫓는 굵직한 이야기에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평일 저녁 7시 시간대에서는 이례적으로 평균 시청률 26.9%, 최고 시청률 37.5%(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던 드라마, '아내의 유혹'이다

'아내의 유혹' 이후, 김순옥 작가는 대표작 '왔다! 장보리'(2014), '언니는 살아있다!'(2017), '황후의 품격'(2019) 등 굵직한 작품들을 성공시켰고, 출연 배우들이 모두 조명받으며 스타 작가로 우뚝 섰다.

드라마가 가진 색깔이 분명해서 '장르가 김순옥'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단지 막장이라서는 아니다. 잔가지를 친 설정은 되려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부각시켰다. 악한 캐릭터들은 욕심을 부리다 스스로 파멸했고 언제나 그렇듯 인과응보의 결말로 통쾌함을 줬다. 

김순옥 작가는 한 인터뷰를 통해 "드라마 작가로서 대단한 가치를 전달하고 싶다거나 온 국민을 눈물바다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한다. 다만 오늘 죽고 싶은 사람이 내일을 기다리게 만드는 드라마를 쓰고 싶다"고 자신의 작품관에 대해 이야기했다.

단 한순간도 지루하지 않은 드라마, 또 어떠한 이야기로 우리를 긴장시킬지 기대되는 드라마. 시청자들이 '장르가 김순옥' 일명 '순옥드'에 열광하는 이유다. 

김순옥 작가는 오는 26일 첫 방송되는 SBS 새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로 돌아온다. 100층 펜트하우스의 범접 불가 퀸,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욕망의 프리마돈나, 상류사회 입성을 향해 질주하는 여자가 채워질 수 없는 일그러진 욕망으로 집값 1번지, 교육 1번지에서 벌이는 부동산과 교육 전쟁을 담은 이야기로 이지아, 김소연, 유진, 엄기준, 신은경, 봉태규 등이 출연한다.

상류층의 교육 이야기를 'SKY캐슬'이 매운맛이었다면 '펜트하우스'는 마라맛이 기대된다는 평이 쏟아지는 가운데 '순옥드'의 흥행 포인트인 악역 계보를 어떤 배우가 이어갈 것인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작품들을 되짚어 캐릭터가 고유명사가 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악역들을 모아봤다. 

◀'아내의 유혹'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신애리 (김서형) ■■■■□

죄책감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 없는 신애리. 자신 때문에 부모님이 돌아가셨지만 사고 보상금을 은재(장서희) 부모가 가로챘다는 오해에 은재 집안에 원한을 갖는 인물이다. 은재에 자격지심도 커서 연인이었던 은재의 오빠 강재(최준용)를 배신하고 은재의 남편인 정교빈(변우민)과 불륜을 저질러 아들 니노를 낳았다. 

불륜, 혼외자, 납치, 살인, 상해, 공금횡령  등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악행은 모두 다 저질렀다. 임신과 동시에 불치병에 걸린 후에도 은재와 함께 죽으려다 언덕 위를 굴러 유산을 했다. 끝엔 스스로 바다에 뛰어들어 이를 구하려던 정교빈과 함께 삶을 마감했다. 밉상이지만 번번이 점찍고 민소희로 돌아온 은재에게 당하며 시청자들에게 쾌감을 선사했다. 

명대사 "민!!! 소!!!!!!! 희!!!!!!!!!!!!!!!!!!! 가만두지 않을 거야"


◀'왔다! 장보리' 연민정 (이유리) ■■■■□


부모를 팔아먹은 것도 모자라 자식을 버린, 한국 드라마 사에 길이 남을 역대급 악역이다. 사고로 기억을 잃고 의붓자매가 된 장보리(오연서)의 그림을 배껴 1등을 했고 친모 도혜옥(황영희)을 술집 아줌마라고 칭하며 스스로 고아를 자처했다. 그 뿐만 아니라 애인 문지상(성혁)의 집이 기울자 아이를 낙태하려고 하고, 낳은 뒤에도 아이가 죽기를 바랐다. 

'아내의 유혹'에서 신애리가 구은재를 탓했듯 연민정도 장보리를 운명을 뺏으려 했다. 장보리가 양부모의 자식이라는 걸 알고 난 뒤에는 누명을 씌웠고,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고 나중에는 불법 침입, 협박, 명의도용, 사기, 살인 미수까지 저지르며 감옥에 갇혔다. 결국엔 낙태에 자살시도 실패 후 교도소에 수감됐다. 다행이라면 출소 후 가난한 국밥집 딸로 돌아와 과거를 후회하며 눈물을 흘렸다.

명대사 "당신.. 부숴 버릴 거야!!!!!"


◀'언니는 살아있다!' 양달희(다솜) ■■□□□

양달희는 신분 상승을 꿈꾸는 욕망 가득한 악녀다. 평생을 가난 속에서 온갖 수모를 겪으며 살았고 성공을 위해 옛 애인 설기찬(이지훈)의 5년 노하우가 담긴 연구 일지를 훔쳐 루비화장품 본부장 구세경(손여은)에게 넘기고 팀장 자리와 부유한 배경을 얻어냈다. 이계화(양정아)를 이용해 구세준(조유준)과 결혼하고 재벌가에 입성도 했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남을 이용하는 소시오패스 악역.

죄목도 살벌하다. 난폭운전으로 4중 추돌사고를 내 사망자 및 극중 인물들의 인생을 망쳤고 사고를 사망한 의붓아버지에게 뒤집어 씌웠다. 성공을 위해서라면 사기 결혼, 신분 도용, 도둑질, 살인 미수, 현장 조작, 임신 거짓말,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나락으로 떨어지던 중 특별출연한 연민정과도 조우하기도. 결국엔 모든 악행이 들통나 6년을 복역했고 시각장애인이 돼 홈쇼핑 상담원이 됐다. 다른 캐릭터들과 비교해 볼 때 약점이 많은 악역이기도 했다.

명대사 "형님(구세경)이나 닥쳐요. 전화받게. 여보세요?"


◀'황후의 품격' 태후 강씨(신은경) ■■■■■

재벌가가 아닌 가상의 황실이 배경이 됐다. 민유라(이엘리야), 서강희(윤소이) 날고뛰는 악역이 많았지만 최종 보스는 태후 강씨. 태후 강씨는 대한제국 굴지의 재벌가 딸이자 황실 권력을 움켜쥐고 있는 핵심실세다. 엄격한 궁 생활과 시집살이를 견뎌내고 큰 아들이자 황제인 이혁에 대한 비뚤어진 애정으로 산 괴물.

악행은 수도 없다. 황제의 어머니라는 권력으로 비자금 조성부터 살해, 살인교사, 살인미수, 살인방조, 사체유기, 사체은닉, 납치, 납치미수, 명예훼손, 증거인멸, 협박, 문화재 절도, 아동학대, 폭탄 설치, 유언장 조작, 마약(양귀비) 재배, 몰카 설치까지 눈엣가시가 되는 사람들을 이용하고 버리고를 수도 없이 반복했다. 결국 시위대가 계란을 던지자 메롱을 하고 재판장에서 발악하다 사형 선고를 받았다. 썩은 치아를 방치한 처참한 몰골에 정신을 놓은 마귀할멈이 됐다. 마지막까지 후회도 안 한 독보적 악역.

명대사 "(아들을) 죽일 수는 없죠. 황실을 유지시킬 유일한 내 꼭두각시인데"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방송화면 캡처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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