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인, 성폭력 피해 고백 "발작, 거식 시달려…범인은 또래男"

[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가수 장재인이 10년 넘게 고통 받으며 말하지 못했던 성폭력 피해를 고백한 가운데, 많은 누리꾼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장재인은 2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두 번에 걸쳐 장문의 글을 남겼다. 

먼저 장재인은 "오래된 앨범의 녹음을 끝낸 기념, 꾸준히 다닌 심리치료 호전 기념"이라면서 "이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11년 걸렸다"고 운을 뗐다. 

장재인은 17살 때 첫 발작이 일어났고, 18살 때 "입에 담고 싶지 않은 사건"을 계기로 극심한 불안, 발작, 호흡 곤란, 불면증, 거식, 폭식증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것만으로도 같은 일을 겪은 사람들은 무슨 일인 줄 알죠. 고생 많았다. 정말"이라고 위로했다. 

이어 장재인은 "치료를 한다고 했지만 맞는 의사 선생님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때 당시엔 병원가는 것을 큰 흠으로 여길 때라 더 치료를 못했다. 거기에 내가 살아왔던 환경도 증상에 크게 한몫 했다"고 밝혔다. 

이후 장재인은 29살이 될 때까지 "제발 진짜 조금만 행복해지고 싶다"라는 소원을 가졌다고 했다. 그러나 "그게 마음 먹고 행동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더라"는 장재인은 "긴 시간 병과 함께 성장했고, 이제는 그것이 나의 일부가 됐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꾸준한 치료를 통해 조금씩 증상들이 호전됐다는 장재인은 "18살에 앨범을 계획하며 내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말하기로 다짐했다. 그 이유는 내가 그렇게 행한 이들을 보고 힘을 얻어서다. 어릴 적, 나랑 똑같은 일 겪고 아님 다른 아픈 일 겪고도 딛고 일어나 멋지게 노래하는 가수들 보며 버텼다"고 밝혔다. 

덧붙여 "내가 받은 그 용기를 조금만이라도 전할 수 있다면 그럼 내가 겪었던 사건들도 의미가 생기지 않을까?"라며 "그런 생각이 최악의 상황에도 저를 붙잡았던 것 같고 지금도 그럴 수 있다면 마음이 좋겠다 싶다"고 말했다. 

장재인은 다음 게시물을 통해 18살 때 겪었다는 "입에 담고 싶지 않은 사건"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했다. 

"앨범은 그 사건을 계기로 시작됐다"고 말문을 연 장재인은 "그 이후 1년이 지나 19살에 범인을 제대로 잡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제게 그렇게 하고 간 사람은 제 또래의 남자였다"고 떠올렸다. 

장재인은 당시 범인 역시 다른 이들의 괴롭힘으로 인해 장재인에게 성폭력을 저지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겨울 길을 지나가는 저를 보고 '저 사람에게 그리 해오면 너를 괴롭히지 않겠다' 약속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장재인은 "그 아이 역시 피해자라면 '도대체 나는 뭐지?' '내가 겪은 건 뭐지?'란 생각에 가슴 무너졌다"면서 "이젠 조금 어른이 돼 분별력이 생겼지만 돌아보면 그때 '이 일이 생긴 것은 네 잘못이 아냐'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었다면 참 좋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든다"고 씁쓸해했다. 

이어 "생각보다 많은 성피해자들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수치심과 죄책감을 자고 살아가고 있을 거다"라며 안타까운 마음도 감추지 못했다.

장재인은 또 앞선 게시물에서 언급한 "나와 같은 일을 겪은 가수"를 보며 힘을 얻었다고 강조하며 "혹시나 아직 두 발 붙이며 노래하는 제가 같은 일,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들에게 힘이 됐음 한다"고 마음을 전했다. 

장재인이 10년 넘게 고통 받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내용이 담긴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괜찮다" "당신 잘못이 아니다" "힘든 시간 속에서 잘 견뎌내줘서 고맙다" "그동안 위로 얻고 치유 받았다" 등의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hiyena07@xportsnews.com / 사진=장재인 인스타그램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