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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수지김, 간첩 아닌 가족 위했던 '김옥분'…남편·안기부의 공작 [종합]

기사입력 2020.09.17 23:54 / 기사수정 2020.09.18 00:19

나금주 기자

[엑스포츠뉴스 나금주 기자] '꼬꼬무' 장트리오가 1987년 한 가족을 처참하게 난도질한 윤 씨, 안기부의 납북 미수 자작극 사건에 대해 밝혔다.

17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1회에서는 장도연, 장성규, 장항준 입담 장트리오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입담 트리오 장도연, 장항준, 장성규는 각자 이야기를 들어줄 친구 이현이, 송은이, 조정식에게 1987년 납북 미수사건에 관해 밝혔다. 1987년 1월 9일, 한 남자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공항에 등장한다. 그 남자의 첫마디는 "살았다는 생각밖에 없다"였다. 누군가 이 남자를 싱가포르에서 납치하고, 기적적으로 탈출한 것.


남자는 28살 윤 씨로, 윤 씨를 납치범에게 유인한 사람은 다름 아닌 윤 씨의 아내 수지김. 윤 씨는 한밤중 두 명의 남자가 찾아와 아내와 사라졌고, 이후 남자가 다시 찾아와 윤 씨를 어딘가로 데려갔다. 북한 대사관이었다. 북한공작원인 수지김이 윤 씨를 유인했다고. 대사관에선 아내가 평양에 있으니, 스위스에 들러서 정치망명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자고 했다. 윤 씨는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그로부터 17일 후, 홍콩 아파트 침대 밑에서 수지김의 시신이 발견됐다. 자살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고, 당시 언론에선 동료 공작원들이 한 소행이라고 추측했다. 윤 씨는 이후 어떤 삶을 살았을까. 윤 씨는 벤처사업가로 승승장구하다 2001년 수지김 살해 혐의로 구속된다. 모든 게 윤 씨의 거짓말이었다. 사건 당시 신혼집을 찾아왔다는 남자는 없었다. 윤 씨는 수지김과 다투다 수지김을 살해한 후 월북을 하기로 결심한다. 송은이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라며 놀랐다. 하지만 북한대사관에서 반응이 좋지 않자 윤 씨는 계획을 바꿔 거짓말을 꾸며낸 것.

이어 장트리오는 당시 안기부의 비공개 해외 전문을 공개했다. 안기부는 윤 씨가 거짓말을 했고, 북한에 자진망명을 기도했단 사실도 알고 있었다. 안기부는 기자회견을 보류하기로 했지만, 상황은 급반전된다. 기자회견을 그대로 하라는 지시였다. 이현이는 "다 알면서 쇼하라는 거네?"라고 분노했다. 외무부 직원들이 반발해서 현지 기자회견은 무산됐지만, 윤 씨는 공항에서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다.


장항준은 "윤 씨는 자기 거짓말이 탄로 난 지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라고 했다. 윤 씨는 남산 안기부 조사실로 끌려가고, 이틀 만에 모든 걸 자백한다. 수지김 시신이 발견되기 15일 전이었다. 수사 담당관이 부장에게 보고했지만, 사건을 묻으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송은이는 "어떻게 그럴 수 있냐. 온 국민을 기만하는 거 아니냐"라고 밝혔다. 

장도연은 "이 부장님이 누구인지 아냐"라고 밝혔다. 장세동 안기부장이었다. 전두환의 심기 경호를 했던 안기부장. 장항준은 "87년에 전두환 심기가 불편했다. 민주화의 열기가 전국으로 퍼져서 군사정권이 휘청거릴 때였다"라고 했고, 장성규는 "이 분위기를 뒤집을 카드가 떨어진 거다"라고 밝혔다. 

야당 인사 이름이 기자회견에 언급되도록 집어주기도 했다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었다. 실제로 윤 씨는 기자회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송은이는 "사실을 은폐한 것도 모자라서 가짜뉴스를 추가하란 거 아니냐"라고 분노했다.


안기부는 비밀이 새어 나가지 않게 마카로니 대책을 세웠다. 마카로니는 수지김을 부르는 암호였다. 신일구는 윤 씨의 암호명. 윤 씨는 3개월 동안 세뇌당한 후 안기부에서 풀려난 후 계속 감시당했다. 안기부는 홍콩 경찰의 수사 협조 요청을 거절하고, 국내 언론을 조종했다. 수지김 가족을 간첩사건인양 수사하는 모습을 보이라고도 했다. 노모를 구타하고, 여동생은 3살 아들과 함께 끌려갔다.

셋째 여동생은 시가 식구들이 언어, 육체적 폭력을 가해서 이혼했다. 아들을 양육하기로 한 남편의 가족은 아들을 절에 버렸고, 아들은 8년 동안 절에서 키워졌다고. 장도연과 이현이는 이에 대해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수지김의 어머니는 구타를 당한 후 그 충격으로 실어증에 걸렸고, 시름시름 앓다가 10년 후 사망했다. 수지김의 이름은 김옥분. 김옥분은 살해당하기 전까지 가족들을 위한 삶을 살고 있었다. 

윤 씨는 징역 15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심지어 장세동 안기부장과 관련자들은 처벌을 받지 않았다. 직무유기, 직권남용 공소시효가 만료되었기 때문. 장항준은 "우리를 모르게 만들었던 그 원흉들은 처벌받지 않았다"라고 했고, 송은이는 "법을 몰라서 하는 무식한 소리일 수 있지만, 공소시효가 필요한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특히나 반인륜적 국가 범죄는 공소시효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enter@xportsnews.com / 사진 = SBS 방송화면

나금주 기자 nkj@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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