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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를 바라보다:방송①] "디지털콘텐츠 많아질 것…참신한 기획 준비해야"

기사입력 2020.09.12 12:00 / 기사수정 2020.09.12 08:55


전례 없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가 전세계를 뒤흔든 지 반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사회 전반을 비롯해 방송•영화계 등 미디어 영역까지 영향을 받지 않은 부분이 없다. 이제는 코로나19와의 공존을 생각해야 하는 시대. 이에 엑스포츠뉴스가 창간 13주년을 맞아 방송•영화계 종사자들이 지난 상반기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느꼈던 바와 앞으로 계획 중인 대응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2020년 상반기는 코로나19에 의한,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시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송계도 이러한 시대 상황에 큰 타격을 입었다. 가장 먼저 영향을 받기 시작한 건 시청자들과 함께하는 예능프로그램. 관객과 함께하던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 '불후의 명곡', MBC '복면가왕' 등은 무관객 녹화에 들어간 지 오래다. SBS '인기가요', Mnet '엠카운트다운' 등 음악방송 역시 마찬가지다. 

야외 예능프로그램도 예외는 아니었다. 시민들의 집을 찾아가던 JTBC '한끼줍쇼'는 프로그램 특성상 제작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고, tvN '유퀴즈온더블럭'은 우연히 만난 시민과 토크를 하던 방식에서, 유명인을 섭외해 진행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해외에서 촬영하던 tvN '더 짠내투어', SBS '정글의 법칙' 등은 국내로 발걸음을 돌렸다. 방송사마다, 프로그램마다 나름의 해결책을 찾아 나선 셈이다. 

그나마 상황이 조금 나았던 드라마 촬영장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세에 끝내 타격을 입고 말았다. 드라마 출연 배우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에 줄줄이 촬영 중단을 하게 된 것.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수십 명의 스태프가 모여야 하는 현장 상황상 바이러스 100% 차단은 불가능했다. 

이러한 방송가 상황과 관련해 KBS 이훈희 제작본부장은 "이전에 우리가 해온 방식으로 제작하는 일이 불가능해졌고, 이에 방식을 바꿔가며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시도를 해왔다. 관중이 없는 음악프로그램은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퀄리티를 떨어뜨리지 않고 콘텐츠를 만드는 숙제를 계속해서 해결해야 한다. 새로운 경험을 하며 더 진화하지 않을까"라는 말도 덧붙였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이전과 다른 환경에 처해 있다. 배우들의 작품 오디션은 대면이 아닌 비대면, 영상 오디션으로 바뀌었다. 소속 연예인들과 동행하는 스태프들의 업무 환경 역시 달라졌다.

홍보활동에도 제동이 걸렸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2월부터 드라마, 예능 제작발표회는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 되고 있는 상황.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후에는 온라인 제작발표회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진행됐다. 으레 작품 종영 후 진행되던 배우들의 매체 인터뷰도 쉽지 않다. 화상 인터뷰 또는 서면 인터뷰가 최선의 선택이다.



매니지먼트사 A의 본부장은 "언택트 시대를 그대로 체감하고 있다. 작품 오디션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게 가장 와닿는 부분"이라며 영상 오디션, 화상 오디션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인데,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야 사람의 매력적인 부분이 더 많이 어필되지 않나. 그런 부분이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눈컴퍼니 성현수 대표 역시 "대면 미팅을 진행하며 감정적 교류를 통해 서로의 상황을 조율 했던 이전과 달리, 비대면 미팅이 많아지는 코로나 시대는 '어떤 방법으로 서로의 상황을 이해시키고 맞춰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을 찾아나가는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코로나19 속 느낀 바를 전하며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 시대에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렵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방송계 관계자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다. 콘텐츠 소비자들의 생활 환경이 변한 만큼, 그 변화를 따라가겠다는 것. 또한 코로나 시대 이전보다 더 다양한 콘텐츠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짚었다.

채널A 이진민 CP는 "촬영부터 아이템 선정까지 분명 어려운 점이 많다"면서도 "그러나 어려운 시기는 분명 지나갈 것이고,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더 증가할 것이라 예상한다"며 "비슷한 프로그램이 히트를 치던 방송가에 전혀 다른 포맷이 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기획자들이 상상력의 경계를 없애고 더 참신한 기획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BH엔터테인먼트 강정우 본부장도 '콘텐츠의 힘'이 커질 것이라 짚었다. 강 본부장은 "카카오M, 스튜디오드래곤, 제이콘텐트리 등 제작사들간의 협업을 중심으로 탄생할 콘텐츠들이 가져올 변화에 주목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채널이 늘어나고 플랫폼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실험적인 장르와 스토리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가 만든 '언택트 시대'에 맞게 OTT 플랫폼과 숏폼 콘텐츠는 방송계의 새로운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영상 산업이 급변한 상태이지만, 코로나 시대 이후 웹콘텐츠와 OTT 플랫폼이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등은 이미 자리를 잡았고, 최근 카카오의 카카오TV가 새롭게 OTT 시장에 발을 들인 바 있다.



홍보사 더틱톡 권영주 대표는 "코로나 시대를 맞아 언택트 문화, 디지털 콘텐츠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50인 이하가 모여 만들 수 있는 것도 온라인 콘텐츠뿐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로 적은 인원이 만드는 디지털 콘텐츠가 더 많아지지 않을까"라며 "'방송국이 세다', '지상파가 세다' 이런 게 없어졌고, 전문가가 중요하지 않은 시대가 됐다"는 생각을 밝혔다.

BH엔터테인먼트 강 본부장 또한 "넷플릭스 아시아국가별 인기콘텐츠 순위에 한국 드라마가 대거 포진해 있고, 전 세계 시장이 한국 콘텐츠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에 작품 보는 시야를 넓히고 과감한 도전을 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OTT 플랫폼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 내다봤다. 

제작사의 경우 이러한 소비자들의 변화에 더욱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드라마·영화 제작사 B의 관계자는 "언택트 시대를 맞아 자택에서 쉽게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의 중요성을 절감한다"며 "특히 글로벌 IP들이 재소비되는 것을 보고 '재미있는 이야기'의 힘을 더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 시대 이후 배급사든 소비자든 더더욱 오래 지속될 수 있는 IP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 본다"며 "글로벌에 소구할 수 있는 강력한 IP를 구축하는 데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니지먼트사 겸 제작사 이엘라이즈 김동업 대표는 "'집콕' 문화가 유행하면서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실내에서 즐길 거리를 찾게 된다"며 "비대면 활동이 증가하는 코로나 시대에 맞춰 실내에서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웹 영상콘텐츠 제작 사업의 확대를 우선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 창작자들과 함께하는 MCN 사업의 성장을 코로나19 시대 큰 변화로 꼽으며 "MCN 사업, 커머스 사업을 신규로 준비 중"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코로나19 펜데믹으로 방송계가 큰 타격을 입은 상황이지만 방송사, 제작사, 매니지먼트사 등 업계 종사자들은 '다음'을 내다보고 발 빠르게 대응책을 찾아 나가고 있다. 이와 관련 홍보사 PRJ 박진희 대표는 "언택트 시대에 맞게 다양한 변화가 있을 것이고, 일의 패턴도 조금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늘 그랬듯 변화의 흐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방향성을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dpdms1291@xportsnews.com / 사진 = KBS, MBC, SBS, tvN, 넷플릭스, 카카오

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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