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JTBC 수목드라마 '우리, 사랑했을까'에는 답답한 마음을 속 시원히 뚫어주는 고민상담소가 있다.
바로 들어갔다 나오기만 하면 기똥찬 열쇠 하난 쥐고 나온다는 ‘수키바’다. 그곳에 사장으로 있는 강숙희(김영아)는 때로는 묵직한 메시지를, 때로는 가슴 따뜻한 힐링의 메시지를, 또 때로는 번뜩이는 해결책을 무심히 던져주며 통쾌한 활약을 펼쳤다. 계속 곱씹고 싶은 그녀의 명언 세 가지를 꼽아봤다.
# “꽃을 피우든 흙을 묻히든 끝장은 다 봐야지”
답답할 때면 찾아오는 ‘수키바’의 단골 손님은 단연 노애정(송지효 분)이다. 싱글맘이자 워킹맘으로 살아온 14년의 세월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기 때문. 애정의 집주인이자 정신적 지주인 숙희는 그때마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 날도 애정은 잠적한 왕대표(김병춘) 때문에 10억 5천의 빚을 지게 된 상황에 이어, 14년 만에 재회한 구남친 오대오(손호준)가 이 위기를 헤쳐나올 열쇠를 거머쥐고 있자 절망했다. 절대적으로 그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구여친에게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던 대오가 순순히 따를 리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숙희는 한 때 비싼 위스키만 담았지만 이제는 용도를 다해 화분이 된 잔 하나를 보여주며 “그래도 갈 때까지 가봐야 하지 않겠어”라고 조언했다. “꽃을 피우든 흙을 묻히든 끝장은 다 봐야지”라는 것. 인생은 끝까지 가볼 때까지는 모르는 것이라는 숙희의 말에 애정은 10전 11기의 불굴의 정신을 다시금 불태웠다.
# “나무는 움직이지 않는다고요. 다른 데를 공략하라고요”
14년차 독수공방 싱글맘 노애정에게 어느 날 4명의 남자가 작정한 로맨스를 퍼주며 동시에 다가왔다. 하지만 오랜 시간 로맨스가 없었던 애정의 인생에 남아 있는 연애 세포는 얼마 없었다. 일찍 과부가 된 팔자를 애정이 닮은 것만 같아 미안해 더더욱 딸이 결혼하는 것을 보고 싶은 엄마 향자(김미경)는 그래서 걱정이었다. 14년 간 딸 하늬(엄채영)만 바라보고 살았던 애정의 마음을 돌리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인 것만 같았다. 그런 향자의 고민과 애정의 지난 삶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숙희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나무는 움직이지 않는다고요. 다른 데를 공략하라고요”라며 이미 ‘고목’이 된 애정 말고 남자들을 공략하라는 묘수를 일러준 것. 딸을 위해 엄마 향자가 움직인 순간이었다.
# “원더우먼하겠다고 하면 옆에서 슈퍼맨 하면 되지”
애정은 결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 ‘고목’이라는 것을 꿰뚫어 본 숙희는 그녀에게 물을 주고, 햇빛도 쐬고, 바람도 쐬게 만들 남자, 오대오를 공략했다. 숙희의 혜안에 의하면 대오는 싸가지는 없을 것 같아도 진심은 있는 남자였기 때문. 자신이 하늬의 아빠라는 것을 알고 혼란스러워하는 대오에게 “매 순간 제 생각뿐인 엄마도 할머니도 다 채워 주지 못하는 게 있는 모양인데, 빈 속 채워 줄 아빠가 있으면 좀 나아지려나”라며 넌지시 하늬가 아빠를 얼마나 그리워했는지를 알려준 이유였다. 그래서 더 애정에게도 하늬에게도 직진했지만, 애정은 신데렐라가 아닌 원더우먼을 하겠다며 완강하게 버텼다. 사기가 꺾인 대오에게 숙희는 그게 별거냐는 듯 “원더우먼하겠다고 하면 옆에서 슈퍼맨 하면 되지”라며 기똥찬 해결책을 쥐어줬다. 그 조언은 대오가 애정에게 다 퍼주겠다며 또다시 직진할 수 있게 만든 원천이 됐다.
제작진은 “숙희의 활약이 끝나지 않았다. 종영까지 단 2회분만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숙희가 또 어떤 빼어난 열쇠를 누구에게 쥐어주게 될지 끝까지 관심을 가지고 봐달라”고 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묵직한 힐링 캐릭터 숙희의 활약이 기대되는 ‘우리사랑’은 매주 수, 목 오후 9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JTBC스튜디오, 길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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