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미지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굿걸'은 힙합, R&B, 아이돌 등 장르를 가리지 않은 여성 아티스트들이 등장해 명품 컬래버레이션 공연을 펼쳐 Mnet이 주는 퀘스트 상대를 통과해 Mnet의 돈을 터는 프로그램.
효연, 치타, 에일리, 제이미, 이영지 등 상대적으로 대중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는 참가자들도 있었지만 슬릭, 퀸와사비, 윤훼이, 전지우, 장예은 등 대중이 그동안 몰랐던 아티스트들을 집중조명하며 시청자들 혹은 음악팬들에게 새로운 음악세계의 확장을 불러오기도 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특히 '페미니스트' 슬릭과 '19금' 퀸와사비는 등장부터 종영까지 캐릭터는 캐릭터대로, 서사는 서사대로 만들어내며 '굿걸'의 화제성 점유율을 높이 가져가기도 했다.
슬릭은 언더 씬에서는 대다수가 아는 여성 래퍼이지만, 그를 아는 모두가 "저 사람이 방송에 나온다고?"라고 할 정도로 놀랐던 인물. 실제로 Mnet 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를 저격하기도 했던 슬릭은 프로그램이 끝나자 '마음이 열려있는 순두부', '비장한 순두부' 등의 애칭을 얻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최효진PD는 슬릭의 섭외과정에 대해 "알음 알음 물어 물어서 본인 전화번호를 따냈는데, 처음에는 무서워서 작가님한테 전화해달라고 했었다. 팀 콘셉트라고 이야기를 했고, 일단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했다. 팀 콘셉트고, 여성 아티스트들만 나오는 프로그램이니까 슬릭이라는 아티스트가 기존에 갖고 있던 기조와도 잘 맞을 수 있으니까 나와서 어울려 보면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만나서 전했다"며 "경쟁이 없다고는 이야길 하지 않았다. 그건 거짓말이 되니까. 그러나 경쟁이 관점에 따라서 변할 것 같다고는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전화하기조차 무서웠던 슬릭이지만 실제로 만나본 슬릭은 열려 있는 마인드를 가진 친구였고, 무엇보다 팀 콘셉트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고.
최효진PD는 "슬릭은 '팀 콘셉트라고 하니까 만나서 이야기 들어나볼까'라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하더라. 들어보더니 재밌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슬릭은 '크루 탐색전'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그대로 드러냈지만, 다른 아티스트들에게는 "어렵다", "함께 컬래버를 한다면 힘들 것 같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최효진PD는 "슬릭의 첫 무대 'HERE I GO'는 바로 반응이 오는 콘셉트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했다. 녹화가 끝나고 생각을 했는데, 가사가 어려운 단어가 많아서 뒤에 띄워줬으면 이해가 더 쉬웠을텐데 라고 생각했다. 가사를 좀 봤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걸 못 해줘서 좀 아쉽고 안타깝긴 했었다"고 말했다.
슬릭과 마찬가지로 자기 색깔을 완전히 드러내는 퀸와사비의 섭외는 어떻게 이뤄졌을까. 최효진PD는 섭외를 진행하게 되었을 때 아무래도 여성 래퍼 바운더리에 있는 아티스트들을 샅샅이 알아보면서 퀸와사비의 존재를 알았다고 전했다.
이어 "어떤 성격인지는 만나보지 않고서는 모르는 것이고, 그 전에는 음악이나 보이는 걸로만 봐야 하는데 처음에는 제작진 내에서도 섭외 시도 찬반이 반반으로 갈렸었다. 그래서 내가 '만나보기라도 해보자'라며 제작진들을 설득했었다"며 "크루탐색전 찍고 나서 녹화 현장 분위기가 있지 않나. 연예인 특별관객단 반응을 보면서 '이런 반응이면 시청자들한테도 반응이 세게 가겠다' 싶었다. 첫 녹화 끝나고나서 제작진들이 '섭외하길 잘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아티스트, 음악사업부, 제작진 등이 모여 수십 개의 공연을 만들었던 '굿 걸'. 최효진PD에게는 하나하나가 소중한 공연이었겠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을 묻자 고심에 빠진 모습이 돌아왔다.
"연출하기 너무 재밌었던 공연들이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이 모두 좋았다. 그래도 하나만 꼽자면 슬릭X퀸 와사비의 '잘 나가서 미안'을 말하겠다. 노래가 일단 너무 좋았고, 둘의 상징성(페미니스트, '19금' 퍼포먼스)을 안 해치면서 지향점을 잘 찾아낸 것 같아서 좀 센스에 감탄했다. 노래가 중독성이 있어서 여름에 듣기 참 좋은 노랜데, 현장에 관객들이 있었다면 같이 따라하고 했으면 재밌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기억에 많이 남는다."
어떻게보면 양 극단의 음악적 지향점에 서 있는 두 사람이 '굿 걸'을 하면서 가장 절친해졌다고.
슬릭과 퀸 와사비의 조합 그리고 퍼포먼스를 보면서 시청자들 그리고 음악팬들 역시 '굿 걸'이 추구하는 '다양한 바운더리에 있는 여성 아티스트들이 함께 무대를 만들며 시너지를 내는 것'에 대한 감동을 가장 많이 느꼈을 것이다.
Mnet의 '건강한 경쟁 포맷'을 기획하고 방영 중 오랜 시간과 노력을 끌어모아 수십개의 공연과 음원을 낳아 시청자들을 즐겁게 한 최효진PD가 종영의 기쁨과 해방감을 만끽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또 많은 이의 가슴을 설레게 할 프로그램을 들고 나올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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