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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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김응수·김영철, 자고 일어나니 화려한 조명이 날 감싸네 [밈:트렌드가 되다①]

기사입력 2020.06.28 10:30 / 기사수정 2020.06.27 10:3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밈(Meme)이란 단어가 익숙할 터다.

'밈'은 원래 그리스어로 모방을 뜻하는'미메시스(Mimesis)'와 '유전자(Gene)'의 합성어다. 영국의 진화생물학자이자 ‘이기적 유전자’의 작가 리처드 도킨스에 의해 만들어진 단어인데, 문화적 요소들이 마치 유전자처럼 자신을 복제하며 진화하는 현상을 뜻한다. 

현재는 유튜브나 블로그, SNS 등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행동 양식 혹은 이미지나 영상, 즉 인기 있는 콘텐츠로 쓰인다. 기억하기 쉽고 중독성을 갖고 있는 콘텐츠라면 무엇이든 '밈'이 될 수 있다. 밈의 열풍을 등에 업고 화려하게 부활한 연예계 대표 주자를 짚어본다.  

♦ 김응수, 아이언드래곤의 강제 전성기 '함박웃음’

과거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영화나 드라마 속 인물, 대사가 뒤늦게 발굴돼 인기를 얻는다. 김응수는 2006년 개봉한 영화 ‘타짜’의 곽철용 캐릭터 덕분에 광고 블루칩으로 떠오르는 등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곽철용은 17살부터 건달 생활을 한 인물이다. ‘묻고 더블로 가’, ‘돈이라는 게 말이야 독기가 쎄거든?’, ‘어이 젊은 친구, 신사답게 행동해. 보름 후에 다시와’, ‘화란아, 나도 순정이 있다. 네가 이런 식으로 내 순정을 짓밟으면 마 그때는 깡패가 되는 거야’, ‘마포대교는 무너졌냐?’ 등의 대사가 재조명됐다.

김응수는 최근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곽철용 신드롬은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다. 14년 전에 끝난 건데 갑자기 난리가 났다. 촬영하러 휴게소나 식당에 가면 젊은 친구들 열 몇 명이 뛰어온다. 13번 봤냐, 20번 봤냐라고 서로 묻더니 열 몇 번밖에 안 본 친구에게 뭐라고 하더라. 깜짝 놀랐다. 곽철용이 뭐가 좋기에 저렇게 봤나 싶은데 재밌어서 그런 거다. 또 현실을 반영했다. 취직도 어렵고 사회적으로 어려우니 곽철용으로라도 갖고 놀고 싶은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 김영철, 사딸라 아저씨로 역주행

김영철 역시 '역주행' 인기를 불렀다. 2002년부터 2003년 방영한 SBS 드라마 ‘야인시대’는 세월을 뛰어넘어 밈으로 새롭게 탄생한 대표적 예가 됐다. 중년 김두한 역할을 맡았던 김영철은 6.25 전쟁 당시 미군 군사물자를 운반하던 노동자의 임금협상 테이블에서 4딸라를 앵무새처럼 반복하며 밈을 만들어냈다.

김영철은 지난해 MBC ‘라디오스타’에서 “대본을 읽으면서 대사의 뉘앙스를 준 거다. ‘사딸라’는 사령관과 만나 협상을 하는 장면이었다. ‘누가 기침 소리를 내었는가'도 대본을 읽었는데 재미가 없었다. 한톤으로 읽으니 밋밋해서 고민했고 억양을 넣었다”며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야인시대’에서 중년의 김두한을 연기하며 카리스마를 분출했던 그는 그 당시에는 태어나지도 않은 청소년들에게 ‘4달러 아저씨’라 불리며 인기를 얻었다. 김영철은 “중년 김두한이 나오고 시청률이 확 떨어졌지만 결국엔 ‘사딸라’로 나만 살아남았다. 음악 시상식에서 ‘사딸라’를 외쳤더니 젊은 친구들이 난리가 났다. 20대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너무 고마웠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 비, 1일 3깡은 기본 '다시 온 전성시대'

가수 비의 전성시대가 다시 왔다. ‘월드스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2000년대 유일무이 남자 솔로 댄스 가수이자 댄스계 ‘레전설’(레전드+전설)이던 그는 ‘깡’으로 또 한번 부흥기를 맞았다.

2017년 12월 발매한 앨범의 타이틀곡 ‘깡’은 차트 100위에 진입도 못한 채 조용히 활동을 마무리했다. 허세 가득한 가사와 패션, 춤 등 트렌트를 비껴갔다는 평을 받으며 실패작으로 끝났지만 3년 후 뒤늦게 온라인에서 인기가 몰아쳤다. 유튜브 영상에 달리는 재밌는 댓글들이 입소문을 타 조회수가 폭발했고 이후 노래에 중독된 이들이 늘어났다. 

무엇보다 주목받은 건 비의 쿨한 반응이다. 한때 조롱의 대상이기도 했지만 이를 재치 있게 활용하는 통 큰 모습을 드러내며 호감을 샀다. MBC ‘놀면 뭐하니?’에서 주접 댓글까지 스스럼없이 읽으며 만족했고 '금기사항'을 담은 시무 20조에 대해서도 적절한 타협을 하면서 예능감을 자랑했다. 깡팸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모습으로 큰 웃음을 주기도 했다.

비는 “신기했던 것보다 별로였던 거다. 옛날에 댄스 가수라고 하면 무대를 부숴야 했다. 이제는 카메라를 보는 게 촌스러운 거다. 너무 춤을 잘 춰도 촌스럽다"라며 "라며 셀프디스로 '깡'의 인기를 분석했다.

그러면서 “너무 서운하다. 왜 1일 1깡을 하냐. 하루에 3깡 정도는 해야한다. 아침 먹고 깡, 점심 먹고 깡, 저녁 먹고 깡. 식후깡까지 해야 한다. 하루에 12깡까지 하는 친구를 봤다. 요즘 예능보다 내 댓글 읽는 게 너무 재미있다"라며 대인배 면모를 보여줘 스스로 제2의 전성기를 만들어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방송화면, 스틸컷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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