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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백' 홍경 "자폐성 장애, 추측해서 연기하지 않으려 했어요"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20.07.03 07:00 / 기사수정 2020.07.03 00:06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훈훈한 비주얼에 뛰어난 연기력까지, 앞으로가 기대되는 배우 홍경이 영화 '결백'(감독 박상현)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결백'은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막걸리 농약 살인사건, 기억을 잃은 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린 엄마 화자(배종옥 분)의 결백을 밝히려는 변호사 정인(신혜선)이 추시장(허준호)과 마을 사람들이 숨기려 한 추악한 진실을 파헤쳐가는 무죄 입증 추적극.

홍경은 극중 정인의 동생이자 화자의 아들인 정수 역을 맡았다. 스물여섯 살의 청년이지만 열 살 아이 정도의 지적 능력을 보이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인물로 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된 엄마 화자의 곁을 지킨 목격자이자 정인에게 결정적 실마리를 제공하며 이야기의 중심에 선 캐릭터다.

'결백'이 첫 스크린 데뷔작인 홍경은 "언론배급시사회 때 스크린에 나오는 제 얼굴을 제대로 봤는데 많은 감정이 들더라. 배종옥, 허준호 선배님, (신)혜선 누나, (태)항호 형이 있는 화면 안에 제가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다"며 "아직은 스크린 속의 제 모습을 보는 게 어색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홍경은 자폐성 장애를 가진 캐릭터 정수를 실감나게 열연하며 언론과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결백' 박상현 감독은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홍경은 오디션 때부터 눈이 살아있더라. 자폐 연기라고 하면 척을 한다거나 틱을 넣어서 연기하는데 이 친구는 달랐다. 역할을 위해서 직접 학교를 가서 봉사를 해왔더라. 캐릭터 연구를 제대로 하는 디테일한 부분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자폐 친구들을 생각하는 태도나 진심이 참 좋았다. 가장 오디션이 치열했던 역할이었는데 만장일치로 합격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홍경은 "너무 하고 싶었던 작품이라 오디션을 보기 전에 복지관이나 특수학교를 찾아가서 그분들의 생활을 지켜보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부모님과 교사분들과의 관계는 어떤지 공부했다"면서 "제가 그곳을 다녀와서 느꼈던 건 그들이 결코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점이었다. 오히려 비장애인보다 순수하고 더 섬세하게 감정을 느꼈다. 다만 표현하는 방법이 다를 뿐이었다. 때문에 연기를 할 때도 제 개인적인 생각을 담아 추측해서 연기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영화 개봉 이후 리뷰와 댓글을 많이 찾아보고 있다는 홍경은 제일 기억에 남는 반응으로 주변에 장애를 가진 아이의 부모님을 지인으로 두고 있다는 한 관객의 글을 떠올렸다. 그는 "정수 역을 연기한 배우가 겉모습뿐만 아니라 내면의 생동감을 잘 불어넣어 준 것 같아 고맙다는 글을 보고 오랫동안 생각에 잠겼다"며 "개인적으로 요즘 고민이 많았는데 어떻게 연기를 해나가야 할지 조금은 답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홍경은 '결백'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신으로 극중 화자가 재판 도중 검사에게 신문을 받을 때 방청석에 앉은 정수가 손톱을 만지는 장면을 꼽았다. 그는 "그 장면에서 정수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뒤늦게 반응한다. 신에 방해되지 않으면서 가만히 있지 않아야 하는 캐릭터의 생동감이 좋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난히 힘들었던 신으로는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 '한 대 맞으면 두 대'를 골랐다. 홍경은 "저는 그 신을 코미디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엄마에게 애착이 강한 정수가 엄마에게 받은 교육이었고 이 아이에게는 반드시 따라야 하는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맞고 난 다음에 즉각적으로 때려야 하는데 상대 배우를 한 번에 잘 때려야 하는 게 정말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현장에서 많은 도움을 준 선배 연기자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홍경은 "아직 경험이 없고 시작하는 단계라 미숙한 점이 많았을 텐데 선배님들이 열린 마음으로 알려주시고 대해주셨다. (배)종옥 선배님은 먼저 다가오셔서 맞춰보자고 해주셨고, 질문이 있을 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보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정말 큰 힘이 됐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어 "(신)혜선 누나는 촬영에 들어가는 순간 눈빛과 호흡 대사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상황에 몰입되는 무언가가 있었다. 저처럼 경험이 없는 배우에게는 도움이 많이 됐다. 개인적으로 매 작품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모습들이 젊은 배우들에겐 로드맵이라고 생각한다.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지가 됐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홍경이 바라본 '결백'은 어떤 영화였을까. 그는 "영화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은 저마다 다른 생각으로 영화의 메시지를 받아들인다는 점이 아닐까. 그런 면에서 제 생각을 말하는 게 조심스럽지만 제가 '결백'을 보고 느꼈던 건 가족에 대한 사랑이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가족 구성원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됐다"고 털어놨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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