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MBC 드라마 ‘꼰대인턴’은 여느 오피스물과 달리 코믹하고 독특한 전개로 호응을 받았다. ‘살짝 돌은 드라마’로 기억되길 바란다는 신소라 작가의 말처럼, 각양각색 캐릭터가 총집합했다.
그 중에서도 이태리는 유독 눈이 가는 캐릭터다. 거듭된 서류 광탈 끝에 준수식품 마케팅영업팀에 합류한 신입 인턴이다. 패기 넘치는 열정 만수르와 의욕 상실을 왔다갔다하는 ‘감정 기복 돌아이’로 활약했다. 특이하면서도 상큼 발랄한 매력을 발산해 활력소 노릇을 톡톡히 했다.
수목극 1위를 유지하며 최종회만을 앞둔 가운데 배우 한지은은 “사실 실감을 많이 하지는 못하고 있긴 하다. 너무 많은 분들이 재밌게 봐주시고 태리도 많이 사랑해줘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촬영이 엊그제 끝났는데 정이 많이 들어 아쉬움도 크다”라고 이야기했다.
배우들과 정이 많이 들었기 때문에 ‘꼰대인턴’의 마지막 촬영 현장은 뭉클했다.
“저는 결국 못 참고 (눈물을) 터트렸어요. 다들 잘 참으시더라고요. 쳐다보면 눈물이 날까봐 서로 일부러 눈을 많이 안 쳐다본 것 같아요. (김)응수 선배님도 눈물을 훔치고 계시고 (박)해진 오빠도 눈시울을 빨개지더라고요. 쳐다보면 안 되겠다, 마인드컨트롤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촬영을 했던 것 같아요. 마지막에는 촬영장에 가기 싫었어요. 원래 잘 울어요. (웃음). 저는 정이 많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럴 때 정이 없는 게 아니구나, 정이 많은 데 없는 척 한 건가 라는 생각이 들어요. ‘멜로가 체질’ 때도 많이 울었어요. 감사하게도 좋은 분들과 작업해 매번 정이 들어요.”
마케팅영업팀 멤버들과 함께한 시간이 많아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 시종 서로를 배려하는 분위기였단다.
“한정된 공간에서 매일 같이 앉아 있잖아요. 이게 정말 직장인가 할 정도로 아지트 같은 느낌이어서 편안하고 좋았어요. 무엇보다 사람의 힘이 컸던 것 같아요. 우리끼리 하는 얘기가 감독님이 캐스팅을 정말 잘하신 것 같다는 거였어요. 각자 캐릭터의 색깔과 닮아 있어요. 기본적으로 배려도 너무 잘해주시고 유하고 자기 걸 챙기기보다는 남을 배려해주고 이끌어주는 분들이 다 모여 있어서 빨리 친해질 수 있었죠.
응수 선배님은 저희와 다른 연배이신데 동등한 입장으로 먼저 다가와 주셔서 빨리 친해진 것 같아요. 선배님이 먼저 열어주셔서 우리끼리 더 쉬웠어요. 해진 오빠는 우리 중에 제일 오빠인데 중심을 잘 지켜주시더라고요. 티 나지 않게 뒤에서 받쳐주는 느낌이 들었고 중심을 잘 지켜줘 즐겁게 열심히 촬영했어요.”
한지은 역시 그 속에서 제 몫을 해냈다. 이태리는 알고 보니 박해진이 그토록 찾던 라면 뮤즈였는가 하면,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등 통통 튀는 매력을 자랑했다.
“태리의 ‘똘끼’가 좋았던 것 같아요. 태리는 굉장히 날 것 같은 인물이라고 파악했어요. 할 말을 정확하게 하잖아요. 용기가 강한 걸 수도 있지만 그만큼 순수함이 남아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순진한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이 하고 싶은 말 많아도 그것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학습된 것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불이익을 당할까봐 두려움도 있을 거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는 것도 있고요. 이게 예의이자 개념인 것처럼 어느 순간 정의를 내려버린 것 같아요. 튀면 잘못 된 거로 학습된 것 같은데 저 역시도 그런 부분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슬프더라고요. 그래서 태리의 똘끼가 마음에 들었어요.”
말 속에 이태리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그는 “태리라는 친구를 많이 좋아했고 아직 캐릭터에서 못 빠져나왔다”며 말을 이어갔다.
“태리를 연구하고 연기하면서 느낀 건 오히려 태리가 한지은이란 사람에게 힘을 준 것 같아요. 항상 당차고 밝고 씩씩하고 표현도 아끼지 않고 솔직하게 내면의 것들을 표출해요. 밝은 면이 많아요. 저도 밝은 점이 많아 닮은 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촬영하다보면 정서적, 육체적으로 힘들 때도 있잖아요. 그럴 때마다 다운되고 힘 빠질 때가 있는데 내가 태리가 돼 연기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밝아야 하는 거예요. 큰 힘이 됐어요. 처음에는 속으로 힘들어서 밝은 걸 못 할 것 같은 데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억지로라도 하다 보면 정말 밝고 즐거워지더라고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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