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9.02 09:52 / 기사수정 2010.09.02 09:55
[엑스포츠뉴스=김혜미 기자] 1년간의 장기프로젝트는 이미 막을 내렸다. 그리고 무한도전은 이제 마지막 방영분을 앞두고 있다. 프로레슬링이란 종목을 선택해서 시작한 지 딱 1년.
그들은 프로레슬링이란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것을 선택해 예능이란 TV 안으로 집어넣어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그들 스스로 끝을 향해 달려갔다.
예능은 대본이다. 현실이 아닌 짜인 연극 같은 무대다. 시청자들도 그 정도쯤은 다 알고 있고 그렇기에 연예인들이 TV에 나와서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말을 하든 그 모습을 투명한 유리벽 너머로 보고 있다.
아무리 리얼 버라이어티라고 해도 모든 게 다 '리얼'일 수는 없으니까. 예능은 현실이 아닌 일종의 무대다.
무한도전은 이런 무대에서 프로레슬링을 끌어와 1년간의 장기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초반 방영될 땐 사람들의 말이 참 많았다. 재미도 없고, 왜 하냐는 등의 말들도 많았고 시청자들은 그들이 레슬링을 하는 모습에 그다지 큰 관심을 두진 않았다. 그럼에도, 그들은 잡아놓은 목표를 향해 묵묵히 연습하고 달려갔다.
시청자들이 알 수 없는 시간, 볼 수 없는 공간에서 그들은 연습을 해왔다. 그 모습의 일부가 지난주 방영분에 담겼다.
그런 사람들에게 무한도전은 역시나 말이 없다. 그들은 단지 아무 말 없이 그들의 모습만을 보여줄 뿐이다. 예능이라는 무대 안에서 그들은 레슬링 대회라는 현실을 향했다. 그 달려가는 모습 또한, 그들의 현실이었다. 예능이라는 무대 안에서 그들의 현실을 보여준 셈이다.
왜 그런 위험한 걸 하는지, 왜 그렇게까지 하는지에 대한 대답은 이미 무한도전에서 충분히 보여왔다고 하면 과언일까. 그들은 이미 숱한 도전을 해왔다.
무리하다고 할 수 있는 여러 가지를 완벽하게는 아니어도 해냈다고 할 수 있는, 성취했다고 할 수 있는 그 끝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들은 그 모습으로 말한다.
예능이라는 틀 안에서 말하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이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면, 이 정도까지 할 수 있다는 모습을 얘기한다. 이번 레슬링도 그중의 일부일 뿐이다.
젊은 사람도 아닌, 평균 30대 이상 사람들이 낑낑거리며 바닥을 헤매고 내던져지고 아파한다. 그것은 예능이라는 무대가 아닌 현실이다. 그들은 일부러 더 아파하지도, 일부러 더 괜찮다고 하지도 않는다.
물론 못하겠다고 투정을 부리고, 극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은 예능일 수도 있다. 이렇게 무한도전은 현실과 예능을 아주 자연스럽게 넘나든다. 어디까지가 무대고 어디까지가 현실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물론 분명 위험한 부분은 있다. 정형돈의 뇌진탕이라든가 심할 정도로 그들이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도가 정말 심한 게 아닌가 얘기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지극히 당연하다. 어찌됐든 그들의 목표를 떠나서 그 과정이 필요 이상으로 위험하고 힘들다면 자칫 주객이 전도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하려는 목적은 알겠지만 제작진들은 사람들의 우려 깊은 목소리를 주의 깊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어쨌든 프로레슬링을 배우는 그들은 프로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니까.
1년간의 기나긴 장기프로젝트는 이번 주에 막을 내린다. 경기는 끝났지만, TV 밖에서 그들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그들의 마지막 여정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들이 도착한 그 끝은 적어도, 그들이 시청자들에게 말하고 싶은 진심일 것이다. 굳이 시청자들에게 통하려 애쓰지도 않는다. 단지 그들은 해왔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뿐이다. 그런데 왜 그렇게 힘든 일을 하냐고? 그들은 '무한도전'이다. 단지 그들이 내건 타이틀에 걸맞은 일을 하고 있는 것뿐이다.
그 길이 설사 생각보다 거칠고 보기 언짢아도 그 순간순간 임하는 그들의 마음가짐은 적어도 예능이라는 짜인 틀은 아닐 테니 말이다.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