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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수업' 박주현 "행복하기엔 선 넘은 아이들, 결말 현실적이라 좋아"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20.05.09 10:00 / 기사수정 2020.05.08 18:29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박주현이 '인간수업' 규리가 되기 위한 과정들을 털어놨다.

'인간수업'은 돈을 벌기 위해 다른 친구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범죄를 저지른 지수(김동희 분)와 범죄의 중심에 선 민희(정다빈), 자신을 억압하는 부모에게 반항하기 위해 지수의 범죄에 가담하는 규리(박주현), 민희의 남자친구이자 일진 기태(남윤수)까지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어버린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박주현은 '인간수업'에서 지수의 위험한 동업자 배규리 역을 연기했다. 부유한 집과 털털한 성격, 비상한 머리로 친구들 사이에서 핵인싸로 통하는 규리는 자신을 억누르는 부모의 높은 기대를 조롱하듯, 죄책감 없이 지수의 범죄에 가담하는 인물이다.

지난 8일 엑스포츠뉴스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박주현은 "규리는 감독님도 네 명 중 가장 어려워했던 캐릭터였다"며 "정의를 내리기 어려웠고, 글을 어떻게 입체적으로 표현해야 할지가 관건이었다"고 운을 뗐다. 

박주현은 "규리는 고등학생이라 자기도 모르게 감정이 표현되기도 하지만 다른 또래들보다 감정 컨트롤이 월등한 친구였다. 같은 표정과 말투인데 어떻게 섬세하게 표현해야 하나 고민했다. 또 어떤 사람들을 만나느냐에 따라 태세가 달리지는 캐릭터다. 규리 본연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 목표를 섬세하게 정리하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오히려 심플하게 다가갔다. 성인인 제가 성인의 입장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들의 상황을 생각하면 연기를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규리는 명백히 범죄를 저질렀고 그 대가를 받아야 하는 인물이니까. 그런데 (연기를 하려면) 그 친구에 대해 공감하고 교감을 해야 했다. 그래서 학창시절에 실현하지 않았지만 꿈꿨던 반항심(?) 들을 많이 떠올렸다. 또 부족한 부분들은 관련 기사들을 많이 읽었다. 또 청소년 범죄자들을 상담하는 정신과 선생님을 만나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인간수업'에서는 학교 폭력을 비롯해 청소년들의 성매매 알선 등 충격적인 10대 범죄들이 소재로 등장한다. 

박주현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꽤 됐지만 저의 학창시절에도 학교 폭력과 청소년 범죄는 많았다. 실제로 눈앞에서 본 적도 있어서 그런 문제들은 생소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성범죄 같은 경우는 들어만 봤던, 실제로 보지 못한 일이라 많은 공부가 필요했다. 대본을 처음 봤을 때는 작가님이 쓰신 섬세한 글이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이 대본이 날것이구나. 미화되지 않은 현실을 보여준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내가 연기를 해야 한다면 현실적으로, 꾸밈없이 연기해야 한다고 마음 먹었다"고 회상했다. 

남동생 두 명이 있다는 박주현은 "동생들이 있어서 그런지 마음이 더 아프게 다가왔다"며 "실제로 기사를 보면 (드라마보다) 더 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많더라.  이런 일들이 묻히기도 하고 가해자들이 법적인 대가를 충분히 받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불편하겠지만 '인간수업'을 통해 우리가 직시해야 하는 현실을 보고 한 번쯤은 깊이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소년 범죄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도 밝혔다. 박주현은 "우선 범죄를 저지른 학생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 책임을 지기에는 한없이 작은 존재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만약 규리 같은 친구들을 실제로 만나게 된다면 가장 먼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마음의 무게들 들어주는 것부터 시작할 것 같다. 아이들에게 '하지 마'라고 한다고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해석의 여지를 남긴 열린 결말에 대해서는 "만족한다. 제가 규리를 연기했지만 시청자 입장에서 봤을 때도 그들은 행복하기에 이미 많은 선을 넘지 않았나 싶다. 응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한 것 중에 하나가 결말이었다. 미화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느낌이라 좋았다"며 "시즌2가 제작됐을 때, 이들이 과연 개과천선할 수 있을까 상상해보면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청소년들이 감당하기에 너무 많은 강을 건넜고 너무 많은 사람들을 아프게 했다. 행복과 점점 멀어지는 그들의 모습이 그려진다"고 답했다. 

끝으로 박주현은 '인간수업'에 대해 "제가 주연으로서 세상에 인사를 드리는 첫 작품이기도 하지만 제목 그대로 저에게 많은 수업이 된 작품이다. 베테랑 김진민 감독님을 만나 연기적으로도 굉장히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또 사회의 일원으로, 어른으로서도 많이 성장하지 않았나 싶다. 저에게 있어서는 지금 '인간수업'이 최고의 작품이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넷플릭스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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