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전아람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가수 라디(Ra.D)가 지난 6일 새 싱글 'Open It Up'(feat. 진보)을 발표했다. 'Open It Up'은 펑키한 트랙 위 경쾌한 리듬과 통통 튀는 신디사이저 음들의 조화가 돋보이는 곡이다. 오프너의 소리와 함께 절정으로 이루어지는 부분은 탄산음료와 같은 청량함도 선사한다.
특히 가수이자 히트 프로듀서로 활약하고 있는 진보가 피처링으로 참여해 라디와의 긍정적인 시너지를 발휘하는 것은 물론, 답답한 일상 속 웅크린 마음을 따뜻한 가사까지 돋보이고 있다.
대표곡인 'I'm In Love', '엄마'와는 180도 다른 분위기의 곡인 'Open It Up'을 들고 돌아온 라디를 만나 신곡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라디의 일문일답.
Q. 라디의 노래는 '가사'가 공감되고 와닿는다. 작사 노하우가 있나.
"'Goodbye(굿바이)' 같은 노래는 버스를 타고 가면서 쓴 곡인데 내려야 하는 목적지까지 30분이 채 안걸렸다. 목적지에서 내려야 하는데 마지막에 3~4 단어가 생각이 안나서 안내렸다. 생각 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내렸다. 버스에서 그 잠깐동안 멜로디랑 가사까지 다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가사를 쓰는 노하우라기 보다 누구에게 노래를 주고 싶으면 집중해서 만든다. 'Happy Birthday'라는 노래도 헌정곡인데, 딱 지정된 날짜에 노래를 만들어 선물해주고 싶었다. 그러면 집중하게 되고 그런 상황이 있다. '엄마'도 어머니에게 들려드리고 싶은 타이밍이 있었다. 그 시간에 집중하면 가사가 나온다."
Q. 방송 계획은 없나.
"코로나19로 공연이 많이 틀어졌다. 상반기에는 공연을 많이 하고 중, 하반기에는 정규 앨범을 만드는데 집중하자고 했는데 그게 틀어졌다. 사실 방송도 큰 에너지다. 그러나 늘상 해왔던 생활 패턴이 아니기 때문에 방송을 하는 것이 쉽지 않더라. 저는 방송인이 아니라 실수할까봐 걱정도 많이 된다. 방송을 스스로 선호하고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지금은 오히려 유튜브나 SNS를 통해 소통하는 방식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은 음악 작업을 열심히 하고 싶다."
Q. 함께 협업해보고 싶은 뮤지션이 있다면.
"신승훈 선배님의 '그랬으면 좋겠어' 리메이크 버전을 프로듀싱 했다. 피처링도 참여했는데 그 경험이 즐겁고 신선했다. 존경하는 선배님이자 친한 형님과 함께해 좋았다. 송창식 선배님과도 언젠가 작업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 어떤 식으로든 참여해서 꼭 찾아뵙고 싶다. 송창식 선배님의 라이브 카페가 있는데 함춘호 선배님과 같이 연주하시는 공연이 있다. 일부러 찾아가서 맨 앞자리에서 기를 받고 온다. 아직 함께 하자고는 수줍어서 말씀을 못 드리고 있는데 찾아가고 싶다."
"후배 중에서는 아이유와 작업을 했었는데 제가 곡 프로듀싱을 하고 약간 피처링에 참여한 적이 있다. 반대로 아이유의 피처링을 받고 싶다. 크러쉬와 자이언티도 좋은 뮤지션들이라고 생각한다. 제 음악을 듣고 자랐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한 번 같이 작업해보고 싶다."
Q. 내년이면 데뷔 20년차인데 소감이 어떤가.
"스스로에게 굉장히 대견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 안에 슬럼프도 많았고 어려운 일도 많았다. 음악을 놓고 싶은 순간도 많았는데 다시 시작하게 됐다. 결국엔 사람이었던 것 같다. 사람들 사이에서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는데 즐거움이 없어질 것 같은 시기를 지나서 사람들을 만나고 용기를 얻고 시작한 것 같다. 제 스스로에게 대견하다는 칭찬을 해주고 싶다. 해오던 방식대로가 아니라 계속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상태가 돼서 다행이다."
Q. 슬럼프는 언제 왔나.
"지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신인을 발굴하는 회사의 대표로 있었다. 제가 신인들을 발굴하고 제작했다. 그 작업을 하는동안 재미도 있었지만 굉장히 많은 에너지가 들어갔다. 결국 번아웃이 왔다. 그 시기가 좋기도 했지만 끝나고 나서는 음악을 안 만들고 싶었다. 음악을 만드는 것보다 차라리 세상에 재미있는 것들이 너무 많으니 그런 것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 중 하나가 스카이다이빙이다. 200번 넘게 뛰었다. 운전도 열심히 하고 가장 열심히 했던 것은 무에타이를 했다. 음악이 아닌 다른 것을 찾다 보니까 지금은 무에타이의 고수가 됐다. 스카이다이빙도 라이센스가 있다."
Q. 어떤 가수로 기억되고 싶나.
"가장 바라고 원하는 것은 스펙트럼이 넓은 뮤지션이고 싶다. 그리고 계속 시도하고 도전하고 고인물이 아닌 흐르는 물 같은 뮤지션 됐으면 좋겠다. 끝까지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Q. 차트 욕심은 없나.
"사실 차트 1위도 해봤고, 그 이후에 음원을 낼 때마다 20위 안에 들었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음원시장 환경이 많이 바뀌고 제가 오래 떠나있던 시절이 있어서 차트인을 하는 것에 연연하지는 않는다. 물론 하면 좋지만 차트인 하기 위해 눈치를 보고 공식에 따르려고 하다 보면 재미가 없어질까봐 경계를 하고 있다. 제가 하고 싶고 그걸 가장 잘하는 것이 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Q. 최종 목표가 있다면.
"일단 올해 정규 앨범을 잘 마무리 하는 것이 목표다. 최종적으로는 언젠가 세계적인 음악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빨리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 돼서 공연을 하고 싶다. 방송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직접 소통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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