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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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코빅', 좌절 대신 찾은 돌파구 [코로나19가 바꾼 방송 풍경①]

기사입력 2020.04.10 10:00 / 기사수정 2020.04.09 15:03

이송희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송희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개그프로그램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방송가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역시 비상이다.

현재 KBS 2TV '개그콘서트'와 tvN '코미디빅리그'가 공개코미디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두 프로그램은 나란히 무관객 녹화를 결정했다.

앞서 지난 2월 5일부터 KBS 2TV '개그콘서트'는 무관객으로 녹화를 진행했다. 당시 제작진은 "코로나 추가 확진자 발생에 따라 관객들의 안전과 확산예방차원에서 관객 없이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따라서 현재까지 '개그콘서트'는 스튜디오에서 코미디언들이 모여 촬영을 이어가고 있다. 스튜디오에 모인 개그맨들은 자신들이 짜온 콩트를 공개하며, 함께 방송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을 선택해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

연출은 맡은 박형근 PD는 코로나19의 여파가 공개코미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아무래도 관객이 없으니 공개 코미디를 하기 조금 어렵다. 매주 다른 내용의 포맷을 만들어야 한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새롭게 변화를 시도한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3주 전부터 그간 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도전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게 야외촬영이다. 물론 시간적인 부분과 일적인 부분이 힘들긴 하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렇게 도전을 해야할 때가 아닐가 싶다"고 말했다.

현재 공개코미디를 약 20년 째 이어오고 있는 '개그콘서트'. 일각에서는 이런 사태가 '위기'가 아니냐는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정작 '개그콘서트' 녹화 현장의 개그맨들은 다르다고. 박형근 PD는 "지금은 오히려 우리가 웃음을 줘야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코미디언들도 다같이 '다른 웃음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으쌰으쌰하고 있다"고 반응을 설명했다.

또한 "코로나가 위기일 수도 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기회'일 수도 있다"며 "틀을 깨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결과는 시청자들이 평가하겠지만, 이렇게 도전하고 노력해보는 것도 좋다고 느낀다"고 솔직한 답을 전했다.


'코미디빅리그'도 마찬가지다. 특히 '코미디빅리그'는 관객들이 각 프로그램에 표를 던지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관객 녹화로 받을 타격이 더욱 우려됐던 터.

하지만 지난 2월 24일, 방청신청을 취소한 '코미디빅리그'는 묘안을 내세웠다. 방청객에 관객 대신 코미디언들을 앉히며 함께 리액션을 유도한 것이다. 방청객에 앉은 코미디언들은 리얼한 상황을 이끌어내는 것은 물론, 유쾌한 리액션을 하면서 색다른 재미까지 선사하고 있다.

'코미디빅리그'를 연출하고 있는 안제민 PD는 관객석에 코미디언들을 앉힌 이유에 대해 "처음에는 단순하게 비워진 객석을 채울 생각이었다. 첫 무관객 녹화를 보면 평상이나 의자를 깔아놓은 걸 볼 수 있다. 비어보이는 객석을 조금이라도 채워보고자 했던 궁여지책이었는데, 연기자들의 리액션만 살려도 객석이 비어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물론 녹화 시간이나 제작에 있어서 변수를 줄일 수 있다는 부분이 장점일 수 있지만, 현장의 반응을 알 수 없다는 것은 힘든 점이 아닐 수 없다.안제민 PD는 "시청자들이 저희 코너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또 연기자들이 코너 진행과 더불어 리액션까지 함께 해주다보니, 체력적인 소모가 큰 편"이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연기자들의 숨은 노력이 또다른 탈출구가 된 만큼, 안제민 PD는 "코너 연습할 시간에 객석에 앉아야 하니 체력소모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리액션마저도 콩트화하는 노고에 고맙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렇게 코로나19 상황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가 비상사태에 접어든 가운데, 공개코미디들 역시 관객들과 호흡하는 것을 잠시 중단했다. 무관객 녹화가 언제까지 계속될 지 알 수 없지만 '개그콘서트'는 연기자들을 한 자리에 불러모아 각자의 콩트를 함께 보고, '코미디빅리그' 역시 개그맨들이 관객석에 앉아 각자 코너에 반응하는 모습은 분명 닮은 부분이 있다.

좌절 대신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두 개그 프로그램이 앞으로 또 어떤 변주를 보여줄까. 

한편 '개그콘서트'는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되며, '코미디 빅리그'는 매주 일요일 오후 7시 45분 방송된다.

winter@xportsnews.com / 사진 = KBS 2TV, tvN

이송희 기자 wi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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