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아무도 모른다' 속 볼수록 인간적인 악당, 태원석의 존재감이 회를 거듭할수록 빛을 발하고 있다.
태원석은 SBS 월화드라마 '아무도 모른다'에서 백상호(박훈 분)의 보육원 친구이자 그가 운영하는 밀레니엄 호텔의 보안실장 고희동 역을 맡아 카리스마와 유쾌함을 오가는 매력적인 연기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달 31일 방송된 '아무도 모른다'에서는 고은호(안지호) 추락 사건의 전말이 공개됐다. 이러한 가운데 고희동(태원석)은 백상호를 따르며 고은호의 추락을 막으려 하는가 하면, 이후 그의 실수로 일이 잘못될 것을 우려한 백상호의 잔혹한 지시에 고군분투하는 모습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고희동의 다양한 면면이 그려졌다. 계획과는 다르게 일이 꼬여가고 있었고, 이에 백상호는 일이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차근차근 되짚어갔다. 이어진 회상 장면에서 고희동은 장기호(권해효)를 잡기 위해 그의 뒤를 쫓았지만 큰 몸으로 인해 눈 앞에서 놓쳤고, 역으로 갇혀버린 허딩기 가득한 면모를 드러냈다.
어디가 잘못된 거 같냐는 백상호의 물음과 함께 또 한 번 그날의 회상이 시작됐다. 간발의 차로 고은호를 놓친 고희동은 맨손으로 줄을 끌어당기는 괴력을 발휘했지만, 그 순간 고은호가 벨트를 풀어 추락하고 말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계략이 펼쳐졌고 고희동은 완강기 안의 도르래를 교체한 뒤, 정신을 잃은 최대훈(장재호)을 자살로 위장해 살해했다. 잔인한 일을 하면서도 경건하게 기도를 하는, 상상을 초월한 악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고희동의 실수는 계속됐고 백상호는 더 이상 용납하지 않았다. 도르래를 교체할 때 길이는 고려하지 못한 고희동의 손엔 상처까지 남았다. 백상호의 눈빛에 끝내 고희동은 주방으로 갔고 기름이 끓고 있는 웍에 체념한 듯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가 증거를 없애기 위해 손을 넣었음을 암시하며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렇듯 태원석은 악랄한 백상호를 따르는 악당 캐릭터에 인간미를 부여, 천연덕스러운 연기로 표현해내며 긴장감 있게 흘러가는 극에 여유를 불어넣었다.
특히 태원석은 심각한 분위기에서 순간순간 눈치 없이 찬물을 끼얹고, 예상치 못한 실수로 백상호를 위기에 빠뜨리는 고희동의 웃픈 상황을 맛깔스럽게 승화시켜 극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더욱이 고희동을 그동안 봐왔던 악역의 조력자 캐릭터와는 결이 다른 연기로 담아내며 자칫 밉상이 될 수 있는 캐릭터를 특유의 매력과 탄탄한 연기력으로 소화, 안방극장에 신선함을 안겼다.
'아무도 모른다'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9시 4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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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