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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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치훈 어머니, 아들 투병 과정 공개…"코로나19, 신천지 아니다" [전문]

기사입력 2020.03.31 16:57 / 기사수정 2020.03.31 16:57

신효원 기자

[엑스포츠뉴스 신효원 인턴기자] 지난 19일 급성 패혈증으로 세상을 떠난 '얼짱시대' 출신 故 이치훈의 어머니가 아들의 투병 과정을 공개했다.

31일 故 이치훈의 어머니는 아들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치훈이의 투병일기"라며 운을 뗐다. 먼저 그는 "신천지 아니다. 해외 안 나갔다. 대구 간 적 없다. 외출은 한 달에 2번 정도였는데 2주 전 잠시 외출이 마지막이었다. 확진자와 동선 겹치는 것도 없다. 우리 아들은 코로나가 아닙니다. 24시간 붙어 있는 나이 많은 제가 무사한 게 증거다"라고 전했다.

이후 故 이치훈의 투병 과정이 나열됐다. 고인은 지난 10일 임파선염으로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약을 처방받았다.

그러나 지난 14일 고열과 몸살에 시달렸고, 다시 병원을 찾아 독감 검사를 진행했다. 독감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았으나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16일에는 "도저히 원인을 모르겠으니 대학 병원으로 가라"라는 말에 강남 세브란스 병원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는 격리병실이 없으니 다른 보건소나 성모병원에 가서 코로나19 검사를 하라고 했다고.

그의 어머니는 1339에 전화해 상황을 알리기도 했다. 돌아오는 대답은 "저희가 어떻게 해드려야할까요?"였고, "강남 보건소는 폐쇄 되었을 거다. 코로나19 검사를 할 조건이 하나도 없는데 이비인후과 원장님의 검사 필요하다는 소견서를 가지고 강남성모병원으로 내일 가보세요"라는 답변을 들었다.

다음날 고인과 어머니는 함께 강남 보건소로 향했다. 그는 말을 제대로 못할 정도로 증상이 악화됐고, 어머니의 말도 이해하지 못하며 눈의 초점이 풀리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119에 도움을 요청했고, 다시 강남 세브란스에 도착한 그들은 30분 만에 격리 병동으로 입원, 세균성 뇌염 판정을 받았다.


18일 어머니는 의료진에게 "콩팥, 폐에 염증이 있다. 뇌는 모든 걸 관장하기에 매우 위험하다. 항생제와 스테로이드를 쓸 거다"라는 말을 들었다. 이어 보건소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아들이 살겠다는 희망을 가지며 다시 MRI를 비롯한 검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19일 새벽쯤 故 이치훈은 호흡은 문제가 없으나 심박수가 170까지 오르고, 손이나 발, 가슴 등 피부에 변색이 오기 시작했다고. 1시 30분경 그는 수면 상태로 기도삽관 중 심정지가 왔고, 몇 시간 뒤인 오전 5시 의료진은 "이미 뇌파는 안 잡히고 심정지 상태가 오래됐는데 더 이상은 몸에 손상만 더 한다"라며 소생술을 중지하는데 동의를 해달라고 전했다.

이후 진행된 주치의와의 면담에서 어머니는 "세균성 염증이었는데 왜 감염 내과가 아닌 신경과였냐. 자력 호흡을 하는 아이를 굳이 수면 상태로 만들어 기도 삽관을 해야 했냐"라고 물었다. 주치의는 "뇌였기 때문이다. 기도삽관은 기본이다. 반드시 해야 하는데 좀 더 빨리 응급실에서 했어야 했다"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고인의 어머니는 "사망진단서에는 "직접사인~패혈증 원인~뇌염 "이라 기재되어 있다. 아직도 모르겠다.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아니면 최면상태인 건지... 그냥 꿈이기를 간절히 바라며 어서 깨고 싶습니다"라고 적으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다음은 故 이치훈의 어머니가 올린 투병 과정 전문.

치훈이의 투병일기 no1.

"신천지 아닙니다. 해외 안 나갔어요. 대구 간적 없어요. 외출은 한 달에 2번 정도였는데 2주 전 잠시 외출이 마지막이었어요. 확진자와 동선 겹치는 것도 없어요. 우리 아들은 코로나가 아닙니다. 24시간 붙어있는 나이 많은 제가 무사한 게 증거예요ㅠ 우리 아들은 지금 많이 아픕니다. 근데 열이 나서 코로나 의심을 받아 치료를 못 받고 있으니 코로나가 아니라는 증명이 필요해서 코로나 검사를 해서 어서 치료를 받아야합니다ㅠㅠ"

위의 말은 엄마가 평생 살면서 같은 말을 너무 많이 해서 이제 떠올리기만 해서 공포스러워 온몸이 저려온다ㅠ
이제부터 제 아들의 그 가슴 아픈 1주일의 상황을 일일이 물어보고 알고파하는 지인들께 말하기가 아파서 이곳에 적을까 해요.... 조금 길더라도 끝까지 읽어주세요.

3월 10일
"엄마 목 옆에 약간 부운 듯 아파" 그래서 이비인후과를 가니 "가벼운 임파선염입니다" 약을 먹으면서 지냈는데

3월 14일 토요일
열이 많이 나니 몸살이 함께 오나 보다 생각하며 오후까지 문을 여는 다른 이비인후과를 가게 되었어요. 3시에 문을 닫아서 마지막 환자로 2시 40분에 도착해서 임파선염 얘기하며 맨 위에 얘기를 의사에게 했더니 독감 검사를 해보자 하여 바로 실시~독감은 1도 없다고 하네요. 너무 힘이 없으나 시간상 월요일에 링거를 맞으러 다시 오기로 했어요. 일단 해열제가 추가되니 조금 기운을 차려서 밥도 먹고 했는데.... 열이 쉽게 떨어지지 않아서 힘들어하다

3월 16일 월요일
일찍 다시 이비인후과로 가서 링거를 맞는 중에 토를 하며 식은땀이 비 오듯 내려서 링거 빼고 "도저히 원인을 모르겠으니 당장 대학병원으로 가세요" 집으로 와서 가까운 강남 세브란스로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입구에서 열재고 수많은 질문들... 또 위에 말을 합니다ㅠ

근 한 시간을 질문.. 질문... 들어갔다 나왔다 하더니 지금 격리병실이 없으니 내일 보건소나 성모병원 가서 코로나 검사를 하라고 해서 기가 막혔습니다. 또 말을 합니다 "우리 아들은 코로나가 아닙니다. 내일 가서 검사하면 시간이 많이 지체되니 입원을 원하는 게 아니고 지금 여기서라도 코로나 검사를 해주세요. 그래서 음성이 나오면 내일 오전이라도 치료받을 수 있게..." 안 된답니다. 안된답니다!!! 저녁에 집으로 와서 죽을 끓여줬더니 한 스푼 넣으려다가 바로 올려버렸습니다.

1339에 전화를 해서 여태껏의 상황을 말했더니 "그래서 저희가 어떻게 해드려야 할까요?"하네요ㅠ 아... 말문이 막혔지만 내 아들 살려야 해서 말문을 열었습니다. "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려고 전화했어요... 1339잖아요" "강남보건소는 폐쇄되었을 거예요. 코로나 검사를 할 조건이 하나도 없는데 이비인후과 원장님의 검사 필요하다는 소견서를 가지고 강남성모병원으로 내일 가보세요"

3월 17일
강남보건소에 전화하니 폐쇄되지 않았고 소견서 들고 어서 오라고 하네요. 보건소로 가면서 아들에게 뭔가를 물었는데 가만히 보며 뭐라고 답을 하는데 혀가 굳어가는 건지 외계어를 하는 듯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해서 놀랐지만ㅠ 일단은 코로나 검사가 우선이어서 보건소 가서... 아들이 말을 못 하니 함께 들어가서 소견서와 함께... 또 위에 말을 다 해야 했어요ㅠ 빠르면 1일, 늦어도 2일 안에 문자로 결과를 보내준답니다.

집으로 왔습니다. 아들은 말문을 닫았습니다... 계속 올리고 올리고 올리고... 오후 3시 엄마가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 인지하지 못하며 오후 5시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눈의 초점이 풀리기 시작해서 무서움에 119로 도움 요청을 했습니다.

또 위에 말을 고함치듯 울며 말해야 했습니다ㅠ 살려주세요 우리 아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코로나가 아닙니다. 제발 빨리 와주세요.....

다시 119와 함께 강남 세브란스에 도착했어요. 119와 가니 30분 만에 격리병동으로 일단은 입원이 되었어요. "세균성 뇌염인 거 같아요" CT 찍고 척수 물 빼서 검사하고... 끊임없이 피를 빼고.... 보건소에 검사 결과 긴급 요청했으니 내일 아침 9시에 연락 와서 코로나 아니면 일반 응급센터로 옮길 겁니다

피가 마르는 밤!! 전염병 환자처럼 격리되어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화장실도 못 가는 15시간!!! 맥박을 재는 기계는 고장이 나서 계속 삑삑거리는데 교체도 안 해주네ㅠ 그래도 좋다. 우리 아들 살기만 하면 된다..

치훈이의 투병일기 no2.

3월 18일
그렇게 밤을 꼬박 새우고 아침 8시! 주치의는 복도에서 철통 무장 30분 하고 병실로 오셔서 "세균성 뇌염, 콩팥에도 염증이 있고, 폐에도 염증이 있습니다. 뇌는 모든 걸 관장하기에 매우 위험합니다. 세균, 바이러스제, 항생제와 스테로이드를 쓸 겁니다"

9시가 되자 보건소에서 "음성 판정"연락이 왔으니 일반 응급센터로 옮기자고 해서 아... 우리 아들 살겠구나! 희망을 가지며 격리병동을 탈출해서 다시 mri 찍기를 비롯한 검사를 시작했어요.

아... 우리 아들이 엄마를 바라보네 "훈아~내가 누구야? 아줌마니?" 고개를 저으려는 시늉을 합니다 "그래.. 그럼 엄마니?" 끄덕입니다. 아... 그래! 감사합니다. 우리 아들은 살았습니다. 엄마를 알아봅니다. 그러나 똘만이와 심바를 물으니 모른다고 고개를 저어버리네요..

오후 1시 소변줄을 끼우려고 하는데 너무 아픈가 봅니다. 말문을 닫아버린 내 아들이 엄마를 너무 아프다는 고통의 눈으로 바라보며 처음이자 마지막 말을 고함치며 외칩니다. "엄마... 엄마... 엄마....." 훈아야. 조금만 참자. 미안해. 미안해ㅠ

오후 2시 30분
할 수 있는 게 항생제 바이러스제 스테로이드뿐이니 일반 병실로 옮긴다고 합니다. 일반 병실로 가서 자꾸 일어나려고 합니다 어지러울텐데ㅠㅠ 침대를 위로 올리고 안아서 일으키려는데 엄마를 먼저 꼭 안고ㅠ 저의 등을 가늘게 세 번 토닥토닥~해주네요ㅠ 그 모습을 옆에 환자 간병 이모가 보고는 "아이고 참 착한 아들이구나. 엄마 고생한다고 토닥토닥을 하네. 효자다" 하시네요. 일어나고 싶어 했지만 10초를 못 버티고 누워버립니다.

그 후 엄마가 움직일 때마다 시선이 언제나 엄마를 바라보길래 자꾸 마스크를 내렸습니다 "훈아. 엄마야. 엄마 맞아. 어서 힘내야 돼. 빨리 집에 가자. 알았지?. 어서 집에 가자" 가만히 쳐다봅니다. 그때는 마스크 때문에 엄마 확인하려고 저렇게 바라보나 했는데... 이제야 생각하니 "엄마. 나는 떠날 텐데... 우리 엄마 나 없으면 못 살 텐데... 어떡하지?" 하는 마음이었나? 하는 생각에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입니다.

밤 11시경 동맥혈 체취, X레이 촬영 후 병실로 와서

3월 19일
새벽 즈음 자력 호흡에 문제가 없으나 심박수가 170까지 오르고 손발, 가슴 옆구리 등 피부에 변색이 와서 간호사 호출하고 응급실 자리가 없어 스테이션으로 옮긴 후 산소 포화도가 낮아 기도 삽관술을 시행하겠다고 하더니 1시30분경에 수면상태로 기도삽관중 심정지가 왔다고 합니다.

"코드블루"의료진 호출 심정지 상태 몇 번을 반복하고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4시 30분경 엄마의 허락이 있어야 소생술을 멈출 수 있다고 하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 매달렸습니다 살려달라 애원했습니다. 가까이 가서 부르게 해달라 했습니다 "훈아야.. 엄마 여기 있어 엄마 목소리 들리지? 아들아... 제발 엄마 목소리 듣고 돌아와야 한다. 훈아야... 어서 돌아와. 좀 더 힘을 내서 제발 돌아와.." 다른 환자들 생각도 잊고 미친년처럼 고함을 질렀는데

아침 5시
이미 뇌파는 안 잡히고 심정지 상태가 오래됐는데 더 이상은 내 아들 몸에 손상만 더 한다고 소생술을 중지하는데 동의해달라고 합니다..... 그렇게 그렇게 금쪽같은 내 새끼는 이 세상과의 손을 놓아버렸습니다. 아들 없이 사는 법을 모르는 엄마의 손을 놓아버렸습니다....

그 후 주치의와의 면담을 하면서 궁금한 걸 물었습니다. "세균성 염증이었는데 왜? 감염 내과가 아니고 신경외과도 아니고 신경과였나요?" "뇌였기 때문에 그래요" "자력 호흡을 하는 아이를 굳이 수면상태 만들어 기도삽관을 해야 했나요?" "기도삽관은 기본입니다 반드시 해야 하는데 좀 더 빨리 응급실에서 했어야 합니다"

여기까지입니다.
사망진단서에는 "직접사인~패혈증 원인~뇌염 "이라 기재되어 있네요 아직도 모르겠어요.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아니면 최면상태인 건지... 그냥 꿈이기를 간절히 바라며 어서 깨고 싶습니다.

enter@xportsnews.com / 사진=이치훈 인스타그램

신효원 기자 shw12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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