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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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이지혜 "100회 공연 감개무량, 매회 안주하지 않고 새롭게 임해"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0.02.27 13:49 / 기사수정 2020.02.27 13:49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뮤지컬 ‘레베카’에서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이자 화자인 나(I)를 연기하는 배우 이지혜는 최근 100회 공연을 맞았다. 나(I) 역할을 맞춤옷 입은 듯 소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긴장되고 매 공연이 새롭다며 소회를 밝혔다.

“몰랐는데 제가 100회 공연을 했더라고요. 감개가 무량하면서 벌써 100회라는 시간을 채웠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그만큼 많이 했다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매일 새로워요. 100회라는 건 한 캐릭터를 정말 많이 한 거거든요. 그런데도 날마다 어렵고 하루살이처럼 매일매일 공연하는 기분으로 합니다. 전혀 여유롭지 않아요. (웃음) 이히(나)가 짊어지고 가야 할 게 많고 워낙 방대해서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그렇지 않으면 큰코다치는 역할이라고 할까요. 저뿐만 아니라 다른 이히를 맡은 배우들도 같은 마음일 거예요.”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레베카’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를 모티브로 제작된 작품이다. 전 부인인 레베카의 죽음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막심 드 윈터와 죽은 레베카를 숭배하며 맨덜리 저택을 지배하는 집사 댄버스 부인, 사랑하는 막심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댄버스 부인과 맞서는 나(I)를 중심으로 맨덜리 저택의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해 가는 내용을 담는다.

이지혜는 2017년에 이어 이번 시즌에서 나(I)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매일 새로운 걸 찾아가려고 노력해요. 오늘은 여기에 초점을 맞췄다면 내일은 이런 장면에 대입시키고요. 만나는 페어마다 달라지기도 하고요. 설정값이 있지만 100회 공연하는 동안, 조금씩 다른 디테일을 찾고 있어요. 지금도 찾아가는 과정이고 갑자기 문득 발견할 때도 있죠. 생각하지 않은 부분에서 다른 게 느껴지거든요. 만나는 막심마다, 댄버스마다 다른 느낌을 받아서 반응도 달라질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 게 재밌어요. 막심 4명과 댄버스 4명의 조합마다 달라서 신선해요. 차이점을 느끼면서 매회 안주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있어요.”

나(I)는 극에 한 번도 등장하지 않으면서도 타이틀롤로 이름이 지속해서 언급되는 레베카나 카리스마로 점철된 댄버스 부인의 뒤에 가려져 보일지도 모른다. 본명도 나오지 않는다. 초반에는 순수하고 자신감이 부족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막심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강인해지는 인물로, 이 극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나(I)의 이름이 없는 것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어요. 소설에서는 막심이 나(I)에게 이름이 독특하고 예쁘다고 말하더라고요. 연출님에게도 물어봤는데 극명한 대비를 주기 위해서더라고요. 어딜 가도 레베카의 이름이 선명하게 있는 집에서 주체적이지 못한 나(I)의 모습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해요. 레베카 드 윈터와 비교해 더 안쓰럽게 느껴지는 거죠.

저는 속으로 눈치는 볼지언정 나를 방어하기 위해 내가 쳐놓은 보호막을 깨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하거든요. 일부러 강한 척도 해보고요. 하지만 이히는 주눅 들고 자신 없는 게 드러나요. 본인 자신을 스스로 사랑하지 않고 인정하지 않아서 극에서 분명하게 드러나죠. 1막에서는 이히가 자신을 주체적으로 사랑하지 않고 내가 어떻게 비칠까 의식하는 면이 부각돼요. 이후 이히의 심경이 변화하고 자신을 사랑하게 되면서 매력적으로 보여요. 이히라는 삶을 살아본다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을 거예요. 나라도 그게 최선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처음에는 답답해 보일 수 있지만 저라면 이히만큼 못할 거 같기도 해요.”

그의 말처럼 나(I)는 한없이 유약하고 여려 보이지만 점차 맨덜리 저택의 안주인으로, 또 한 남자의 아내로 강인하게 변화한다. 막심과 사랑에 빠진 나(I)는 레베카의 죽음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그의 상처를 극복하도록 돕는다. 이지혜는 안정된 가창력과 섬세한 연기로 나(I)의 성장 과정을 표현한다.

“연출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했어요.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역할이어서 어떻게 여정을 끌어가느냐에 따라 극이 좌지우지돼요. 막심과 댄버스를 주목시켜주면서 자기의 심경 변화를 리액션으로 대변해요. 이들로 인해 달라지는 과정을 확고하게 보여주면서 극이 풍성해져요. 이히가 저렇게 하려고 이때까지 그렇게 살았다고 느끼게 되고요. 극명하게 대비되는 부분을 어떻게 표현할지, 이히가 등장하는 시간이 물리적으로 길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게 보여주는 게 관건이죠.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윤다희 기자, EMK뮤지컬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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