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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팬퍼시픽에서 '두마리 토끼' 잡는다

기사입력 2010.07.24 16:25 / 기사수정 2010.07.27 14:22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객원기자] 마린보이가 살아났다. 지난해 여름, 팬들을 아쉽게 만들었던 그가 옛 기량을 서서히 되찾으며 부활을 향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21개월만에 국내 복귀전을 치른 '마린보이' 박태환(단국대)이 자신감있는 모습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박태환은 22일과 23일, 경북 김천에서 열린 2010 MBC배 전국수영대회 남자 대학부 개인혼영 200m과 자유형 200m에서 모두 대회 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실전 감각을 익히고 컨디션을 조절하기 위해 출전한 대회에서 박태환은 베이징올림픽 이전의 모습을 조금씩 찾으면서 11월에 있을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희망을 보여줬다.

특히 자유형 400m와 더불어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자유형 200m에서 비교적 회복된 경기력을 보인 것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로마 세계수영선수권에서 박태환은 첫 경기 자유형 400m에서 뜻하지 않은 부진으로 충격적인 탈락의 수모를 겪은 뒤 정신적으로 마음을 다 잡지 못한 탓에 스트로크, 밸런스 등 모든 균형이 무너진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마이클 볼 코치를 비롯한 새로운 코치진과 박태환의 스승인 노민상 수영 국가대표 감독의 지도 아래 호주에서 열린 전지훈련을 통해 다시 자세를 갖춰 나가면서 이번 대회에서는 어느정도 잡힌 모습을 보여줬다. 출발과 막판 랩타임이 다소 부진했던 것이 아쉬웠을 뿐 전체적으로 크게 흐트러지지 않았던 점은 박태환 입장에서는 큰 수확이었다.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한층 성숙해진 것이 고무적이었다. 지난해 세계수영선수권 이후 박태환은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되고 '챔피언'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새롭게 마음을 다 잡은 뒤 한결 더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면서 즐기는 자세를 갖게 된 것이 박태환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로 이어졌다. 스스로도 "수영하는 즐거움을 찾았다"면서 수영에 대한 재미를 찾았다고 할 만큼 박태환의 심리적인 안정감은 앞으로 있을 대회에서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기록 향상이다. 박태환은 아시안게임 나아가 2012년 런던올림픽을 겨냥한 주종목 가운데 하나로 자유형 200m를 꼽고 있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때도 금메달을 땄고, 2008 베이징올림픽에도 '최강' 마이클 펠프스(미국)에 이어 2위로 들어왔던 종목이 바로 자유형 200m다. 하지만 베이징올림픽 이후 박태환의 기록은 오히려 저조해졌다. 이번 대회에서 세운 1분 47초 41 역시 베이징 때 세운 자신의 최고 기록(1분 44초 85)은 물론 지난해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세운 기록(1분 46초 53)보다도 떨어졌다. 컨디션 조절을 위해 출전한 이번 대회였지만 기록이 전보다 오히려 떨어진 것이 스스로도 아쉽게 생각했을 정도로 기술적으로 부분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은 과제로 남았다.

그렇다고 기록에 대한 희망을 저버릴 이유는 없다. 박태환의 이번 기록은 올 시즌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보이는 장린(중국, 1분 47초 54)보다도 0.13초나 앞섰다. 아직 아시안게임까지 기량을 끌어올리는 단계라 할지라도 지난해 자존심을 구기게 만든 장린을 다시 앞서 나가게 된 것은 박태환 입장에서 충분히 자신감을 가질 만 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이제 박태환이 치러야 할 또 하나의 대회는 바로 팬퍼시픽 대회다. 다음달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박태환이 세계 무대에 자신감을 갖게 한 계기를 만들어 준 대회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대회에 박태환은 자유형 200m를 비롯해 주종목인 400m와 1500m 그리고 100m까지 4개 종목에 출전한다. 상승세를 이어가 자신의 기록을 로마 세계선수권 이전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희망을 이어가 그야말로 '두마리 토끼 잡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다른 꿈을 향한 징검다리를 건널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좌절을 딛고 당찬 각오로 의욕적인 모습으로 변신하는데 성공한 마린보이.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던 2005-2008년의 박태환을 올 하반기에 다시 한 번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 박태환 (C) 엑스포츠뉴스DB]



김지한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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