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임부근 인턴기자] 리버풀은 잘나가다가도 이맘때쯤이면 미끄러졌다. 올 시즌엔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음에도 팀 구성원 중 어느 누구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하나같이 "아직 모른다, 끝까지 가봐야 안다"라고 말할 뿐이다. '아직 모른다'라는 말을 리버풀은 지난 시즌 1패 준우승을 통해 배웠다.
리버풀은 20일(이하 한국시간) 2019/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3라운드 맨체스타 유나이티드와 홈 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리버풀은 개막 이후 22경기 연속 무패(21승 1무, 승점 64)를 기록해 선두를 지켰다. 2위 맨체스터 시티와 승점 차는 16점이다. 리버풀이 아직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라 승점은 더 벌어질 수도 있다.
많은 전문가와 팬은 올 시즌 우승은 리버풀이라고 말한다. 리버풀은 앞으로 리그에서 10번 만 더 이기면 우승을 확정 짓는다. 맨시티가 비기거나 지면 더 줄어든다. 이런 상황을 봤을 때 결코 터무니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다른 팀의 우승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이 비현실적인 이야기다.
모두가 그렇다고 하는데, 리버풀만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맨유와 경기가 끝난 뒤 "우리를 제외하고 모두가 이 상황을 즐겨도 좋다"고 말했다. 맨유전에서 쐐기골올 넣은 살라는 "앞으로 경기에만 집중하면 된다. EPL에서 우승했다고 생각할 필요 없다. 우리는 계속 이겨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우승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버질 반 다이크 역시 "우리는 모두 같은 말을 하고 있다. 좋은 상황이라는 것을 부정하지 않겠지만, 흥분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상황은 의미 없다. 시즌이 끝나고도 지금 상황을 유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리버풀이 이토록 신중한 이유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격언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리버풀은 지난 시즌에도 우승에 근접해 있었다. 2018년 12월까지만 해도 1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맨체스터 시티에게 패한 뒤 1위를 내줬다. 리버풀은 결국 1패만 기록했음에도 준우승에 머물렀다. 1위 맨시티와 승점 차는 단 1이었다(맨시티 98, 리버풀 97).
현재 리버풀과 맨시티의 승점 차는 쉽게 좁혀지기 힘들다. 스포츠에 만약은 없다지만, 이변은 있다. 리버풀은 단 한 번의 패배가 주는 파급력을 잘 알고 있다. 특히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패배는 더 크게 다가온다.
살라의 인터뷰를 미루어 보면, 지난 시즌 패배가 약이 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살라는 "우리는 지난 시즌 이 시기에 고전했다. 그렇기 때문에 침착함을 유지하고, 경기만 바라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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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부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