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다룬 ‘휴머니멀’이 시청자에게 강한 울림을 선사할 전망이다.
MBC 창사 58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휴머니멀’이 오늘(6일) 시청자와 만난다. 에필로그를 포함해 5부작으로 이뤄진 ‘휴머니멀’은 세계에서 벌어지는 인간과 동물의 생명과 죽음 그리고 공존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UHD 다큐멘터리다. '아마존의 눈물', '남극의 눈물', ‘곰’ 등을 제작한 김진만 PD가 프로듀싱하고 ‘휴먼다큐 사랑’과 ‘청춘다큐 다시 스물’을 제작한 김현기 PD가 연출한다.
김현기 PD는 6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진행된 '휴머니멀' 제작발표회에서 "1년을 해외를 떠돌며 정신없이 보내다 보니 한해가 훌쩍 가고 또 해가 바뀌었다. 방송날이 돼 감회가 새롭다. 창사특집 다큐멘터리가 주는 부담감이 있고 동기부여도 받았다"라고 말했다.
소형준 PD는 "이렇게 긴 기간과 큰 규모의 다큐멘터리를 PD로서 제작하는 기회는 흔치 않다. 소중한 기회가 주어졌고 학생 때부터 MBC의 눈물 시리즈나 대형 다큐를 보고 동경한 나로서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세 배우들, 내레이터 김우빈까지 네명이 같이 작업한 것이 소중한 시간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인성이 좋아서 대배우가 된 건지 대배우라서 인성이 좋은 건지 (모르겠다). 아프리카에서의 환경이 녹록지 않다. 여배우가 가기에는 텐트에서도 자야 하고 벌레도 많은데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즐겁게 작업해줘 좋았다. 시청자들에게도 의미 있는 메시지가 전달됐으면 좋겠다"라며 박신혜의 태도를 칭찬했다.
배우 유해진, 박신혜, 류승룡이 프레젠터로 참여했다. 이들은 제작진과 함께 태국, 미국, 짐바브웨, 보츠와나, 남아공 등 10개국을 넘나들며 멸종 위기에 내몰린 야생동물의 안타까운 현실을 직접 경험하고 돌아왔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각국 동물들의 삶과 죽음을 생동감 있게 전한다. 배우 김우빈은 내레이션으로 합류해 인간과 자연, 생명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고 공존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박신혜는 "드라마 제작발표회가 아닌 다큐멘터리 제작발표회로 이 자리에 서니 긴장되고 더 떨린다. 8월 2주 동안 아프리카에서 동물과 함께 있으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돌아왔다. 보고 느낀 것들이 많은 시청자에게도 전달됐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실제로 동물을 좋아하기도 하고 동물에 대한 단순한 관심과 호기심으로 시작했다. 직접 마주하면 느낌이 어떨까 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에서만 보던 실제 상황을 접한다면, 그곳에서 동물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궁금해 참여했다. 걱정도 했다. 너무 들뜬 마음으로 가서 이 메시지를 전하기에 적합한 사람일까 걱정과 부담감이 굉장히 컸다. 어떻게 보면 나의 단순한 마음에서 비롯되는 수많은 감정이 보는 분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을까 한다. 동물에 대한 단순한 관심 그 속에 몰랐던 이면의 다른 모습을 이 기회를 통해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시청자와)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라며 출연 계기를 설명했다.
김현기 PD는 "출연 제의를 조심스럽게 했는데 흔쾌히 수락했다. 오지에 가는 것에 겁이 없었다. 방송을 보면 거대한 코끼리 사이에서 막 뛰어다니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 남자들도 코끼리가 옆에 오면 위축되고 놀라게 되는데 박신혜는 전혀 그런 걸 신경을 쓰지 않는다. 박신혜에게 왜 자꾸 멜로만 하냐 액션을 할 때가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라며 추켜세웠다.
유해진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진정성을 가장 중요시한다. 다큐멘터리를 찍다가 잘 안 찍히면 다시 해보기도 하는데 유해진 배우는 그게 안 된다. 진짜만 해야 한다는 주의가 있다. 아 이래서 이 분이 그걸 고집했구나 할 정도로 동물과 교감하는 게 잡혔다. 유명한 셀럽들을 섭외하는 게 현실화될지 몰랐는데 세 프리젠터에게 받은 느낌은 다큐멘터리를 사랑하고 본업인 연기가 아니어도 고생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체험을 함께하려는 의지를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섭외가 생각만큼 어렵지 않았고 배우들의 애정을 기반으로 만들 수 있었다. 박신혜는 더군다나 여자 배우다. 제작진과 똑같은 숙소에서 똑같은 일정으로 움직이는 게 어려운 거다. 잘 씻지 못하고 차로 하루종일 이동해야 하는 환경인데 불평 불만은커녕 늘 밝은 모습을 보여줬다. 다시 한 번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소형준 PD "류승룡 배우는 이동시간이 길었다. 홍콩까지 갔다가 보츠와나 갔다가 또 들어간다. 비행기를 28시간 정도 타고 차로도 6시간 이동했다. 조금 짜증나거나 인상을 구길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매분 매초를 즐기며 자연이 너무 예쁘다고 했다.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내주고 사자와 교감할 때도 아쉽다면서 한 번 더 촬영할 정도였다. 유해진 배우는 일회용품을 단 한번도 안 썼다. 말로 번지르르 하지 않고 작은 실천을 하는 모습을 보며 깊게 감명 받았다"라고 거들었다.
박신혜는 동물들이 살생을 당한 현장을 떠올리며 이야기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케냐에서 북부흰코뿔소를, 보츠와나에서는 코끼리를 만났다. 코끼리는 물을 마시기 위해 하루에도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한다더라. 가족애도 보고 생존의 방법도 현장에서 볼 수 있었다. 가끔 동물이 사람보다 낫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냐. 그 말이 그 순간만큼은 내게 깊게 들어왔다. 대자연에서 뛰어다니는 동물을 보면서 느낀 게 있다. 동물을 보기 위해 동물원에 갔던 내 모습이 조금 창피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했다. 우리는 교육을 목적으로 아이들에게 청소년들에게 동물을 가까이 보여주기 위해 우리 곁에 두고 있다. 그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더라. 동물원에 가는 것도 겁이 났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밀렵 당한 코끼리들 봤을 때 어떻게 사람들이 잔인할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는 잊지 못 할 8월이었다. 매년 8월 이맘때쯤 되면, 따뜻한 봄날이 되면많은 코끼리들이 살생을 당하고 사라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단어로 정의 내릴 수 없다. 계속 되새기면서 곱씹어봐야 할 것 같다"라며 울컥했다.
또 "예전에 우리의 문명이 발달하지는 않았을 때는 인간이 본인을 보호하고 살아가기 위해 동물을 피하거나 해를 가했다면 지금은 사람이 위험이 되지 않나 한다. 보츠와나에 가면 코끼리 표지판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야생동물을 조심하라는 표지판이 있는데 보츠와나에는 코끼리 표지판이 있어 생소했다. 인간이 그 길을 지나가려고 도로를 깐다. 야간에 운전하면서 코끼리와 부딪쳐 사고가 많이 난다고 하더라. 새벽에 이동하면서 코끼리가 지나가는 걸 봤다. 이렇게 공존하면서 살 수 있겠다고 생각한 한편 이 친구의 길을 뺏은 건 아닌가 미안하기도 했다. 수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이상하게 눈물이 난다. 자연스럽게 눈물이 난다. 울고 싶지 않아도 그 충격이 내 마음을 두드리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박신혜는 "아프리카의 겨울이어서 삭막했다. 3월부터 우기가 지나고 나무에 잎들이 자라고 웅덩이에 샘이 생기면서 많은 코끼리가 나무 밑에서 쉰다고 한다. 하늘에서 보면 그 위에 무성한 나무들로 인해 코끼리가 보이지 않는데 밀렵꾼들이 와서 캠프를 치고 코끼리를 밀렵한다고 하더라. 지난해에 20마리가 넘는 코끼리가 발견돼 혹시나해서 그 주변을 뒤져봤더니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시기에 20마리가 넘는 코끼리가 얼굴이 없는채로 싸늘하게 죽었고 그 현장을 봤다. 지금도 생각하면 손이 떨린다. 무섭고 화도 많이 났고 경각심을 일으키는 순간이었다"라며 울컥했다.
'휴머니멀'은 6일 월요일 오후 8시 55분에 첫 방송된다. 9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5분에 전파를 탄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윤다희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