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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리포트] 박강산 강전홍, 2년제 대학 야구선수들의 '꿈'

기사입력 2010.07.08 01:54 / 기사수정 2010.07.08 01:54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프로를 포함하여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크게 넷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재능은 있되, 큰 노력을 하지 않는 선수. 또 다른 하나는 재능은 없되, 초인적인 훈련 스케줄을 소화하며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갈고 닦는 선수.

세 번째는 운동에 재능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노력도 하지 않으며 자포자기하는 선수. 마지막으로 엄청난 재능을 갖추었으면서도 쉴 새 없이 노력하는 선수가 그렇다.

네 가지 유형의 선수들 중 딱 두 가지 유형의 선수가 추후 프로나 국제무대에서 살아남는다.

바로 '노력하는 선수'가 그러하다. 재능이 없어도 성실한 선수는 어떠한 형태로든 빛을 보게 되어 있으며, 빼어난 재주를 뒤로하고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는 신인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게 되어 있다.

'왕년의 홈런 왕'으로 칭송받던 이만수 SK 2군 감독 역시 빼어난 재능을 뒷받침하는 엄청난 훈련량이 있었기에 타격 3관왕이라는 금자탑을 쌓을 수 있었다.

이는 학생야구라 해서 예외는 없다. 지금 당장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칼날을 가는 선수는 언젠가 빛을 보게 되어 있다.

현재 제주도 모처에서 프로행을 꿈꾸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두 선수도 마찬가지다.

충훈고교의 두 주축, 이제는 대학야구판을 노리다

본지에서는 지난해 5월, 안양 충훈고교 야구부를 취재하면서 누구보다도 구슬땀을 많이 흘리는 두 선수를 찾아볼 수 있었다. 남들보다 체격조건이 좋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노력만이 살 길이라고 이야기했던 이들은 충훈고교의 그 어떤 선수보다도 많은 양의 훈련을 소화했다.

바로 박강산(현 제주 관광대)과 강전홍(현 제주 산업대)을 두고 하는 이야기였다.



▲ 지난해 5월 26일, 안양 석수구장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던 강전홍. 2년제 대학생이 된 그는 여전히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충훈고 시절부터 남들이 자는 시간에도 '개인 훈련'에 집중했던 이들의 목표는 '프로구단 입단'이었다. 둘 모두 "신고선수로라도 프로에 입단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을 정도. 그러나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두 선수의 이름은 호명되지 않았다. 신고 선수 입단 제의도 없었던 두 선수가 선택한 것이 바로 2년제 대학교였다.

"하루라도 빨리, 다시금 프로 드래프트 대상자가 되고 싶은 마음에 2년제 대학행을 결정했습니다."

고교 졸업 이후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 임했던 두 사람은 이렇게 한목소리를 냈다. 그리고 안양에서 제주도로 떠난 이후에도 두 선수는 그 어떤 선수들보다 5분 먼저 일어나고, 5분이라도 늦게 휴식을 취하는 '노력파'로 칼날을 갈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하다는 것이 강전홍, 박강산 선수의 말이다.

제주 관광대의 4번 타자

그러나 이들의 노력이 절대 무위로 끝나지는 않았다.

먼저, 기회를 얻은 것은 박강산. 박강산은 입학부터 팀의 4번 타자 자리를 꿰찼다. 박강산 만한 체격 조건(190cm, 92kg)을 갖춘 파워 히터가 제주 관광대에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제주 관광대 야구부가 창단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도 1학년인 박강산에게 기회를 얻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주 포지션이 1루수인 박강산은 한때 포수 마스크를 쓰기도 했다. 팀의 주전 포수가 갑작스러운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당황할 만도 했지만, 그는 오히려 "내가 포수마스크를 쓰는 것이 당연했다"고 이야기한다. 성남서고 야구부 시절, 포수 마스크를 썼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곧 다가올 대통령기 대학 야구에서는 1루수로 복귀할 수도 있지만, 그는 현재 팀의 3루 자리를 꿰차고 있다. 팀 동료인 3루수 박주영(충훈고 졸업)이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포수에서와 마찬가지로 3루에서도 무난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는 박강산이지만, 아직 개선의 여지는 많이 남아 있다. 본 포지션이 아니기 때문에, 가끔 실책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역시 연습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는 박강산이다.

 

"야구는 저의 모든 것입니다. 내년에 있을 드래프트에서는 제 이름이 호명되어지고 싶습니다. 그때까지 앞만 보고 달리겠습니다." - 지난 6월, 대학야구 하계리그에서

제주 산업대의 '비밀 병기'

신생팀인 제주 관광대와는 달리, 제주 산업대는 2년제 대학리그에서 명문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렇기에 강전홍은 박강산과는 달리 아직 이렇다 할 등판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이는 강전홍의 기량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2학년 선배들의 재능이 워냑 뛰어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전홍은 기회가 올 때까지 계속 칼날을 갈고 또 다듬는다. 경기가 없는 날에도 절대 쉬는 법이 없다. 모교인 충훈고를 찾아가 개인 연습에 임한다.

"솔직히 고교 시절에 많은 등판 기회를 갖지 않아 아쉬움이 크죠. 그러나 제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기회가 올 때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지난 6월, 대학야구 하계리그에서 만난 강전홍의 회심찬 한 마디다.

그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볼 최고 속도와 종속(볼 끝)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최고 구속이 140km에 형성되는 아마야구 선수들의 대부분은 130km 초반대 종속(혹은 그 이하)을 기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강전홍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최고 구속과 종속의 오차가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타자 입장에서는 빠르게 느껴지지 않는 볼도 꽤 묵직하게 들어온다. 이에 강전홍은 자신의 빠른 볼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변화구로 슬라이더와 서클 체인지업을 연습한다고 한다.

제주 산업대의 특성상, 강전홍은 올 시즌 추계리그나 내년 춘계리그에서 본격적으로 선발 마운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의 노력이 얼마나 큰 결실을 맺을지는 그때 지켜봐야 할 것이다.

충훈고의 두 주축 멤버였던 박강산과 강전홍. '진정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명언대로, 흘린 땀방울의 결실이 언젠가는 그라운드에 나타나기를 기원해 본다.

[사진=박강산/강전홍 (C) 엑스포츠뉴스 DB 김현희 기자]



김현희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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