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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웨이' 이정희 "스폰서 거절 후 미국 도망, 부끄러운 일 안 했다" [전일야화]

기사입력 2020.01.02 06:55 / 기사수정 2020.01.02 00:57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마이웨이' 가수 이정희가 시련을 이겨내고30년 만에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1일 방송된 TV CHOSUN '인생다큐 마이웨이'에는 1980년대 최고의 스타로 불린 가수 이정희가 출연했다.
 
이정희는 1979년 데뷔 후 '그대여', '바야야' 등의 노래로 데뷔 2년 만에 여자가수상을 받으며 인기를 끌었다. 가왕 조용필과 함께 최고의 자리에 오르며 가수로서 꽃길만 걸을 줄 알았다. 그러나 모든 것을 버리고 돌연 미국행을 선택했다. 10년의 결혼 생활을 마치고 그동안 두 아이와 함께 미국에서 지낸 이정희는 약 30년 만에 대중 앞에 돌아왔다. 

이정희는 자기 자신에게 주는 선물 같은 앨범을 냈다. 그는 "28년만에 돌아와서 난 의욕이 넘치지만 막상 우리에게 해당하는 무대가 별로 없지 않나. 그 무대가 더 있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면서 앨범을 다시 내고 싶었다. 다 아는 사람에게 주더라도 음원이 아니라 내 6집 앨범을 내고 싶었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정희는 과거 스폰서 제안을 거절하고 미국으로 도피했다고 고백했다. "감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내 자신에게 부끄러운 일은 안 하고 살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런데 그런 일을 안 하려니까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미국으로 도망갔다. 비밀 파티라든가 구체적으로 얘기는 못하지만 제의가 있지 않냐. 좋은 조건에 해 줄 테니 같이 해 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수백 번 받았다. 백지 수표를 내 앞에 내놓은 적은 없지만 (지인을) 통해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처음에는 그런 말이 있는 줄도 몰랐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해줄테니 해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많이 받았다. 만약 내가 여기에서 (연예계 생활을) 더 해야 한다라고 생각했다면 타협했을지도 모른다. 워낙 이겨나가기 힘든 세태였기 때문에 아마 타협하고 내게 정당화시켰을지도 모른다"라고 회상했다.

타협이 아닌 포기를 택한 이정희는 "바보 같이 이겨내지 못하고 미국에 간 거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순진했나 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게 무섭고 두려워 미국으로 갔다. 미국에서 공부해서 편안하게 살고 보통 사람으로 살아야지 했다. 내 자신을 못 견디겠더라"고 고백했다.

대중에게 돌아오기로 결정하는데까지 답없는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이정희는 "내가 너무 오래 떠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후회하면 소용없지만 있었어야만 한 내 자리였는데 너무 오래 떠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져 있었다. 현실 도피인데 미국에서는 돈이 없다. 그런데 전 남편은 돈도 있고 날 따뜻하게 해주고 내가 좋다고 하니까 결혼했다. 그것도 잘못된 판단이었다. 10년 차이가 나고 사랑해서 결혼한 것이 아니었다. 모든 게 나와 안 맞았다. 사랑의 힘이 없으니 결혼 생활이 힘들었다. 내가 제일 인생에서 잘못 한 건 그 사람과 결혼한거고 잘한 건 그 사람과 이혼한 거다"라고 인생의 굴곡을 떠올렸다. 

그는 "아이들은 내가 맡을테니 헤어져달라고 했다. 자기도 잘못한 것이 있어 이혼했다. 아무 조건 없이 위자료도, 양육비도 안 받는 조건으로 이혼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살았나 싶다. 돈도 많이 벌고 사기도 당했다. 장사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다고 해서 투자 했는데 오지 않았다. 사람에게 속았다. 벌어놓은 전부였다. 액수는 100만달러(11억) 정도였다"라며 아픈 시절을 떠올렸다. 전 남편은 과거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한다.

이어 "아이 둘을 데리고 사는 건 전투였고 치열한 삶이었다. 이제 아이들도 엄마 인생을 살라고 응원해준다. 그 한마디에 용기를 갖고 1년간 집을 정리했다. 사람이 살았던 곳을 정리하고 떠나는 건 쉬운 게 아니다. 비행기에서 울면서 왔다. 미국에 두고 오는 아들, 엄마, 딸 생각에 눈물이 났고 만감이 교차했다.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내가 힘을 내야 우리 식구, 내가 살 것 같아 씩씩하게 내렸다"라며 미소 지었다.

이정희는 "우리 아이들은 아마 나와 좋은 기억보다는 고생한 기억만 있을 거다. 그렇지만 비굴하게 살지는 않았다. 죽고 싶을 만큼 힘들다지 죽고 싶다는 아니었다. 아주 어려울 때 렌트비를 못 내 쫓겨난 적 있었다. 개 두 마리, 애 둘, 엄마까지 다섯이었다. 창고에 짐을 넣고 아이들에게 20달러를 주면서 피자를 시켜 먹고 기다리라고 했다. 지역 신문을 봤는데 강아지를 키워도 되고 오늘 입주 가능이라고 써 있더라. 기쁜 마음에 계약하고 신문지를 깔고 고기를 구워줬다. 그날이 제일 행복한 날이다. 내가 들어갈 수 있는 집이 있었던 거니까"라며 눈물을 보였다.

그러면서 "싱글맘이나 안타까운 선택을 생각하는 분들은 내 이야기를 듣고 힘을 냈으면 한다. 수많은 세월이 흘러 아이들을 다 키웠고 잘 커줘 고맙다"라고 말했다. 

하나뿐인 딸은 학교 선생님이다. 6살 연하 대만 남성과 결혼했다. 딸 부부는 두 대의 엘리베이터가 있는 럭셔리한 저택에서 신혼 살림을 차린다. 이정희는 "사돈은 어려운데 다행히 제키 엄마는 사돈보다는 친구 같은 느낌으로 친하게 지내고 있다"라며 흐뭇해했다. 이후 딸의 결혼식을 보며 감회에 젖었다. 딸과 아들 역시 엄마 이정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TV CHOSUN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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