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전직 성인 배우 백세리가 소리소문없이 잠적한 이유를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렸다.
9일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는 6년차 성인배우 이채담이 눈맞춤 신청자로 출연했다.
이채담은 "배우 이채담이다. 잘 모를 수 있는데 남자들은 많이 알지 않나"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남성들은 길거리에서 이채담을 알아보고 반가워했다.
이채담은 "성인 배우 이채담이다. 데뷔할 때부터 팬층이 나도 모르게 많이 생겨 있더라. 팬카페도 있고 개인 SNS를 보면서 실감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채담은 "보통은 1년이 고비다. 다른 성인 배우들을 보면 자기 직업을 숨기고 시작하다가 나중에 오픈이 되면 주위에서 소문이 들려온다. 그럴 때마다 겁이 나고 그런 게 있나 보다. 그런 걸 못 참고 그만둔다. 그럼에도 난 지금까지 롱런했다. 내가 좋아하는 직업이어서 신경 쓰고 싶지 않고 걸림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부모님에게는 속이고 일을 할까 했다. 너무 재밌게 일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지 했는데 아빠가 어느 날 아무렇지 않게 '내 친구가 너 봤다더라. 영화에 나온다고 하더라. 그래 열심히 해'라고 했다. 남들과 다르게 순탄하게 넘어갔다. 지금 지인, 가족이 응원을 많이 한다"라고 고백했다.
이채담은 "나이가 들 때까지 계속하고 싶다. 자식을 낳았을 때 네 자식이 어떻게 생각할까 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너 엄마 부끄럽니? 엄마는 당당하다. 남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이다. 엄마는 이렇게 당당한데 자식이 부끄러워 하면 되겠냐'라고 하고 싶다"며 당당한 소신을 밝혔다.
이채담은 눈맞춤 상대로 백세리를 언급했다. 백세리에 대해 "알고 지낸지 4, 5년 됐다. 친한 언니 동생 사이다. 예전에 같이 영화 촬영을 했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나와도 비슷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언니도 마음을 열지 않았나라고 지금까지 생각한다. 언니가 칭찬을 많이 한다. 힘들 때도 응원을 많이 해주고 나쁜 마음을 먹지 말라고 하고 잘했다고 훌륭하다고 얘기해준다. 안 좋은 일이 있어도 힘이 되고 같이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정도다. 생활의 활력소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불과 그러고 나서 (백세리가) 잠수를 탔다. 어제까지 연락 되던 사람이 하루 아침에 단절이 됐다. 번호도 바뀌었다. 은퇴도 귀띔이라도 해줬으면 좋았는데 그런게 전혀 없고 블로그 같은 곳에서 봤다. SNS에 메시지도 보냈는데 답을 안 준다. 주변 사람들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답답하다. 밉기도 하다. 잠깐 휴식기를 가질 수도 있지만 그런 게 아니라 다 단절됐다.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생각도 들고 내게 귀띔이라도 해주지 한다"라며 속상한 마음도 내비쳤다. 이채담은 "언니가 세상 밖으로 나왔으면 좋겠다. 난 이렇게 손을 내밀고 있지만 백세리 언니가 거부할까봐 걱정된다. 왔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블라인드가 열리고 백세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2년 만에 마주 앉았다. 백세리는 "전직 영화배우로서 수십 편의 영화를 찍은 배우 백세리다. 10년 전에 임용고시 패스를 하고 초등학교 교사로 발령을 받았다. 사실 돈 벌려고 선택한 직업이다. 아무것도 쳐다보지 않고 일만 했다. 그런 쪽으로 연기를 한 게 지금 날 발목 잡지 않을까, 내가 너무 돈 욕심에 정말 돈만 생각하고 노출과 관련된 일만 너무 한 게 아닌가 했다"라고 말했다.
잠적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채담도 내가 대인기피증 있는 걸 알고는 있을 거다. 그 시절에 친구를 사귀지 않고 친구를 따로 만나지 않았다. 외톨이로 지낸 지 오래됐다. 개인적으로 만나자, 놀러 가자 그러면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안 간다"라고 했다.
은둔 생활 이후 2년 만에 용기를 내 밖으로 나온 백세리는 이채담과 어색하게 눈 맞춤했다. 이채담은 "언니는 날 어떻게 생각하냐. 다른 배우들보다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한순간 갑자기 잠적하고 연락처를 바꿔서 서운했다. 난 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 고민했다"라고 솔직하게 말을 건넸다.
백세리는 "20대 이후로 친구를 사귀어 본 적이 없다. 톡을 주고받는 지인이 10명이 채 안 된다. 그동안 너무 마음을 닫고 살았다. 너와 밤새 얘기하고 그런 시간이 있지 않았나. 그때 심적으로 힘들었는데 네가 크게 와닿았다. 다시 태어나고 싶단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일을 그만두고 더 잠수를 탄 것도 있다. 아빠가 암 치료 중인데 집에 가서 농사일도 거들면서 세상을 보는 관점이 바뀌었다. 돈을 벌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서 억지로 웃으면서 일을 했는데 딸로서 가족과의 교류가 다시 생기면서 신경 쓰이더라. 노출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하면 어땠을까. 내가 인생을 너무 돈만 보고 앞만 보고 달려왔나 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또 "심한 악플이 너무 많이 달렸고 그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터졌다. 악플이 달리면 많이 아프더라. 어떨 때는 자괴감이 든다. 난 열심히 살고 연기 활동했는데 사람들이 이렇게 왜 돌을 던질까 했다"라며 울컥했다.
그동안 숨겨온 이야기도 어렵게 고백했다. 백세리는 "유치원생 때 모르는 아저씨가 날 어디로 데려가서 성추행한 적 있다. 전 남자친구에게는 너무 심하게 맞아 돈을 다 뺏기고 데이트 폭력을 심하게 당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99%가 악으로 가득 차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심한 악플을 보면 컨트롤이 안 되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채담은 "힘들 때 언제든지 얘기해. 내게 먼저 연락해"라며 백세리를 진심으로 위로했다. 백세리는 "약속할게. 네 덕분에 앞으로 더 당당해지고 밝아질게"라며 선택의 문을 넘어 이채담에게 다가갔다. 두 사람은 서로 포옹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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