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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에는 실패했지만 '투혼'을 보여준 차두리

기사입력 2010.06.27 01:41 / 기사수정 2010.06.27 01:50

반재민 기자

[엑스포츠뉴스=반재민 기자] 7년을 기다렸던 차두리의 복수는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26일 밤(이하 한국 시각) 넬슨 만델라 베이의 포트엘리자베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전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석패했다.

대표팀은 전반 8분과 후반 35분 루이스 수아레즈(23, 아약스)에 연속골을 허용했고, 후반 23분 이청용(21, 볼튼)이 한골 만을 만회하는 데 그치며 1:2로 패했다.

대한민국은 남미의 강호인 우루과이를 맞아 우세한 경기를 펼쳤지만, 수아레즈의 두 번의 슛을 막아내지 못하며, 16강에서 멈추고 말았다.

주심의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고 난 뒤 가장 뜨거운 눈물을 흘린 선수가 눈에 띄었다. 바로 '차미네이터' 차두리(30, 프라이부르크)였다.

 

우루과이와의 경기를 펼치는 90분 동안 차두리는 투혼을 발휘했다. 차두리에게는 우루과이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연은 다음과 같다. 지난 2003년 6월 8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졌던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설기현과 함께 오른쪽 윙포워드로 선발출전했던 차두리는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결국 대한민국은 헤르난 오르노스(28, 은퇴)와 세바스티안 아브레우(33, 보타포구)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0:2로 패하고 말았다.

그렇기 때문에 차두리가 이번 우루과이전에 임한 각오는 남달랐고, 이번에는 수비수로써 악착같은 수비를 통해 그 각오를 보여주었다.

차두리는 전반 8분 디에고 포를란(31,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크로스를 막지 못해 첫 골을 실점하는 데 빌미가 되었지만, 이후 차두리는 안정적인 수비를 보이며 우루과이 공격의 핵인 포를란을 꽁꽁 묶었다.

차두리는 공격에서도 저돌적인 돌파로 대한민국의 측면 공격에 활로를 열었고, 전반 41분과 44분 위협적인 중거리 슛으로 우루과이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비록 아쉬운 역전패로 차두리의 월드컵에서의 활약은 16강에서 멈췄지만, 아버지 차범근이 이루지 못한 월드컵 16강의 위업을 달성한 것만으로도 차두리는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비록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이처럼 수비에서 묵묵히 차두리가 보여준 활약은 축구팬들의 뇌리에 오랫동안 남아있을 것이다.

[사진=차두리 (C) Gettyimages/멀티비츠]



반재민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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