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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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슨보다 밥샙?

기사입력 2006.10.14 22:48 / 기사수정 2006.10.14 22:48

김종수 기자

K-1과 프라이드의 자존심 싸움 속
오리무중인 밥샙의 행보
 

'왕년의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이 사실상 프라이드의 영역 안으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에는 '야수' 밥샙이 총성 없는 전쟁터로 뛰어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쟁터는 일본격투계의 양대산맥인 K-1과 프라이드.

전선에서 최고지휘관급인 스타(?)의 영향력이 엄청난 것처럼 격투단체간의 전쟁에서도 스타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아무리 무수한 선수들이 출전하는 큰 대회라 하더라도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다니는 몇몇 스타가 빠진다면 당장 김빠진 맥주 꼴이 되고 만다. 

세미 슐츠, 레미 본야스키, 레이 세포, 피터 아츠, 제롬 르 밴너, 최홍만, 글라우베 페이토자 등이 빠진 K-1 월드그랑프리, 미르코 크로캅, 에밀리아넨코 효도르, 조쉬 바넷, 반달레이 실바, 히카르도 아로나 등이 나오지 않는 프라이드 남제 대회는 생각만 해도 싱겁기 그지없다.

물론 K-1과 프라이드에는 이들말고도 무수한 파이터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해당단체의 인기를 선두에서 이끌고있는 이 같은 스타들의 존재감은 너무나도 크다 하겠다.

이미 전성기가 훌쩍 지난 마이크 타이슨을 놓고 양 격투기 단체가 쟁탈전을 벌인 이유도 실력외적인 캐릭터의 거대함을 높이샀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밥샙을 고소하겠다는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힌 K-1측의 강경하고 신속한 움직임 역시 이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밥샙이 누구인가? 2미터에 육박하는 키에 온몸이 울퉁불퉁한 근육질의 거인으로 기술보다는 힘을 위주로 한 돌진과 마구잡이식 펀치세례로 인기몰이를 하고있는 선수이다.
전성기시절 누구도 쉽게 넘기 힘든 벽중의 벽으로 불렸던 '미스터 퍼펙트' 어네스트 후스트를 무려 2번 연속으로 넉아웃시켜 버렸고, 이벤트성으로 벌인 프라이드 최강자중 한명인 '노안(老顔)의 독거미' 노게이라와의 경기에서도 기술의 열세를 괴력으로 상쇄시키며 그를 패배직전까지 몰아부쳤던 말 그대로 '야수'이다.

격투기에 대한 기본이 부족하기 때문에 최정상급 선수들과는 격차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있기는 하지만 엄청난 덩치와 힘 그리고 결코 느리지 않은 스피드는 어떤 선수도 쉽게 볼 수 없는 그만의 메리트이다.

거기에 덩치답지 않은 귀여운 외모와 행동(?) 그리고 오버액션 등으로 연예인 뺨치는 끼까지 보유하고있는지라 어느 격투기단체로 진출하더라도 몸값이상의 효과는 내줄 수 있는 선수이다.

이런 밥샙이 고문변호사를 통해 "K-1과 계약이 해지됐으므로 다음달부터 모든 격투기 이벤트의 흥행회사 등에서 출전제의를 받겠다"는 입장을 표명하자 K-1측에서 부랴부랴 대책마련에 들어간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겠다.

거기에 밥샙이 12월 말에 열리는 격투기 이벤트에 출전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까지 흘러나오자 심한 분노와 함께 촉각을 곤두세우고있는 모습이다.
12월 말에 열리는 격투기 이벤트중 K-1 다이나마이트(Dynamite)를 제외하고는 밥샙을 기용할만한 연말이벤트는 프라이드의 남제(男祭)뿐이며, 밥샙이 타단체 대회에 출전한다면 이쪽이 유력하다.

스타급선수가 빠져나가는 것도 모자라 라이벌 단체로 가서 그곳의 흥행성을 높혀준다는 것은 K-1측으로서는 상상하기조차 싫을 것이다.
어쩌면 장기적 가치적인 측면에서 따져보면 밥샙은 그 이전에 양 단체를 오가며 뉴스메이커가 됐던 마이크 타이슨보다도 높을지 모른다.

왕년의 엄청난 명성으로 인해 전 세계적인 인지도에서는 단연 타이슨이 앞서겠지만 경기에 뛸지 안뛸지도 미지수인 이른바 '얼굴마담'보다는 분쟁만 해결된다면 당장이라도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밥샙이 어찌됐건 실용적인 것은 사실이다.

더욱이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인만큼 아시아권뿐만 아니라 경기가 펼쳐지는 어떤 무대에서도 눈에 뛸만한 스타일이라는 것은 그만의 최대장점이다.

밥샙에 대해 고소까지 불사하고있는 K-1측이지만 최종적인 입장은 그를 완전히 매장시키기보다는 다시금 흥행카드로 쓰고싶은 생각이 간절할 것이다.

일단 프라이드 쪽에서는 "계약문제가 해결되면 흥미를 나타낼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교섭을 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지만 속내는 알 수 없다.
권모술수가 판을 치는 전쟁터에서는 페어플레이란 없기 때문이다.

법과 도의, 머리싸움 등 다양한 신무기들이 난립하고 있는 K-1과 프라이드의 전쟁터 속에서 거대한 병사 밥샙의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과연 이번 전투의 승리자는 누가 될 것인가?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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