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보디가드’가 새로운 캐스팅과 함께 3년 만에 돌아왔다.
뮤지컬 '보디가드'가 28일 재연으로 관객을 찾는다. 냉철하고 이성적인 직업 경호원 프랭크 파머가 스토커에 쫓기는 당대 최고의 여가수 레이첼 마론을 보호하면서 싹트는 러브 스토리를 담은 작품이다. 가수 휘트니 휴스턴이 출연하고 1990년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영화 ‘보디가드’(1992)가 원작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앞서 2012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했고 2016년 CJ ENM이 글로벌 공동 프로듀싱해 한국에서 아시아 초연을 선보였다. 당시 휘트니 휴스턴이 부른 명곡들을 뮤지컬 무대화로 승인 받고, 영화 원작자 로렌스 캐스단이 어드바이저로 참여하는 등 6년의 기획 개발 단계를 거쳐 탄생했다.
3년 만에 돌아온 ‘보디가드’에는 김선영, 박기영, 손승연, 해나가 주인공 레이첼 마론 역에 캐스팅됐다. 레이첼 마론을 지켜내는 보디가드 프랭크 파머 역에는 이동건, 강경준이 무대에 오른다.
예주열 CJ ENM 공연사업본부 본부장은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진행된 뮤지컬 ‘보디가드’ 제작발표회에서 "'보디가드'는 2012년에 웨스트엔드에서 첫 공연이 올라갔다. 이전에 CJ ENM이 글로벌 프로듀싱 컴퍼니로서 투자했다. '보디가드'의 원작이 가진 탄탄한 드라마와 캐릭터, 무엇보다 가장 큰 핵심인 휘트니 휴스턴의 15곡이 나온다는 것에 대해 영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흥행이 가능할 거로 생각했다. 2012년 웨스트엔드 공연에 투자하고 공연권을 획득하고 2016년에 한국에서 초연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뮤지컬 '호프'로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김선영은 '보디가드'의 레이첼 마론으로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김선영은 "뮤지컬 데뷔하기 전에 노래를 계속 했던 사람이다. 뮤지컬에 데뷔한 뒤에는 뮤지컬 노래를 주로 하다 보니 가요나 팝을 부를 기회가 별로 없었다. 이번에 휘트니 휴스턴이 맡은 역할로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를 부르는 게 내 인생에서 언제 또 기회가 올까 라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라고 밝혔다.
박기영은 "2002년에 '포비든 플래닛'에서 남경주 선배님과 처음으로 뮤지컬을 했다. 이후 뮤지컬을 하지 않다가 2013년에 '사운드오브뮤직'에 마리아 역할로 뮤지컬에 출연했다. 전문적인 뮤지컬 배우가 해야 할 역할인 것 같아 선뜻 결정을 못하고 있었는데 연락이 왔다. 다름 아닌 휘트니 휴스턴이라고 해서 단 번에 결정했다. 언제 또 멋진 역할을 생애에 해볼까 싶어 마지막이라고 생각해 모든 걸 걸고 열심히 하고 있다. 평소에 만난 적은 없지만 선영 언니를 너무 좋아했다. 김선영 배우를 비롯해 초연을 한 손승연, 뮤지컬 신성 해나, 프랭크 역할을 맡은 잘생긴 두 배우도 있어 언제 이런 복을 누릴까 싶어 단번에 결정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박기영은 "좋아하는 넘버는 너무 많아 꼽을 수가 없다. 학창시절에 테이프와 LP가 마르고 닳도록 휘트니 휴스턴의 모든 노래를 영어로 완전히 지금도 알고 있다. 내 노래 선생님이다. 고등학교 때 락음악을 하면서도 소울 감성을 갖고 갈 수 있던 게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를 많이 연습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작품이 들어올 때 선뜻 하겠다고 했다. 휘트니 휴스턴이 대중음악사에 갖는 의미는 엄청나다. 이전에는 흑인 여가수가 주류에 속하기 어려웠다. 백인들에게 어필하고 전세계를 정복하는 음악스타일로 다가가는 여가수가 없었는데 이를 해냈다. 이후 디바라는 표현이 나오고 많은 여자 가수가 나올 수 있었다. 휘트니 휴스턴이 있었기에 오늘의 박기영, 손승연, 비욘세 등 많은 가수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 안타까운 말년을 보내다가 하늘나라에 갔는데 추모하는 마음도 있다. 정말 열심히 잘하고 싶다"라고 마음가짐을 전했다.
초연에 이어 재연에도 참여하는 손승연은 "3년 전에 하고 다시 레이첼 마론 역할을 맡아 다시 연기를 하게 됐다. 3년 전보다 지금 하게 된 게 더 행운이고 행복하다. 레이첼이 3명이었는데 지금은 4명이다. 다들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다. 무엇보다 프랭크 오빠들이 조금 더 젊어져서 좋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예전 프랭크 오빠들(박성웅, 이종혁)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아직도 친하고 연락하고 지낸다. 아무래도 오빠들이 93학번이고 난 93년생이라 힘들었다. 이번 오빠들은 연습에서부터 연기도 열심히 집중해 잘해줘 몰입이 다른 것 같다. 재밌다"라고 강조했다.
손승연은 "휘트니 휴스턴의 '아이 해브 낫씽'으로 가수가 되길 결심했다. 가수가 되고 나서도 수도 없이 불렀다. 본의 아니게 이 곡을 부르고 키스신이 있다. 그래서 좋아하는 건 아니"라며 농담했다. 그러면서 "3년 전에는 뮤지컬도 처음이었고 노래, 춤, 연기 다 해야 했다. 정신이 없었다. 관객들이 손승연이라는 가수를 생각하고 왔는데 못 봐줄 정도는 아니네라고 생각했으면 한다는 최소한의 바람이 있었다. 지금은 같은 영화를 3, 4번 보는 것처럼 구석구석 몰랐던 요소를 발견하고 있다. 3년 전에 놓친 드라마 요소를 찾아가고 있다"라며 달라진 점을 언급했다.
마틸다 멤버에서 '지킬 앤 하이드' 등 뮤지컬 배우로 성장 중인 해나는 "고등학교 때 노래를 처음 시작했다. 뮤지컬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뮤지컬은 연기, 춤, 노래 다 돼야 하더라. 지금은 부족하고 나중에 최종적으로는 뮤지컬 배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 2년 전에 뮤지컬을 시작하게 됐고 너무 재밌었다. 계속 이어서 할 수 있어 감사하다. 다 어렵지만 노래를 먼저 시작하다 보니 쉽다기 보다는 노래가 익숙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동건과 강경준은 뮤지컬에 도전한다. 이동건은 "음반을 두 장 냈는데 다 실패했다. 내가 감히 뮤지컬에 도전하고 싶었다. 꿈을 꿨다고 말하긴 어렵다. 어릴 때 영화로 만난 '보디가드'의 여운, 그 음악들, 그 캐릭터들이 내 앞에 왔을 때 거부하기가 힘들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프랭크는 춤과 노래를 안 한다. 프랭크는 연기만 열심히 하면 돼 감히 노력해보면 무대에서 프랭크를 소화하지 않을까 자신감을 얻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동건은 "'런투유'라는 곡을 너무 좋아한다. 연습할 때 너무 행복하다. 좋아하는 노래를 훌륭한 배우들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어 뮤지컬을 하기 잘했다는 생긱이 든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강경준은 너무 멋있다는 칭찬에 "감사하다"라며 미소 지었다. 그는 "연습실 가는 게 너무 재밌고 행복하다. 네 배우의 목소리가 다 다르고 연습실에서 라이브를 매일 들을 수 있다.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오늘 배신감을 느꼈다. 역시 무대에서 노래하는 건 확실히 다르다. 배울 수 있어 너무 좋고 많은 분들과 연기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봤다. 가장 어려운 부분이 프랭크의 프로페셔널한 부분, 예민한 부분을 설명하기가 내가 부족한데 연습을 통해 많이 채워나가고 있다. 많은 분들이 도와줘 열심히 하고 있다. 내가 자신 있는 부분은 프랭크 내면의 따뜻함이라고 생각해 2막에서 강조해보려고 한다"며 웃어보였다.
11월 28일부터 2020년 2월 23일까지 서울 강남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CJ EN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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