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송희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배우 허성태가 연기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청담동 한 카페에서 OCN 토일드라마 '왓쳐'에 출연한 허성태 인터뷰가 진행됐다.
회사원으로 살아가다가 35살의 나이에 SBS '기적의 오디션'에 출연하면서 배우의 길을 걷게 된 허성태. 단역으로 시작한 그는 차근차근히 자신의 길을 밟아왔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하이힐', '해무', '상의원' 등은 물론, 드라마 '무신', '신의 퀴즈3', '돈의 화신', '구가의 서' 등에서 짧게 등장했던 그는 2016년 영화 '밀정'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알렸다. 이후에 그는 드라마 '터널', '마녀의 법정', '친애하는 판사님께', '이몽'을 넘어 '왓쳐'를 통해 안방극장에 얼굴을 비췄다. 뿐만 아니라 2017년에는 '범죄도시'로 다시 한 번 맹활약했다. 이후에도 '꾼', '창궐'을 지나 올해 '말모이'에서도 일본인 형사 역을 맡았다.
그리고 '열두 번째 용의자'와 '귀수'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필모그래피만 봐도 이미 '열일의 아이콘'임을 짐작케 한다. 그의 열일은 독특한 별명까지 붙게 만들었다. 바로 '틀성태'다. '틀면 나오는 허성태'를 일컫는 말이다.
유쾌한 별명을 두고도 허성태는 "많은 분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걸 싫어하는 성격인데 하다보면 스케줄이 모두 딱딱 맞을 수가 없더라"라고 미안함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틀성태'가 될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그의 원동력은 바로 자신의 어머니였다.
허성태는 "어머니가 쉬지않고 저를 보셨으면 좋겠다"라고 운을 떼며 "그런 마음 때문에 '이몽'이 끝나고 '왓쳐'를 바로 시작한 것도 있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도 있고 '사이코패스 다이어리' 방송도 앞두고 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최대한 제가 연기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계속 깡패, 범죄자를 연기했는데 요즘에는 수트를 입지 않나. 두 달정도 수트를 입고 있으니 좀 더 좋아하시는 것 같기도 하다. 하하. 사실 '이몽'에 들어가기 전 어머니와 이야기를 많이 했다. '말모이'에서 비슷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럴 때마다 조급해하지 말라고 항상 이야기 해주셨다."
그동안 주로 악역으로 시청자와 만났던 허성태는 코믹 연기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망가지고 싶다"는 허성태는 "'부라더'에서 찌질한 스님 역을 맡았는데 정말 천국이더라. 에드리브도 칠 거 다 치면서 자유롭게 했다"고 웃었다.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촬영할 땐 오히려 오그라든다는 허성태는 "실제 모습과 좀 다르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어느덧 7년차 배우가 된 허성태는 여전히 카메라가 오면 행복하단다. 최근 들어 '행복한 일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한다는 허성태는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야하지 않겠나"라며 꾸준하게 연기를 할 것을 다짐했다.
허성태는 "인지도가 높아지면 다른 일을 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저는 좀 어렵지 않을까 싶다. 그냥 연기를 잘 하고 싶다. 저의 재테크는 바로 연기다"라는 명쾌한 답을 내놓았다.
마지막까지 감시자의 또 다른 감시자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즌2를 기대하게 만들었던 '왓쳐'. 허성태는 '왓쳐' 시즌2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종방연에서 물었는데 대답을 안 해주더라"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내가 나오면 프리즌 브레이크가 되지 않겠나. 나는 감옥에 가 있을테니 특별 출연 정도가 되지 않겠나"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왓쳐' 속에서 온전한 악의 모습만 보여주지 않았던 허성태. 앞서 인터뷰에서 선과 악의 중간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는 그는 "15, 16부에서는 영군이(서강준 분)를 만나서 사죄하는 내 모습이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를 보여준 허성태. 하지만 그 덕분에 '의심병'이 생기기도 했다. 허성태는 "감독님이 드라마에서 진짜로 이야기 해야할 것, 가짜로 이야기할 것들을 숨겨놓았다. 감독님에게 '이건 이런 거죠?'라고 물어보면 '과연 그럴까요?'하고 가버리더라"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그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허성태 역시 사람을 쉽게 믿지 못하게 됐다고. 그는 "칭찬해도 '아닐거야' 생각했다. 하하. '왓쳐'를 보면 실제로도 그럴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웃었다.
그는 '왓쳐'를 통해 또 한 번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한 획을 긋게 됐다. '밀정'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린 그가 안방극장에서도 제대로 활약한 것이다. 인터뷰 내내 고민이 있었다고 말한 그의 연기는 사실상 합격점을 받은 셈이다.
인터뷰를 마무리 하며 허성태는 '왓쳐'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고민'이자 '새로운 경험'이라고 정의 내렸다.
"'왓쳐' 같은 장르물은 특이하지 않았나 싶다. 연기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결말을 모르고 있었고, 그런 경험을 통해서 '장르물에 이런 매력이 있구나' 싶었다. 이 작품을 연기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연기해야할 지 알 수 있었다."
특히 허성태는 '왓쳐'에 애정을 전하며 "잘 될 수 밖에 없는 작품"이었다며 "드라마를 마치고 '왓쳐' 작가님께 15부 대본에 싸인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15부에 싸인을 받은 이유에 대해서 허성태는 "제 분량이 제일 많았기 때문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마지막까지 웃음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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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희 기자 win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