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영국 가수 앤 마리가 갑작스러운 공연 취소에 팬들을 위한 무료 공연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당초 아티스트의 요청으로 공연이 취소됐다고 공지한 홀리데이랜드 페스티벌 측은 재차 입장문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영국 가수 앤 마리는 28일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에서 열린 홀리데이랜드 페스티벌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주최 측은 공연 당일 전광판을 통해 "다니엘 시저와 앤 마리의 공연은 뮤지션의 요청으로 취소됐다"고 공지했다.
공연 당일 갑작스럽게 알려진 취소 결정에 관객들은 분노했다. 특히, 하루 전날 이탈리아 유벤투스 소속의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노쇼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예민했던 터라 앤 마리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져만 갔다.
이처럼 팬들의 목소리가 커지자 앤 마리는 자신의 SNS를 통해 "나는 공연 취소를 요청한 적 없다. 주최 측이 무대에 오르려면 관객석에서 (우천과 강풍으로 인한) 사망 사고가 발생 시 각서에 사인을 하라고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앤마리는 단순히 자신의 주장을 반박한 것에 그치지 않았다. 아쉬워하는 팬들의 목소리를 들은 앤마리는 "오후 11시 30분 호텔에서 무료 공연을 열겠다. 티켓은 필요 없다"며 깜짝 공연을 개최했다. 또한 공연에 참석하지 못한 팬들을 위해 SNS라이브로 현장을 중계하는 성의도 보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수백 명이 호텔을 찾아왔고 떼창과 함성으로 화답했다. 앤마리는 감격의 눈물을 보였고 SNS에 "정말 감성적인 날이었다"고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특히 앤마리와 다니엘 시저 뿐만 아니라 이날 공연이 예정됐던 빈지노의 공연 역시 안전상의 이유로 취소됐다. 그러나 관객들은 공연이 딜레이 됐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 별다른 취소 공지를 접하지 못했다.
결국 "예정돼있던 홀리데이 페스티벌 무대가 강풍으로 인한 안전상의 이유로 부득이하게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저를 보러오신 팬분들 정말 오래 기다리셨을 텐데 이런 소식을 전하게 돼 미안한 마음이 크다"는 빈지노의 SNS를 통해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다니엘 시저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불행히도 안전 문제로 공연하지 못했지만 다시 돌아오겠다. 이해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사과했다.
이처럼 앤 마리의 공연과 빈지노의 사과 이후 비난의 화살은 공연 주최 측으로 돌아갔다. 이에 기획사 페이크버진은 29일 공식 입장을 발표하며 사태를 수습하려 했다.
기획사 측은 "28일 취소된 아티스트의 공연에 대한 온라인 상의 근거 없는 루머들에 대한 입장을 비롯, 28일 종합적 상황 규명과 안내, 그리고 관객 분들에 대한 보상 체계를 준비하기 위해 프로덕션, 공연장, 기획사를 비롯한 관계 업체들이 내부 논의 중에 있으며 오늘 중으로 최종 공지드리겠다"고 밝혔다.
또한 "기다려주시는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실망감을 안고 돌아가신 많은 관객 분들께 머리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기획사 측의 이 같은 입장 발표에도 관객들의 분노는 식지 않았다. 안전 문제를 위해 공연을 취소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마치 앤 마리와 다니엘 시저가 공연을 일방적으로 취소한듯한 뉘앙스로 책임을 전가했다는 것이다.
앞서 홀리데이랜드 페스티벌은 개막 직전 헤드라이너 중 한 명인 H.E.R.의 내한이 취소되며 순탄치 못한 시작을 알렸다. 가까스로 공연은 열렸지만 계속된 취소와 미숙한 대응 등으로 결국 관객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주최 측이 예고한 추후 입장 발표를 통해 성난 관객들을 달랠 수 있을 지 관심이 주목된다.
dh.lee@xportsnews.com / 사진 = 앤마리 인스타그램, 홀리데이랜드페스티벌 인스타그램, 엑스포츠뉴스 DB
이덕행 기자 dh.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