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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전미선, 유작 '나랏말싸미' 남기고 영면…늘 따뜻했던 배우 [종합]

기사입력 2019.07.02 11:50 / 기사수정 2019.07.02 15:00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故전미선이 영면에 들었다.

늘 따뜻했던 배우로 동료들과 대중에게 각인됐던 전미선은 개봉을 앞둔 영화 '나랏말싸미'를 유작으로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전미선은 작품 속에서 항상 누군가에게 따뜻했던 인물로 기억돼왔다.

1970년 생으로, 1986년 MBC TV '베스트셀러 극장-산타클로스는 있는가'에 이어 1989년 KBS 드라마 '토지'를 통해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한 아역 출신 전미선은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드라마와 영화, 연극 무대를 넘나들며 활약해왔다.

'제빵왕 김탁구'(2010)에서는 윤시윤의 생모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해를 품은 달'(2012)에서는 조선 최고의 무당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살인의 추억'에서는 의문의 연쇄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두만(송강호 분)의 아내 설영 역으로 송강호와 호흡을 맞췄다. '마더'(2009)에서는 사건 해결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미선 역으로 도준 엄마 역의 김혜자와 함께 등장하며 존재감을 자랑했다.

스릴러 '숨바꼭질'(2013)에서도 성수(손현주)의 아내 미지 역으로 평범했던 가정에 들이닥친 사건의 파장을 섬세한 감정 연기로 실감나게 표현했다. '봄이가도'(2017)에서는 세상을 떠난 딸을 그리워하며 이별을 받아들이는 엄마 신애 역으로 스크린 위에 먹먹함을 안겼다.




과거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어린 나이에 데뷔해 많은 상처를 받고 연기에 한계도 느꼈다"고 전했던 전미선은 2001년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출연을 통해 연기에 대한 의지를 다잡고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다. 또 자신이 맡은 모든 작품 속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을 함께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 전미선의 다짐의 결과와 노력은 10여년 째 이어오고 있는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을 통해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친정엄마와 2박3일'은 혼자 잘나서 잘 사는 줄 알던 깍쟁이 딸 미영(전미선)과 딸을 낳은 것이 세상 살면서 가장 보람 있는 일이었다는 친정엄마(강부자)가 시한부 미영의 죽음을 앞두고 보내게 되는 가슴 뭉클한 2박3일을 그린 공연이다. 2009년 1월 초연 이후 LA, 뉴욕을 포함 국내외 700회 이상 공연을 이어왔고 그 중심에는 전미선이 자리하고 있었다.

전미선은 공연을 앞두고 출연했던 라디오 방송을 통해 "제가 사실 무뚝뚝하고 표현을 잘 못한다. 예전에 일주일동안 밖에서 촬영해도 집에 전화를 안했다"고 고백하는가 하면, 함께 호흡한 강부자에 대해 "10년동안 함께 연극을 했으면 연락을 자주 드릴만도 한데 제가 연락을 잘 못 드린다. 그래서 죄송하다. 선생님을 보면 친정엄마가 생각난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전미선의 비보도 전주에서의 '친정엄마와 2박3일' 공연을 앞두고 전해지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전미선의 생전 마지막 모습은 24일 개봉을 앞둔 '나랏말싸미'로 만날 수 있게 됐다.

사망 4일 전까지도 '나랏말싸미'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영화 개봉을 앞둔 설렘을 드러내기도 했었기에, 전미선의 죽음은 많은 이들에게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역사가 담지 못한 한글 창제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나랏말싸미'에서 전미선은 한글 창제에 뜻을 보탠 품이 너른 여장부 소헌왕후 역을 맡아 당당하고 현명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었다. 전미선 역시 "뻔한 여성 캐릭터가 아니어서 매력을 느꼈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특히 '나랏말싸미'는 2003년 전미선의 존재를 대중에게 알린 영화이기도 한 '살인의 추억' 이후 송강호, 박해일과 16년 만에 재회한 의미있는 작품이기도 했다.

이에 전미선은 제작보고회 당시 "오랜만에 영화를 해서, 그때 만난 느낌과 지금 만난 느낌이 거의 똑같다. 그래서 더 의지하게 됐던 것 같다. 예전에 만났던 오빠·동생같은 느낌이라 든든하고 편했다"며 송강호와 박해일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24일 개봉을 앞두고 전미선의 비보를 접한 '나랏말싸미' 측 역시 깊은 슬픔에 잠겼다. '나랏말싸미' 측은 "故 전미선 배우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영화 관련한 일정은 논의 후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알렸다.

전미선은 지난 달 29일 오전 11시 45분께 전북 전주에 위치한 한 호텔 객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일 오전 5시 30분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발인식과 함께 세상과 이별했다.

송강호를 비롯한 수많은 동료 배우들이 고인의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고, 윤세아는 자신의 SNS에 "편히 쉬어요, 예쁜 사람"이라고 남기며 마음을 전하는 등 온라인 상에서도 고인을 기리는 글을 통해 전미선이 생전 보여줬던 연기 열정을 추모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드라마·영화·연극 스틸컷 및 포스터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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