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칸(프랑스), 김유진 기자] '감독 봉준호'라는 글자가 엔딩 크레딧에 등장하자,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PARASITE)'이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내며 베일을 벗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개막해 반환점을 돈 칸국제영화제의 여덟 번째 날인 21일 오후 10시,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발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경쟁 부문에 초청된 '기생충'의 공식 상영이 열렸다.
상영에 앞서 열린 레드카펫에는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이정은이 함께 했다.
레드카펫이 열리기 전부터 현장에는 '기생충'의 표를 구하는 영화 팬들을 비롯해 취재진들이 가득 모이며 영화를 향한 관심을 실감케 했다.
9시 30분 관객들의 입장 후 레드카펫 위에 모습을 드러낸 배우들에게 수많은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현지 카메라는 조여정과 이정은 등을 집중해 비췄고, 이선균은 유난히 긴장한 모습으로 칸에 입성한 설렘을 드러냈다.
봉준호 감독과 오랜 인연을 자랑하는 배우 틸다 스윈튼도 레드카펫을 시작으로, 상영까지 함께 하며 끈끈한 우정을 보여줬다.
레드카펫 후 뤼미에르 대극장에 들어선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을 향해 다시 한 번 박수가 이어졌다.
이후 10시에 정확히 상영이 시작됐다. 131분의 상영이 이어진 후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2300여 석의 극장 안에서는 봉준호 감독만의 신선한 발상과 색다른 스토리 전개 속 곳곳에서 웃음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상영 후 기립박수는 8분간 이어졌다. 이선균과 조여정, 이정은 등은 눈물을 머금은 얼굴로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다섯 번째 칸인만큼 조금은 더 여유로운 얼굴이었던 송강호는 환한 웃음으로 현재의 기분을 표현했다.
봉준호 감독은 배우 한 명 한 명이 모두 골고루 카메라의 시선을 받을 수 있도록 두루두루 주위를 살피는 것은 물론, 쏟아지는 기립박수에 손을 흔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면서 미소를 보였다.
마이크를 잡은 봉준호 감독은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밤이 늦었으니, 어서 집으로 돌아갑시다. Let's go home"이라며 현지 시간으로 자정이 넘어 끝난 늦은 시간을 센스 있게 언급해 유쾌한 극장 분위기를 이끌었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은 극장 2층에 자리한 관객들을 향해 멀리까지 시선을 보내며 환호와 미소를 보여줬다. 박수가 계속되자 봉준호 감독은 쑥스러워하며 직접 손짓으로 나가는 길을 가리키면서 현장의 분위기를 정리하기도 했다. 8분 여의 기립박수 이후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이 뤼미에르 대극장을 떠났고, 공식 상영이 마무리됐다.
'기생충' 팀은 이날 공식 상영에 이어 22일 오전 공식 기자회견, 국내 매체 인터뷰 등의 일정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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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