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배우 류수영이 '슬플 때 사랑한다'를 통해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하지만 악한 인물을 연기하는 건 오랜 연기 경력을 가진 류수영에게도 힘든 일이었다.
류수영은 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모처에서 MBC 주말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내 윤마리(박한별 분)에 대한 과도한 집착 보이는 남편 강인욱을 연기했던 류수영은 결코 쉽지 않았던 지난 6개월을 되돌아봤다.
이날 류수영의 첫 마디는 "언제 끝나나 했는데 끝났다. 끝나기만을 기다렸는데 끝났다"였다. 그만큼 강인욱 캐릭터는 에너지 소모가 큰 캐릭터. 그는 "전형적으로 보이기 쉬운 장면이 많아서 오랜만에 연습을 진짜 많이 했다. '얼마나 무섭냐'에 관건이 있었다. 그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류수영이 연기한 강인욱 캐릭터는 등장만으로 '슬플 때 사랑한다'를 스릴러처럼 만들었다. 방송 전 진행된 제작발표회 당시 "우리 드라마는 '죠스'고, 나는 죠스라는 생각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던 그는 그 마음가짐을 계속해서 갖고 촬영에 임했다고.
그는 "'내가 나오면 쫓기는 느낌이 나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더불어 음악까지 너무 잘해주셨다. 음악이 세련돼서 제가 많은 도움이 됐다. 제가 나오면 '부아앙' 그런 음악이 깔렸다. 그런 건 처음"이라며 "가끔 (박한별, 지현우를) 몰아갈 수 있는 동선을 짰다. 감독님도 열어놓으셨다. 퇴근시간이 늦어지는데도 받아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예민한 캐릭터를 연기하니, 일상에도 영향을 줬다. "힘들었다. 쿨한 척을 하고 있는데, 저번주만 해도 상태가 많이 안 좋았다"고 운을 뗀 류수영은 "연기라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널 사랑하지 않아' 이런 말들이 들으면 기분 나쁘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을 때가 있었다"며 "중반에서 후반 건너갈 땐 많이 힘들었다. 괜히 혼자 훌쩍거리는 일이 잦아지게 되고, 원래 잠을 자면 잡아가도 모르는 사람인데 얕은 잠을 잤다. 예민해지더라. 안 자고 나갈 때도 있었다. '눈 감았다 뜨면 마지막 날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지난 6개월을 회상했다.
하지만 그 스트레스를 집으로 가져가진 않았다고. 류수영은 배우 박하선과 결혼해 슬하에 사랑스러운 딸을 두고 있다. 이에 그는 "집에 어린 딸이 있으니까 그런 게 없는 것 같다. '결혼을 했으니까 전처럼 예민하면 안 되겠다'는 고민도 했다. 총각 땐 그냥 잤지만, '아빠' 이러는데 그냥 잘 순 없지 않나"라고 딸바보 면모를 드러냈다.
이어 "부부가 다 배우이니까 서로 예민해지는 걸 안다. 연애 때 확인을 했다. 데이트 할 마음의 여유도 없고, 앞에 놓고 연습을 할 수도 없으니까. 연기적인 얘기가 나왔을 때 다툼의 여지도 있다"며 "그런 것 때문에 협박도 당했다. '일은 집에 가져오면 안 돼'. 그래서 그런지 집에 와선 연습 시간 빼놓고는 기분을 안 가져가려고 노력했다.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집에 갖고가면 불행해진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아내 박하선은 '슬플 때 사랑한다' 속 류수영의 모습을 어떻게 봤을까. 류수영은 "새로우니까 '잘한다고 했다. 저는 1회, 2회 때 불편했다. 못한 것 같고. 아내가 엄지손가락 들어주고, '잘한다'고 해주니까 고마워했다"면서도 "아내도 반복되니까 힘들어하더라"는 말을 더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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