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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캅스' 라미란 "45살에 첫 주연…여전히, 매 작품이 배움의 순간"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19.05.13 17:50 / 기사수정 2019.05.13 17:37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라미란이 영화 '걸캅스'(감독 정다원)을 통해 데뷔 20년 만에 첫 주연을 꿰찼다. 그동안 주연 크레딧으로 함께 한 작품은 앞서도 존재했지만, 주연의 무게를 온전히 짊어지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일 개봉한 '걸캅스'는 48시간 후 업로드가 예고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발생하고 경찰마저 포기한 사건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뭉친 걸크러시 콤비의 비공식 수사를 그린 이야기다. 라미란은 민원실 퇴출 0순위 주무관이 된 전직 전설의 형사 박미영 역을 연기했다.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을 자랑했던 지난 여름 누구보다 뜨겁게 함께 했던 '걸캅스'의 현장을 누구보다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라미란은 "주연이라는 것이 너무나 부담이 됐었다"고 토로하며 말문을 열었다.

이내 "그런데 그 부담을 계속 안고만 있으면, 정말 제가 제 명에 못 살 것 같더라고요"라고 너스레를 떨며 웃어 보인 라미란은 "처음에는 평소 연기하듯이 똑같이 하겠다고 얘기했다가, 나중에는 '주인공처럼 연기하겠다'고 마음가짐을 바꿨던 것 같아요. 또 다른 부분들은 많은 분들이 메워주고 계시니까, 저 역시 그렇게 안배를 하는 법을 배울 수 있게 된 것이었죠"라고 말했다.

라미란을 향한 주연 러브콜은 이전부터 꾸준히 있어왔다. 라미란은 "몇 년 전부터 주연 대본이 들어오긴 했어요. 그런데 제가 다 거절을 했었거든요. 아직 준비가 안 돼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었어요. '걸캅스' 제작사 대표님이, 오래 전부터 '너의 첫 주연작은 내가 할 것이다'라고 얘기하곤 하셨는데, 진짜 오래 기다리긴 한 것 같네요"라며 다시 한 번 웃음을 보였다.


미영 캐릭터의 차별화된 지점을 "용기 있게 뛰어드는 점"이라고 꼽은 라미란은 "저 역시도 그렇고,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잖아요. 어떤 일이 생기면 사실 저 같은 사람들은 외면하거나 도망칠 수 있는데, 그렇게 용기있게 뛰어들 수 있다는 게 가장 다른 점이지 않았나 싶어요"라고 설명했다.

라미란은 레슬링 선수 출신인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액션에도 남다른 공을 들였다.

"맞는 것보다 때리는 것이 더 힘들더라고요"라고 웃은 라미란은 "액션 연기를 해보니, 소질은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신체가 준비가 안된 것 같네요. 제가 평소에도 건강하거나 따로 운동을 하고 그러지는 않는데, 45년을 써온 몸이 이러니까 조금 힘든 부분도 있었어요. 김옥빈 씨나 김혜수 언니처럼 멋진 태로 나오고 싶었던 마음은 있었죠. 더 연로해지기 전에, 힘들어지기 전에 또 해봐야하지 않을까 싶어요"라고 유쾌하게 말을 이었다.

투톱으로 함께 호흡한 이성경에 대해서도 "10년은 알고 지낸 사이 같았다"고 다정함을 보이며 "저는 다른 드라마에서도 그렇고, 여자 배우 분들과 잘 맞는 것 같아요. (이)성경 씨가 굉장히 사근사근하고 붙임성이 좋더라고요. 덕분에 저도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죠"라고 전했다.

'걸캅스'를 촬영하며 사회적인 문제, 소식들에 대해서도 좀 더 눈과 귀를 열고 보게 됐다.

라미란은 "사실은 저도 이런 사건에 대해 잘 몰랐었어요. 그동안은 사회의 이슈에 어두운 편이었죠"라면서 "어떻게 보면 극 중 남성 경찰들처럼, '그런 곳(클럽)에 안 가면 되지, 부킹 안 하면 되지'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우리도 그런 범죄에 언제 어디서든 노출될 수 있는 것이잖아요. 극 중에 나오는 대사처럼 화가 굉장히 많이 났고 여자들이, 피해자들이 더 숨고 말을 못하는 것에 대해 화가 많이 나고 공감이 됐었던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저는 항상 작품을 하면서 많이 배워요"라고 다시 말을 이은 라미란은 "정치와 관련된 영화를 하면 그것 때문에라도 더 찾아보게 되고, 등산을 해야 하는 영화를 찍으면 가지도 않던 산에 오르게 되죠. 정말 작품을 하면서 하나하나 그런 영역들을 넓혀가고 있는 것 같고요"라고 미소 지었다.

라미란은 '걸캅스' 언론시사회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나이 마흔다섯, 영화 48편, 영화 시작한 지 20년 만에 처음으로 주연을 맡게 됐다"고 인사해 시선을 모은 바 있다.

당시를 떠올린 라미란은 "가늘고 길게 가는 것이 제 꿈이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너무 유명해진 것이에요. 주연을 한다고 해도, 작품이 잘 안되면 저를 다시 안불러줄까봐 하는 것들이 불안한 것이죠. 저는 어느 포지션에도 갈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는 것이 꿈이었어요. 이전까지는 롤모델이 없었지만 이번에 김혜자 선생님을 보면서 선생님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도 갖게 됐죠"라고 변화된 부분들을 짚었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도 있어야 할 것 같아요"라고 밝힌 라미란은 "늘 제게 시험의 장이 열리는 것이죠. 앞으로 더 나아갈 수도 있고, 후퇴할 수도 있을 것이에요. 사실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던 것도 많은 분들이 좋게 평가해주시고, '언니처럼 될 거에요'라며 저를 응원해주던 후배들이 있어서 가능했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라는 존재가 그들에게 희망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니, 정말 끝이 나쁘지만 않게 잘 간다면, 꾸준히 달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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