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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영원한 인천의 아들로 남고 싶다

기사입력 2010.01.08 15:27 / 기사수정 2010.01.08 15:27

이상민 기자

[PEOPLE] '인천의 아들' 안재준의 재발견

초등학교 반대항 축구대회에서 축구부 감독 눈에 띄어 처음 축구를 시작하게 되어 지금까지 축구와 인연을 맺고 있다는 그. 정말 오고 싶었던 기회의 팀 인천에서 더 큰 꿈을 키워가고 있는 ‘인천의 아들’ 인천 유나이티드 안재준의 축구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자.

축구부 감독님의 권유로 축구를 시작

그가 서울 난우초등학교 4학년 재학 중 반 대항 축구대회가 있었다. 그때 안재준의 가능성을 확인한 축구부 감독님께서 안재준에게 축구를 권했다. 축구를 하고 싶다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 집안반대가 매우 심했고 당시에 어머니께 많이 맞아봤다는 그. 평소 다소 게을렀던 그의 성격을 보고 어머니께서는 그가 아침 7시부터 시작되는 운동시간에 당연히 못 나갈 것이라고 생각하시고 1주일간 허락하셨다. 그런데 이게 웬일, 게을렀던 안재준은 부지런한 새 나라의 어린이가 되어 있었고 결국 그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부모님께서 허락. 그는 그렇게 축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중학교때 숙소 이탈의 추억 & 강릉농공고에서의 아쉬움

안재준이 서울 세일중 3학년에 재학중일 때 경남 함안에서 혹한 전지훈련을 한창 진행중일 때의 일이다. 너무 힘든 훈련에 동기들끼리 반항심에 전지훈련장을 이탈했다고..."저는 솔직히 이탈하고 싶지 않았어요. 근데, 친구들 다 간다는데 혼자 어떻게 또 안가요.(웃음)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저도 이탈을 감행했죠. 함양에서 서울까지 땡전 한푼 없이 히치하이킹으로 집에 왔어요. 다음날 감독님이 부모님께 연락을 취하셔서 바로 함안 전지훈련장으로 다시 가게 되었는데, 엄청나게 맞겠구나 싶었어요. 근데 혼내기는커녕 훈련을 살살하시더라고요. 참 잊지 못할 추억이죠."(웃음)

강릉에는 강릉 농공고와 강릉 상고(現 제일고) 두개의 축구 명문 고등학교가 있다. 매년 정기전을 하는데 그때는 정말 전쟁이 난 분위기라고 한다. 서울, 대전, 대구,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동문회에서 버스를 전세해서 오시고 강릉종합운동장 주변에 상점은 모두 문을 닫고 경기를 보러 올 정도였다고. 심판도 잘못 보면 관중석에서 아저씨들이 술병, 쓰레기 등 막 날라와서 긴장한다고…

하지만, 그는 정기전에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다. 1학년때는 선배들에 가려져서 불참, 2학년때는 강릉 제일고 감독이 바뀌면서 기존에 있던 선수들이 다른 학교로 다 전학을 가게 되어 정기전이 취소, 3학년때는 강릉 제일고 측에서 1,2학년만 내보내야 하겠다고 해서 불참. 정기전에 출전하지 못한 점이 아직도 가슴 한구석에 아쉬움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고교시절 이루지 못한 정기전의 꿈. 대학에서 이루다

고등학교 때 이루지 못했던 정기전의 꿈을 대학교에서 이루게 된 그. 바로 고려대와 연세대의 정기전이다. 1학년때는 승리, 2학년 때는 패배, 3학년,4학년때는 무승부로 끝났지만 그에게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다고. "3학년때 대회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아요. 지금 인천에 같이 있는 (김)영빈이형이 선취골을 넣고 1-0으로 앞서고 있었어요. 후반 추가시간을 3분을 주었는데 심판이 10분이 넘도록 경기를 진행하는 거에요. 인저리 타임에 동점골을 허용해서 결국 1-1로 비겼죠. 정말 아쉬웠어요."

꿈에 그리던 프로진출. 인천 입단

수원, 서울 등 좀처럼 자리 잡기 힘든 구단보다는 경기를 많이 뛰면서 기량 발전에 힘쓸 수 있는 팀을 원했던 그…인천이라는 팀 자체가 신인들에게 기회가 많이 주어지는 컬러를 띄고 있기 때문에 2008년 드래프트 1순위로 뽑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정말 기뻤다는 그다. "장외룡 선생님께서 저에게 기회를 많이 주셨기 때문에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라 생각해요. 항상 감사드리죠."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2009시즌 수원원정 승리!

2005년 6월 이후로 4년여 동안 수원에 승리를 거두지 못했던 인천이 지난 2009년 8월 23일 수원 원정에 나선다. 계속되는 무승 행진으로 당시 안 좋았던 팀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서 선수단이 정신 무장을 단단히 했다고 한다.

1-1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 그에게 뭔가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고 한다. 왠지 이길 거 같은 느낌. 아니나 다를까 후반 인저리타임 코로만이 극적인 역전골을 성공시켜 2-1 승리를 거두었다. "경기 후 라커룸에서는 소리지르고, 서로 걷어차고, 음료수 뿌리는 등 아주 난리가 났어요. 6강 진출보다 더 짜릿했던 것 같아요."

올 시즌은 목표는 데뷔골과 팀의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작년에 6강 진출에 성공했으니 올해는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팀의 목표라고 그가 밝혔다. 그리고 개인적인 목표는 30경기 이상 출전을 하고 싶고 올해만큼은 꼭 데뷔골을 넣고 싶다고 한다. "머리든 배든 허벅지든 어디로 넣든 간에 올해는 꼭 데뷔골을 넣고 싶어요. 기회만 온다면 꼭 성공시킬 겁니다." 

팬들을 위한 재미난 세리머니는 없냐는 질문에 그가 답한다. "당연히 있죠. 골 넣으면 팬 여러분께 사랑의 하트를 뿅! 뿅! 날려드릴게요. 기대해주세요."(웃음) 안재준의 하트세레머니 기대해도 좋을듯 싶다.

웃음이 끊이질 않는 숙소생활 & 든든한 후원자 부모님께 항상 감사

안재준의 2010년 새 룸메이트는 김민수, 정혁, 윤기원 선수다. "숙소에서 호수 따질 것 없이 다 같이 어울려 지내요. 특히 (김)민수형,(안)현식이와 같이 이상한 표정을 집고 일명 엽사(엽기 사진)을 찍고 깔깔대고 웃기도 하고 FIFA 온라인이라는 게임에서 안재준,안현식,김민수 이 세 명만 열심히 키우고 있어요. 제 능력치는 별로 좋지 않더라고요? 더 열심히 해야겠어요."(웃음)

"월급은 부모님께서 관리하시고 저는 용돈 받아쓰고 있어요. 근데, 말이 용돈이지 카드 긁으면 끝이에요.(웃음)"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아들자랑을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니신다고. 특히 어머니께서는 지난 2008년 전지훈련을 갔던 괌에서 비싼 명품 백을 하나 가져다 드렸더니 입이 귀에 걸리셨다고 한다. 오랜 시간 동안 아들을 위해서 뒷바라지를 해주신 만큼 더 큰 보답을 위해 열심히 운동하겠다는 그다.

영원한 인천의 아들로 남고 싶다

인천 팬들이 그를 부르는 칭호는 '인천의 아들 안재준'이다. 그에게 이 사실을 알고 있냐고 물었더니 당연히 알고 있단다. "저를 그렇게까지 생각해주시니 감사할 뿐이죠. 사실, 이번에 제가 다른 팀으로 간다는 소문이 돌았나 봐요. 저도 그렇고 에이전트도 그렇고 전부 금시초문이었거든요. 팬 여러분께 정말 약속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팀이 저를 트레이드 시키지 않는 한 저는 계속해서 인천에 남을 생각이에요. 제 스스로 인천을 떠나 다른 국내 팀으로 이적하는 일은 없을 테니 걱정마세요. 저는 인천의 아들로 남고 싶으니까요."(웃음)

인터뷰하는 내내 장난기 많은 얼굴로 자신의 축구 인생을 쭉 설명해준 그에게서 자상함은 물론이며 전보다 한층 성숙한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그 어느 선수보다 인천이라는 팀에 대해 자부심과 충성심이 강하게 느껴졌던 '인천의 아들' 안재준. 앞으로도 계속해서 쭉 영원히 인천의 아들로 남고 싶다는 그의 앞길이 더욱 기대된다.

[글-사진] 이상민 UTD기자 (power1360@hanmail.net)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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