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송희 기자] ‘슈퍼밴드’ 2회의 키워드는 ‘인간미’였다. 귀를 호강시키는 음악과 함께 한 명, 한 명이 가진 드라마가 펼쳐졌다. 단순히 입이 딱 벌어지는 천재들만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품고 있는 고민과 외로움을 담은 스토리까지 조명해 지금까지 없던 ‘드라마틱 오디션’의 탄생을 알렸다.
지난 19일 방송된 JTBC ‘슈퍼밴드’ 2회에는 1회 때 못지 않게 시선을 잡아끄는 뮤지션들이 출연했다. 화려한 재능과 달리, 의외로 음악천재들은 외로’을 호소했다.
그 중에서도 만화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미소로 ‘만찢남’이라 불린 미디어 아티스트 겸 DJ 디폴은 신기함에서 단연 넘버원이었다. 게임기를 활용한 패드플레이로 자신만의 전자음악을 만드는 그는 프로듀서들의 극찬 속에 “외로웠다”는 속내를 밝히며 “늘 혼자 음악을 해 왔다. 전자음악 특성상 세션들과 함께 할 기회가 없어, 다른 사람들과 어떤 케미가 나올지 궁금하다”고 오디션 참가 동기를 밝혔다.
외로움을 원동력으로 참가한 음악천재는 디폴만이 아니었다. 4년 전 타 오디션 우승자로 이름을 떨친 케빈 오 역시 “음악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친구를 만나고 싶었다”며 등장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자작곡은 물론, 대기실에서부터 음악적 동반자를 적극적으로 찾는 모습으로 앞으로 그가 만들어갈 밴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음악을 통해 평소의 자신과는 다른 모습을 제대로 펼치며 반전 매력으로 인정받은 참가자들 역시 감동을 자아냈다.
흰 머리카락, 흰 속눈썹으로 시선을 끈 베이시스트 이종훈은 피부병 백반증을 20여년간 앓아왔다. 이 때문에 이종훈은 늘 “내 외모가 이상한가”라는 생각에 소심해졌다고 남모를 아픔을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음악을 하고 나서 ‘이상해서가 아니라 멋있어서, 연주를 잘 해서 저렇게 쳐다보는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인정받은 개인사를 전했다. 드라마틱한 이야기뿐 아니라, 완벽한 완성도로도 눈길을 끈 그의 무대는 프로듀서 윤상에게 “슈퍼밴드 모드로 꼭 이런 곡을 한 번 더 들려달라”는 찬사를 들었다.
그늘 속 세션에서 당당한 솔로 연주자로, 색소폰 연주뿐 아니라 편곡 또한 수준급임을 입증한 멜로우키친의 무대 역시 시선을 강탈했다. 프로듀서 윤종신뿐 아니라 많은 뮤지션들의 세션으로 참여해 온 프로 연주자이지만, 단독으로는 조명받은 적이 없던 그는 “좀 부끄럽기도 하다. 하지만 제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 못 들어보셨을 테니까”라며 홀로 무대에 섰다. 그리고 윤종신에게서 “제 공연에선 정해진 플레이만 해서 몰랐다. 이런 것도 잘 하는 줄…”이라는 심사평을 들으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반전 매력을 폭발시킨 참가자로는 유튜브 채널 부기드럼으로 유명한 드러머 박영진과 260만뷰 SNS 스타이자 버스킹 고수 가능동밴드를 들 수 있었다. 긴 머리를 휘날리며 외모부터 충만한 록 스피릿을 자랑한 박영진은 카리스마와 함께 알 수 없는 청순함을 발산해 폭소를 자아냈다. 파워 넘치는 드럼 연주는 드럼파괴자라 불리며 “이런 드러머가 하나쯤 있어야 한다”는 심사평을 들었다.
스스로 “외모부터 인간적이다”라고 자신들을 평가한 가능동밴드는 너무 평범한 외모와는 달리 흥이 폭발하는 열정적인 무대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바이올린의 활이 다 끊어질 정도로 온 힘을 다해 연주한 바이올린 담당 신예찬의 포스에 프로듀서들도 “기가 정말 센 것 같다. 무대를 봤다면 누구라도 가능동밴드와 함께 하고 싶을 것”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2회의 마지막은 함께 해서 늘 행복한, 커플처럼 다정한 2인팀 기프트가 장식했다. 마성의 음색을 자랑하는 보컬 이주혁과 다정한 동생이자 베이시스트인 김형우가 함께한 기프트는 서로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뭉쳐 있었다. 단 둘이서도 음악적으로도 꽉 찬 모습을 보여준 기프트의 무대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다른 참가자들 역시 마음에 맞는 동반자를 찾아 멋진 밴드를 만들기를 기원하게 했다.
한편 ‘슈퍼밴드’는 매주 금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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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희 기자 winter@xportsnews.com